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이명 환자 9% 인지장애
혈중 독성단백질 분해 활성도 낮아
조기 진단·치료해야 치매 진행 예방
“만성 이명·난청이 있는 장년·노년층이라면 이명·난청 치료(이명차폐기·보청기 등)와 함께 건망증 등 인지장애가 있는지 정기적인 뇌 인지기능검사도 함께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의 김영호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명·난청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인지장애→치매 위험을 높인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이명은 밖에서의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귀 안에서 또는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증상. 벌레 우는 소리, 바람·기계·휘파람·맥박 소리 등 여러 가지 소리로 나타나며 다른 높이를 가진 음들이 섞여 들리는 경우도 있다. 내이(속귀)·청신경·뇌 등 소리를 감지하는 신경경로·계통에 비정상적 과민성이 생겨 발생한다. 신경의 노화에 따른 노인성 난청, 소음에 의한 내이 손상 등 원인이 다양하다.
그런데 서울대 의대 김영호·이민재(생화학교실) 교수팀이 만성 이명과 ‘가벼운(경도) 인지장애’가 동반된 50세 이상 환자들의 혈액검사 결과를 분석해보니 노화·기능 오류가 생긴 ‘쓰레기 단백질’을 분해·제거하는 효소 복합체(프로테아좀)의 활성이 인지장애가 없는 이명 환자에 비해 유의하게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 내 프로테아좀은 세포 내 프로테아좀과 구분해 ‘순환 프로테아좀’(circulating proteasomes) 또는 c-프로테아좀이라고 한다.
2010~2018년 서울시보라매병원을 찾은 50세 이상의 만성 이명 환자의 9%가 가벼운 인지장애 상태였다. 인지장애는 기억력·판단력·언어능력 등 전반에 결함이 생긴 상태인데 신경인지평가(MoCA) 점수가 23점 미만이면 가벼운 인지장애로 판단한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치매의 주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 모델 생쥐의 혈액 내 c-프로테아좀 활성이 크게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프로테아좀의 활성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도 크게 떨어져 있으며 이로 인해 독성단백질(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이 뇌신경세포에 쌓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치매 예측 바이오마커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 펩타이드인 Aβ40보다 혈액에 20배가량 더 많은) c-프로테아좀이 만성 이명 환자에서 인지장애 및 치매 발생 가능성을 조기에 진단·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각 신경세포에 도달해 손상된 단백질을 처리하는 프로테아좀의 활성 감소가 청각·인지기능 약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발표됐다.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라이프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