나눔의 행복을 구하려는 사람들에게 자원봉사의 개념을 올바르게 알리고, 자신에게 맞는 봉사활동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자원봉사길잡이> 강좌가 2016년 가을 서북50+캠퍼스에 개설되었다. 9월 20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에 4회 과정으로 진행된다. ‘자원봉사의 의미와 행복한 삶의 비밀’이란 주제로 시작된 서울시자원봉사센터협력사업부 이기백 부장의 개강 첫날 강의를 들어보았다.

 

 

 

강의는 OX 질문과 단어 채우기로 즐겁게 시작되었다. 함께 하는 수강생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 막연한 생각에서 좀 더 구체적인 답을 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질문: 자원봉사를 하면 어떤 세상이 될까요?
대답: 행복한 세상, 더불어 사는 세상, 아름다운 세상이요!!

질문: 무보수 자원봉사에서 돈 대신 얻을 수 있는 것은요?
대답: 일하면서 얻는 배움이나 깨달음! 젊어지는 느낌, 행복과 보람!!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효과도요!!!

 

 

 

자원봉사란 스스로 원해서 하는 자발성,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는 무보수성,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공익성이 골고루 갖춰진 활동을 의미한다고 한다. 누구나 자기가 원하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개념을 먼저 이해한 후에 자기가 할 만한 일을 정하고, 한번 맡은 일에는 책임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자원봉사는 수강생들의 대답처럼 희망의 반대편에 있는 누군가를 미소를 짓게 만드는 나비효과, 봉사활동을 하는 봉사자는 물론 그것을 보는 이에게도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테레사 효과, 그리고 상상할 수 없는 기쁨과 보람으로 되돌아오는 부메랑 효과까지 입증된 유익한 활동이라고 한다.

베이비 박스가 있고, 아파트 사이에 철조망이 있으며, 층간 소음으로 인한 잦은 다툼, 이기심 위주로 가르치는 가정교육, 생태계 파괴와 에너지 위기, SNS의 비사회성 팽배, 자살률과 노인 빈곤율 세계 1위라는 대한민국의 현실. 경제 기적은 이루었으나 행복하지 않은 우리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자원봉사에 있다고 강사는 역설한다. 실제로 우리들은 2002년 월드컵 축구경기, 2007년 태안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등에서 당시에 활동해주었던 수만에서 수백 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의 힘을 경험한 적이 있지 않느냐면서.
 


꾸준히 일상생활 속에서 자원봉사를 통해 세상을 부드럽게 바꾸어가는 사람들도 소개했다. 노숙인과 쪽방촌 주민들로 합창단을 만들고, 쓰레기장을 유기농 텃밭으로 바꾸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 증후군)치료 의료진에게 용기를 주고, 연탄을 전달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자살을 방지하는 등의 구체적인 사례들이 많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자원봉사는 무엇일까? 자신의 재능이나 전문성 등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것이 무엇인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떤 것이라도 봉사를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낚시를 자주하는 분들이 눈이 안 보이는 분들을 모시고 바다낚시를 경험하게 하는 봉사를 한 적도 있다고 한다. 혼자 즐기는 취미생활이라고만 생각되는 낚시도 봉사를 위한 재능이나 전문성이 될 수도 있다. 요리나 이⦁미용의 전문성으로 봉사하는 것이 보편화 된지는 이미 오래란다. 이처럼 각계의 분야로 봉사의 길은 수도 없이 뻗어나갈 수 있다.

다만, 자원봉사자들 스스로의 만족감을 위해 상대방이 원하지 않거나 불만을 야기하는 봉사활동을 만들어내는 것은 안 된다는 주의사항도 있었다. 봉사는 말 그대로 나의 기쁨보다는 상대방의 기쁨을 우선해야 하는 것이다.

자원봉사는 이렇게 듣고 보기에는 훌륭한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실행하기에는 생각만큼 쉽지 않은 활동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행복한 삶을 위해서 자원봉사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 자체가 이미 한 발을 내딛은 것 아닐까. 봉사라는 것이 꼭 내가 가진 것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다른 봉사자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큰 봉사라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강사의 말도 한층 더 깊이 다가오는 시간이었다.
 

 

 

글과 사진_이계복(50+홍보모더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