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1_freepik_조정.jpg
인생 후반기는 이제까지 누려온 삶의 질을 향상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어 삶의 다음 단계로 자신 있게 나아가는 시기이다. (출처 : Freepik) 

 

 

인생의 후반기

 

오래전부터 우린 인생 후반전이라는 용어에 익숙하다. ‘인생 후반기가 아니라 후반전이라는 표현이 더 익숙한 데는 국민 스포츠 축구경기 탓도 있겠지만 삶이란 곧 전투라고 여겨 온 애처롭고도 고단한 관념도 한몫 했을 것이다. 아무튼, 이전에는 정년에 이르러 사뭇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는 삶을 인생 후반전이라고 불러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직장에서 정년이라는 개념이 점차 소멸하면서 40대에 이직과 전직을 맞아야 하는 중장년에게는 그 순간이 바로 인생 후반전을 열어가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그러니 인생 나이 몇 살부터가 후반전인지를 단정 지어 말하기란 불가능하다. 누구는 나이 마흔에, 누구는 쉰, 예순, 일흔, 심지어 나이 서른 청년기에도 맞을 수 있는 것이 인생 후반전이다. 그러니 사람에 따라 저마다 다른 시기에 이전과 이후를 크게 가를 만한 고비를 거쳐 다시 열어가는 삶을 인생의 후반전이라고 보는 것이 옳겠다.

인생 끝까지 삶을 전투라고 여기자니 너무도 힘겹고 우울하니 이제부터는 조금 너그럽게 마음먹고 인생 후반전보다는 인생 후반기라 부르기로 하자. 이 시기를 사는 주된 세대인 중장년과 노년은 사회 초년생으로 인생 전반을 열어가던 때와는 여러모로 다르다. 대체로 다양한 삶의 경험과 지혜를 갖추고 있고, 경제에 얽매인 정도가 다소 덜한 편이다. 베이비붐 세대라면 대부분 자녀와 부모 사이에 끼인 삶을 살며, 어쩔 수 없이 신체의 퇴행과 함께 육체적·심리적 위축을 겪는다. 동시에 점차 변화에 둔감해지고 성격 변화를 겪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후반기를 앞둔 중장년 대부분은 여전히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중요한 구실을 하며 어떤 면에서는 인생의 황금기를 열어가기도 한다. 그러니 인생 후반기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이제까지 누려온 삶의 질을 향상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어 삶의 다음 단계로 자신 있게 나아가는 시기라고 여기는 것이 마땅하겠다.

 

 

자료2_freepik.jpg

인생 후반기에 N잡러를 생각해야 하는 까닭은 N잡러의 조건과 특징이 인생 후반기를 살아가는 사람의 형편과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출처 : Freepik)

 

 

인생 후반기에 'N잡러'를 생각해야 하는 까닭

 

인생 후반기를 앞두거나 이미 들어선 이들에게 N잡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고개를 젓는다. “N잡은 커녕 당장 일자리 하나 얻기도 힘든데 무슨 N개씩이나 되는 일자리를 이야기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깊은 통찰로 N잡러를 이해하고 거기에 일자리 현실까지 직시하고 나면 비로소 인생 후반기에 N잡러를 생각해야 하는 까닭을 이해할 수 있다.

N잡러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 조건과 특징이 인생 후반기를 살아가려는 자신의 형편과 많이 닮아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이들에게는 다양하게 발휘할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이 있어 N잡을 운영하기 적합하다. 그리고 그동안 확보한 네트워크가 있어 N잡을 위한 정보 얻기와 관계 확장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경제적 압박과 시간적 구속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자신이 원하는 일을 여유롭고 폭넓게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풀타임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만큼만 일하기를 바라는 중장년과 노년에게 요즈음의 ‘Gig Economy’ 즉 임시직 선호 현상은 인생 후반기 N잡 가지기에 적합한 조건이 되어주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N개의 일을 하려면 시대 변화에 민감해야 하는데, 이런 조건은 N잡 진입의 장벽이라기보다 디지털 기술 등을 익혀 시대와 세대 격차를 메워갈 기회가 되어준다.

 

 

자료3_pixabay.jpg

N잡러에 대해 알고 나면 N잡에 조금 더 다가서게 된다. (출처 : Pixabay)

 

 

현실 직시하기와 N잡러 알기

 

N잡러로 살기를 결심하기 앞서서 먼저 후반기 인생이 놓인 지형을 현실적으로 직시해야 한다. 짧거나 길거나 전반기 삶을 이어온 중장년은 그 삶의 연장 선상에서 후반기 삶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제까지 가져온 직위와 수입과 근무조건 등을 어느 정도 이어갈 수 있는 직장이란 사실상 없다는 사실을 얼른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눈앞에 놓인 일마다 모두 나름의 진입 장벽이 버티고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현실 앞에서 좌절만 하고 있어서는 후반기 삶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자기 능력으로 너끈히 감당할만한 장벽을 찾아 넘어서거나 더 나은 길을 찾아 우회해야 한다.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나면 다음 선택지로 ‘N잡러를 다시 눈여겨보게 된다. N잡러가 되면 이전보다 수익이 적은 일을 N개 운영하며 경제적 필요를 어느 정도 채워갈 수 있다. 혹은 상황에 따라 경제적 수익을 내는 일과 함께 마음이 가는 N-1개의 취미와 봉사활동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삶의 보람과 가치를 높여갈 수도 있다. 눈앞의 경제적 수익에만 몰두하지 않으면 생각보다 많은 기회가 다양하게 열린 것을 알게 된다.

