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대에서 펼치는 인생 2막

국제 개발과 사회적경제 입문과정을 찾아

 
세계무대에서 새로운 삶의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우선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 세계 경제 흐름과 방향을 이해하고, 국제 개발 분야에서 일어나는 대안적 경제활동을 먼저 알아봐야 할 것이다. 그런 길을 모색하려는 50+세대들을 위해 9월 19일 저녁, 서북캠퍼스에 <국제개발과 사회적 경제> 입문 강좌가 열리고 있다.


1, 2강에는 국제개발 개념과 빈곤문제를 공부했고, 3강은 적정기술과 금융혁신의 해외 사례를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권기정(개발협력분야협동조합 BINGO 대표)씨는 이와 관련, 최근 개발도상국의 소득증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여러 방면의 혁신기술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의 수업 내용을 들어보자.

 

 


적정기술의 사례들 (오션 클린업과 와카 워터)
영국 식민지 당시 인도는 기계화에 따른 대량생산으로 인해 대다수가 실업 상태였다. 이 상황에 맞서 사람들은 손 물레로 옷을 짜 입는 운동을 펼치며 직접 생산에 참여하였다. 이렇게 ‘적당한 기술, 알맞은 기술’이라는 적정기술은 시작되었다.
첫 번째 적정기술사례로는 오션 클린업(Ocean clean up) 장치이다. 해류 소용돌이를 이용해 바다 스스로 쓰레기를 청소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다음으로 약 9미터 높이의 거대한 꽃병 모양의 탑 와카 워터(Warka Water)를 꼽았다. 하루 약 95리터의 깨끗한 물을 모을 수 있고 한 개 설치비용이 500달러(약 50만 원)로 저렴하며 일주일이면 만드는 제작기간 또한 짧다.
두 가지 기술 소개에 대한 동영상 시청 후 수강생들은 적정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점검하고 그 문제점과 위험성에 대해서도 각자의 의견을 나누었다. “바다의 오염을 해결할 아이디어인 오션 클린업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하지만 굳이 비용을 들여 장치가 필요할까?” “와카 워터(Warka Water)로 모은 양이 충분한 물 해결로 이어질까?” 등등 대부분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견해가 많았다. 환경을 생각하면서 비용도 따지고 자립을 도울 수 있는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하는 적정기술에 대한 고민에 모두 진지한 모습이었다.

 

 

금융혁신의 사례들 (그라민뱅크와 키바)
다음으로 금융의 혁신사례가 소개되었다.
그라민뱅크는 하위 25%의 사람에게만 150달러 미만의 돈을 담보와 신원보증 없이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준 뒤 조금씩 오랜 기간에 걸쳐 갚아 나가도록 하는 소액 장기처리 신용대출 은행이다.
또 다른 예는 수수료와 이자가 없는 자선 대출 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 키바이다. 기부자는 25달러를 기부하고 대출자가 기간 내에 돈을 갚으면 이자 없이 돌려받는 구조다. 키바 설립자 제시카는 “처음 우간다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자립을 위해 양, 염소를 키우는 사람 7명에게 돈을 빌려줬다. 놀랍게도 6개월 안에 모두가 원금을 다 갚았다. 빌린 자금으로 사업을 확장시켜 돈을 빌리기 전 보다 더 잘 사게 되었다”고 한다. ‘나의 도움이 상대방을 성장, 발전시키고 삶을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이 키바의 성장 원동력이다.

생각의 전환, 혁신(엠페사)
마지막으로 사람을 위한 생각의 전환, 혁신의 사례로 휴대폰 단말기를 통한 거래인 케냐의 엠페사(M-PESA)가 소개되었다. 엠페사가 탑재된 휴대폰 구입 후 엠페사 서비스에 접속하여 상대방의 전화번호나 계좌번호를 입력하고 전송버튼을 누리기만 하면 송금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신속 편리함보다는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기술이다.


 

소개된 다양한 혁신사례에서 보듯 적정기술은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출발하였다. 그라민 뱅크에서는 변화를, 엠페사에서는 혁신의 과정을 볼 수 있었다.
강사는 지난 1학기 수강자들은 제3세계에서 창업하려는 욕구가 많았다고 한다. “아프리카는 차지해야 할 공간의 개념이 아니라 협업, 상생해야 하는 제3의 세계이다.”라는 것을 강조하며 아프리카는 함께 도우며 살아갈 상대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경제활동에 앞서 봉사의 개념을 갖고 현장에서 최소한 1 년 이상의 경험을 쌓아가길 제안했다. 현지의 사정을 잘 파악하기 위해서나 장기적으로 가능성을 연구하는 방법으로 봉사는 아주 중요한 통로라는 것이다.

 

 

강의가 끝나고 수강생들은 적정기술에 대한 한국의 사례와 1:1 결연과 후원이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와 구호활동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늦은 밤까지 열띤 토론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기색 없이 나서는 한 수강생은 “너무 유익하다. 야간 강좌가 많이 개설되어 다양하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며 배움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글과 사진_윤미영(50+홍보모더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