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타마현 야시오 시에는 2002년에 개교한 ‘야시오 시민대학•대학원’이 있다. 그 운영 책임자인 이와마 씨(72세)는 초등학교 교장직을 끝으로 정년퇴직을 하고, 시민대학 운영에 종사했다. 바쁜 일상 중에서도 50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오토바이도 즐겨 탄다.
시민대학 8기 졸업생들과 함께, 이와마 씨(가운데)
학생운동으로 사회의 모순을 알다
이와마 씨는 1949년생의 베이비붐 세대. 역사를 좋아하여 입학한 호세이 대학에서는 일본사를 전공했다. 이 당시는 학생운동이 한창이던 시기라서, 이와마 씨도 학생운동에 참여하여 구치소에 들어가기도 하면서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깨닫게 된다.
학생운동을 그만둔 뒤는 지인의 소개로 ‘일본 쿠바 문화교류 연구소’의 일을 거들어 주는 일을 했다. 여기는 쿠바에 사탕수수 수확의 국제 자원봉사자를 송출하는 사업을 하고 있었다. 2년 반 정도 지나자, 자, 다음은 자기가 나갈 차례다고 생각하고 있었더니 이 사업은 끝나고 말았다. 결국 1년 유급하고 졸업했다.
사이타마에서 교원 생활 시작
취직도 못한 채 군마현에 있는 본가로 돌아오자 유적 조사를 하지 않겠느냐는 권유가 왔다. 군마현의 공업단지 조성 시에 유적이 나온 것이다. 이 일은 재미있었다. 이 일은 6천 년 전의 조몬 사람이 사용하고 있던 것에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조사 작업에는 4년 가까이 종사했다. 이 일을 직업으로 삼고자 했지만, 학예원 자격이 없어 채용되지 않았다.
발굴 작업을 하는 동안 통신교육으로 교직 면허를 취득한 다음, 교원이 되려고 교원 채용시험에 임했다. 고향인 군마현에서는 시험에 떨어졌고 사이타마현의 시험에선 합격할 수 있었다. 최초의 취임지는 야시오의 초등학교. 28세 때였다. 다양한 아이들이 있어서 교원 생활은 보람 있고 재미있었다.
교원이 되어 깨달은 것 중의 하나는 오토바이 타는 재미였다. 애초에는 일 때문에 탔는데, 동료와 함께 달리기 시작하자 이렇게 재미있는 것이었느냐고 다시 생각했다. 그러나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고 일이 바쁘게 되자 타지 않게 되었다. 재개한 것은 50대 중반의 교감 시절. 가족여행를 하는 중에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는 한 중년의 멋진 모습을 보고 “그러고 보니, 나도 면허를 갖고 있잖아”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다시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하자 단번에 그 재미에 푹 빠지게 되었다. 곧 대형면허를 취득하고 할리 데이비드슨을 구입하여 일본 각지를 오토바이로 여행하고 있다.
오토바이 타기를 즐기는 이와마 씨
외로움을 메운 것은 일과 오토바이
순조롭게 교원 생활을 보내고 있던 56세 때 아내가 백혈병에 걸렸다. 4년간의 투병 끝에 아내는 세상을 떠나버렸다. 그때 이와마 씨는 60세, 교장이 되어 있었다.
부인을 잃은 외로움을 달래준 것은 일이었다. “바쁜 일이 있었기 때문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정년 후는 야시오 교육위원회에서 일하게 되어 있었다. 2010년 4월, 이와마 씨는 교육위원회가 관장하는 ‘야시오 시민대학’을 맡게 되었다. 시민대학의 목적은 시민이 지역의 리더나 마을 만들기의 담당자로서 활약할 수 있는 지식이나 교양을 익히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2년간 배우고 다시 희망자는 1년간의 대학원으로 진학한다. 커리큘럼은 강의 이외에 학외 연수, 공개강좌, 스스로 연구하기 등으로 폭넓다. 이와마 씨는 강좌의 기획•운영 등 전반의 책임자이다.
시민대학 수강생의 대부분은 은퇴 후의 시니어 세대이다. 같은 연대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제자처럼 생각된다. 개교 18년간 졸업생은 연 354명, 대학원생은 80명. 이미 10년 이상 담당하고 있어서 반 이상은 이와마 씨의 제자다. 12월의 송년 모임 시즌이나 초봄에는 졸업생의 회합에 잇달아 불려가므로 기쁜 비명을 올리고 있다.
다만 이와마 씨에 있어서 이것이 모두는 아니다. 오랜 세월의 꿈은 단독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일본을 일주하는 것이다. 일본을 4개 정도로 구분하여 거점을 결정하고 3~4개월마다 갈라서 거주하면서 죽 돈다는 계획. 이것은 일하면서는 어렵다.
마침 고령화 시대를 맞아 시민대학도 변화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이와마 씨도 그러한 변화를 통감하고 있다. 지금의 시민대학은 시니어 중심의 강좌인데, 세대를 불문하고 배우고 활동으로 내딛는 장이 본래의 시민대학이 아닌가? 그것에는 새로운 감성이나 지식이 필요하다. 이제 슬슬 젊은 세대에게 인계하고 자기는 옆에서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오랜 꿈이었던 ‘오토바이로 일본 전국 여행하기’를 실현하려고 한다.
출처 : financial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