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가장 고통스럽고 어려운 스포츠 중 하나다. 하지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는 종목이기도 하다. 지난 2011년엔 인도계 캐나다인 파우자 싱이 토론토 워터프론트 마라톤 대회를 100세의 나이로 완주하기도 했다. 8시간 11분의 기록은 대회에 참가한 완주자 중 꼴찌였지만 그는 그 누구보다 많은 박수를 받았다.
물론 훌륭한 기록을 달성하는 고령 마라토너도 있다. 토론토 출신의 은퇴한 엔지니어 에드 휘트록 씨도 그 중 한 명이다. 많은 아마추어 마라토너의 목표 중 하나인 ‘서브4’ (4시간 이내에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는 것)를 달성했을 때 그의 나이 85세. 3시간 56분 34초. 그가 72세에 기록한 2시간 59분 10초의 기록은 당시 70세 이상 마라톤 완주자 중 최고 기록이었다.
15년 된 운동화로 세운 기록
놀라운 마라톤 기록을 제외하면, 에드 휘트록 씨는 매우 평범한 사람이었다. 코치도 없었고, 특별한 식단을 따르지도 않았다. 하루하루 달리는 양을 기록하지도, 심박수 모니터를 착용하지도 않았다. 매일 새벽 정원을 돌보고, 겨울에 눈을 치우는 것 정도 외에는 달리기 외에 특별한 운동을 하지도 않았다.
경기 당일을 제외하면 스트레칭도 거의 하지 않았다. 많은 마라토너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얼음 목욕이나 마사지 조차 받지 않는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85세의 나이로 마라톤을 완주했을 때, 그가 15년 된 낡은 운동화를 신고 달렸다는 사실이다.
‘서브4’라는 충격적인 기록을 달성한 후 그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휘트록 씨는 특유의 영국식 유머를 섞어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는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단지 그걸 시도할 만큼 충분히 바보스럽기만 하다면 말이죠.” 그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훈련하기 보다는 그저 실행하는 쪽을 택했다.
가장 단순한 스포츠, 달리기의 매력
노화를 연구하는 메이요 클리닉의 마이클 조이너 박사가 이야기하는 휘트록 씨의 완주 비결은 이렇다. “나이가 들어도 왕성하게 운동하고, 좋은 기록을 내는 사람들은 십대 소년 시절의 활력을 내면에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호기심이 많고, 스스로에게 한계를 두지 않으며 신체적,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풍부하지요.”
휘트록 씨는 40대 중반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후로는 매일 집 근처 공원을 달렸다. 빠르지 않은 속도로, 다만 가능한 만큼 최대한 오래 뛰었다고 한다. 80대에도 그는 매일 네 시간을 달렸다. 그에게 달리기는 유일한 취미이자 어린 시절의 활력을 일깨우는 일이었다. 이것이야말로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지닌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스포츠, 달리기의 매력이 아닐까.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신한 미래설계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