 

이젠 N잡러에 대해 조금 더 알아야 한다.

"N잡러"의 본래 뜻여러 가지 일을 함께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거나, 하나의 고정된 직업이나 직장에 묶이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다.

"N잡러"로 살면 대체로 경제적 안정을 도모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기회와 유연함을 얻을 수 있으며, 자신의 경력과 지식 등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다. 그렇게 살면서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자기만족과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다만 "N잡러"가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N가지 일을 감당할 만한 재능과 실력, 기능 등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일을 계속하고 발전시킬 만한 전문성과 끈기, 건강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타인에게 유익하게 작용할만한 경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호감과 개성 있는 이미지를 소유하면 더욱 좋다.

또한, 재정 상황에 지나치게 매이지 않아야 하고 N가지 일을 해낼 시간도 넉넉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관계의 힘이다. 관계는 네트워크로 이어지고 유지된다. 네트워크로 정보를 교환하며 관계의 폭과 깊이를 더하는 실행력은 N잡러의 필수 조건이다.

 

 

자료4_freepik_조정.jpg

N잡러가 되는 첫걸음은 인생의 하프타임을 가지는 것이다. 출처 : Freepik)

 

 

<후반기 N잡러 되기>의 첫걸음, 하프타임 가지기

 

"N잡러"가 되는 첫걸음은 인생의 하프타임을 가지는 것이다. 경기 전반전을 마치고 후반전에 들어가기 앞서서 가지는 하프타임은 매우 중요하다. 전반전을 분석하고 체력을 회복하며 후반전에 펼칠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러므로 인생 후반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지금까지 살아온 전반을 차분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사람들은 하프타임에서 인생 전반을 돌아보며 대체로 비슷한 말을 한다.

  “쓸데없는 일에 세월 낭비했다.”

  “내 인생을 살지 못했다.”

  “가족과 더 잘 지냈어야 했다.”

  “동호회나 봉사, 종교 등 사회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했다.”

이 말들을 모아놓고 보면 인생 후반기를 어떻게 살고 싶어 하는지 분명해진다.

  “가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고 싶다.”

  “사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살겠다.”

  “이제는 내 생각하면서 내 인생을 살겠다.”

  “이제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

 

그다음 단계는 인생 후반전에 영위할 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을 경제적 충족을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지 말고,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서 N잡의 목표를 ‘N배의 금전적 수익에만 두지 말고, N배로 확장되는 사회참여 기회, 삶의 의미와 보람을 N배 높이는 기회로 여겨야 한다. 그러려면 폭넓게 열린 생각과 튼튼한 자존감으로 인생 후반기에 열어갈 삶을 조망해야 한다.

 

 

자료5_freepik_조정.jpg

N잡러가 되는 다음 단계는 자신과 대화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출처 : Freepik)

 

 

<후반기 N잡러 되기>의 다음 단계

 

인생의 하프타임에 잠시 멈추어 서서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이제부터 해나갈 에 대해 생각을 새롭게 했다면 이제 후반기 삶의 지평이 조금쯤 넓어져 보일 것이다. 그 안으로 들어서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 드넓은 평원을 무작정 달릴 수는 없으니 꼭 도달해야 하는 N개의 목표를 정해야 하는데 이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자신과의 대화이다. 시간 여유를 가지고 조용한 곳에 앉아 마음이 편해지는 차를 한잔 마시며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자. 먼저 자신에게 질문하자.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가장 나 다운 일은 무엇인가?”

이때 떠오르는 생각을 하나하나 종이에 적어나가면 더 효과적으로 답을 얻을 수 있다. 이 질문들에서 공통된 답을 얻는다면 더없이 좋다. 하지만 차선으로 일부 만족하는 답을 얻어도 괜찮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이 단계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 경우라면 거꾸로 자신이 싫어하는 일부터 지워나가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소소한 관심과 취미에서 시작해도 좋다. 실제로 사소한 취미활동을 일로 만들어 성공한 N잡러가 우리 주위에 무수하다. 혹은 오래된 꿈을 다시 꾸거나 버킷리스트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도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이렇게 해서 후반기 삶의 방향과 목표가 어느 정도 정해졌으면 이제 실제로 영위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한다.

<내 인생 후반기 N잡 찾기>라는 구체적 과제에 대해 다음 편에 이어간다.

 

 

 

홍보서포터즈 장승철(cbsann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