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우리의 일상에 다가오기 전인 지난해 1월 초, 브루스 호로비츠(67세)는 정기 건강 검진을 위해 병원에 갔다. 검진 결과 의사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거의 모든 수치가 정상이었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떨어졌고, 몸무게도 줄었다. 혈압은 수영하는 사람 수준으로 좋다. 혈액 검사에도 적신호가 없다. “그간 도대체 어떻게 하였기에 이렇게 좋아졌습니까?" 의사가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다. 과연 건강이 좋아진 비결은 무엇일까?
<딸과 함께 푸드뱅크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브루스 호로비츠(67세)>
건강이 좋아진 이유
브루스 호로비츠는 유에스에이 투데이(USA Today)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즈(Los Angeles Times)에서 마케팅 담당 기자와 칼럼니스트로 근무했다. 20년 이상 근무한 유에스에이 투데이에서 2015년 62세의 나이로 퇴직하여 현재 프리랜서 작가이자 미디어 교육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탈장(30대), 신장 결석(40대), 대상포진(50대)과 같은 심한 질병을 일평생 줄곧 앓았으며, 대부분 시간을 책상에서 앉아 일하는 저널리스트였다.
지난번 건강 검진 이후로 어떻게 하여 전반적으로 수치가 좋아졌는지 곰곰 생각해 보았다. 물론 매일 90분 이상 운동을 5년 동안 줄곧 해왔다. 먹는 음식도 별반 새로운 것은 없다. 대학생 자녀를 둔 대다수 가정과 마찬가지로 정서적, 재정적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그럭저럭 잘 견뎌냈다.
생활에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면 딱 한 가지, "나는 더 많은 봉사 활동을 한다. 지하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좋은 일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것이 내 건강을 꾸준히 향상시킨 비법이라면 비법이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자원봉사가 건강과 웰빙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무렵, 코로나가 퍼졌다. 코로나가 확산되자 사회는 폐쇄되었다. 좋아하는 자원봉사 활동이 하나씩 중단되었다. 공원에서 어르신들의 산책을 돕는 봉사활동을 더는 할 수 없었다. 지역사회 쉼터에서 노숙자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일도, 푸드뱅크에서의 봉사활동도 불가능하였다. 천식이라는 일종의 기저 질환이 있어서 부득불 모든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라도 봉사를 하지 않으며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거의 8개월 동안이나 못했으니, 마치 의기소침한 사람처럼 시무룩해졌다.
자원봉사 활동은 자신에게 더 유익하다.
노화미래센터 회장이자, 저명한 학자인 파울 이빙은 "봉사활동은 노인 자원봉사자들의 건강에 엄청나게 유익하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노인들의 건강검진 시 의사는 반드시 봉사활동에 대해 질문할 것을 강조한다.
「심리의학과 행동의학 저널」의 2016년 연구에서도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처럼 삶의 목적의식이 투철한 사람들은 단기적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적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노인 자원봉사자들의 경우 고혈압 위험 감소, 신체장애 지연, 인지능력 향상 및 사망률이 감소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5년 동안 130,000명 이상의 봉사자가 포함된 10건의 연구를 살펴본, 심리의학 연구의 선임 저자이며 심장 전문의인 로잔스키 박사는 "행복하고 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사람들은 더 나은 생리적 기능을 보인다. 봉사 활동과 같은 다른 사람을 돕는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줄이고 수명도 연장한다."고 말한다.
가정 의학과 의사인 하트 박사도 수천 명의 환자(대부분 노인 환자)를 돌봐 왔는데, 스트레스 해소책으로 처방전 대신 노인 환자에게 자원봉사를 권장한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고, 도와주는 봉사활동은 오히려 자신의 고통을 완화하고,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준다"라고 말한다.
맺음말
호로비츠는 다음 정기 건강 검진을 곧 받을 예정인데, 지난해처럼 결과가 좋을지 궁금하다. 물론, 그때까지 봉사 활동을 재개하지 않으면 걱정이 되어 푸드뱅크에서 곧 재개하려 한다. 자원봉사자들에게만 알려진 비밀이 하나 있다. 봉사 활동은 처음엔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시작하지만, 결국엔 자신에게 더 도움이 되기 때문에 계속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작년에 노숙자 쉼터에 머무는 한 나이 많은 할머니에게 토마토수프와 칠면조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건넸을 때, 그녀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쟁반을 내려놓고 호로비츠의 손을 잡고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왜 이 일을 하느냐?"라고 물었다. 아마도 그녀는 불행한 사람들을 동정하여 돕는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는 저 자신을 위해 이 일을 합니다. 여기서 이일을 하는 것이 저를 더 행복하고 편안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출처 : Next Avenue : How Volunteering Made Me Health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