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 바커(72) 씨는 요즘 집에서 자신의 컴퓨터 화면을 응시하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자원봉사 ‘시민기록원’으로 등록해서 역사 자료를 옮기는 작업을 하며, 이젠 그것이 이상적인 취미가 되었다고 행복해한다.
역사에 대한 열정을 가진 자원봉사자 미치 바커
은퇴 뒤에 할 일
연방항공청 공보관으로 은퇴한 그는 몇 달 전, 국가문서기록원의 ‘시민기록원’으로 등록했다.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역사적으로 중요한 수많은 정부 문서 중에 수기나, (타이핑되고 프린트된) 타자 문건 또는 인쇄물의 스캔 이미지 등 아직 검색 서비스에 미포함된 자료들을 컴퓨터로 옮겨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역사 연구와 저술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웹사이트에 등록한 뒤 행복하게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자신이 사는 마을에 있는 서부 개척시대의 다채로운 유산에 관한 책을 출판하기도 했지만, 그 이상의 할 일을 찾고 있었다. 역사문서 전사 작업은 그에게 이제 이상적인 취미가 되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저의 시간을 생산적으로 쓰는 것이기도 합니다"하고 그는 말한다.
시민기록원이 하는 일
최근 그는 연방정부와 체로키 인디언 간의 1816년 조약에 대한 온라인 이미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손으로 쓴 세부 사항을 디지털 문서 카탈로그의 일부로서 검색 가능한 텍스트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매주 국가문서기록원(NARA) 사이트에 로그인해 문서를 전사하며 핵심 단어로 태그를 하는 500여 명의 자원봉사자 중 한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이 찾아 연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재 1억 2,300만 페이지를 보유한 온라인 카탈로그의 커뮤니티 매니저인 수잔 아이작스는 "우리가 시민의 참여를 요청하는 이유는, 기록원들이 기록물 카탈로그 작업을 하면서 설명하고 써넣어야 할 게 아주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모든 페이지를 스캔해서 디지털화하는데, 각 페이지를 읽어 가며 도와줄 인력이 필요하다. 시민의 봉사활동은 역사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한다.
국가기록원은 독립선언서나 헌법 같은 건국 문서 보존으로 잘 알려졌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120억 건의 텍스트 문서 중 상당 부분을 직원들이 광학 문자 인식(OCR)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온라인 카탈로그의 항목을 스캔하고 재생하지만, 모든 문서에 효과가 있지는 않다. 자료는 "양식, 수기 문건, 줄 긋고 지운 것, 도장 같은 것도 있다. 해독하는 데 사람의 눈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컴퓨터는 실제 할 수 없는 그런 모든 게 있다" 공동 매니저인 메러디스 도비악은 "시민의 도움 없이는 이런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퇴자들이 이 일을 원하는 이유
자원봉사자 중 은퇴자가 최대 단일 그룹일 수 있다고 두 사람은 말한다. 은퇴자에게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이 일을 하는 게 은퇴 후 봉사 프로젝트처럼 된 사람들이 꽤 있다."
작업은 컴퓨터 기술이 거의 필요하지 않다. 웹사이트에 로그온하고, 문서를 가져오고, 일부 항목을 채운 뒤에 할 수 있다. 만약 하다가 막히면, 온라인 비디오 지도 단계를 거친다.
나이 든 봉사자들은 특별히 귀중한 기술 하나를 가지고 온다고 도비악은 말한다. "나는 함께 일하는 은퇴자들에게 종종 그들이 필기체를 읽어내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데, 젊은 세대에게는 없는 능력이다"라고 지적한다. 많은 공립 학교들이 10년 전에 필기체 교육을 포기했기 때문에, 심지어 대학생들도 그것을 읽어내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최강의 능력자들도 어려울 수 있다. 바커는 "1816년 조약 중 일부는 그냥 포기했다"라고 인정했다. "내가 아무리 해도 무엇인지 분별해 낼 수가 없었다." 그래도 괜찮다. 리더들은 시민기록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도록 권장하지만, 완벽을 기대하지 않는다.
1816년 이후 실제 수기로 된 조약의 이미지를 보다가 정부 대표들의 서명 옆에 종종 무엇에 대한 서명을 하는 것 인지를 거의 이해하지 못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X "표시"를 나타내는 조악한 칸을 주목하게 되는 가슴 아픈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작업은 평범하다. "이것은 연방정부의 기록입니다. 모든 게 감동적이고 소름 돋게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시민기록원 등록
자원봉사 기록보존 프로그램은 최근 몇 년간 인기를 끌었다. 현재 연구소, 의회 도서관, 대학, 일부 지방 및 지역 박물관과 역사 협회에도 비슷한 게 있다.
프로그램은 최소 5년간 현재 형태로 진행되어 오다가 코로나 사태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아이작스는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고 사람들이 할 일을 찾고 있다가, 이후 우리와 함께하며 정말 즐기며 계속하고 싶은 일을 발견했을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 봉사자들은 계속해서, 일주일에 평균 2만 페이지의 기록을 전사하고 주석을 단다. 코로나 사태 이전의 몇 배에 해당한다.
바커 씨는 이 일은 자기가 조절해가며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한두 페이지를 옮기고 나중에 다시 하거나 완전히 다른 문서로 건너뛸 수도 있다. "대학에서 외교사 수업을 몇 번 들었는데 꽤 따분했다." 대학에서 절대로 하지 않던 방식으로 이 일은 역사를 되살리고 있다.
출처 : Next Ave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