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서 그린뉴딜 일자리란 무엇이며 어떤 면에서 50+세대에게 매력적인지 살펴보았다면, 이번에는 50+세대가 도전해볼만한 그린뉴딜 일자리 영역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린뉴딜 산업에서 종사하는 50+세대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실제 50+세대의 고용가능성,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린 뉴딜 정책 지원과 산업 특성에 따라서 그린 뉴딜 일자리 창출 전망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그린 뉴딜 일자리는 핵심 그린 산업 영역 중에서 그린 리모델링, 그린 사이클 관리, 그린 에너지 전환 및 그린 수송과 그린 지원 산업 관련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에서 50+세대의 고용가능성이 있거나 비교적 적합한 직무를 찾아보면 전문 자격증을 요구하는 핵심 그린 산업보다는 그린 지원 산업영역의 지역 기반의 고용구조가 비교적 유연하고 관리나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는 직무가 좀 더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린 뉴딜 일자리 영역에서 종사하고 있는 50+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를 살펴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것이다.
“에너지컨설팅 업무는 50+세대의 비전공자에게 적합한 업무라고 볼 수 있어요. 열역학과 건축학에 대한 교육 후 공공일자리 사업에 투입되는 구조거든요. 저는 에너지컨설턴트로 활동 후 현재는 ‘제로에너지 리모델링 협동조합’을 만들어 관련 된 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성북구와 서대문구 주민 센터를 조사하고 열에너지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서초구에 있는 아파트 70세대와 서초구 관내 어린이집, 도서관 등에서 에너지 컨설팅을 하고 있지요. 법률에 따라서 3000㎡ 이하의 모든 건물들은 2025년까지 에너지 등급을 공표해야하기에 관련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블루오션 영역이지만, 아직은 노동시장에서 양질의 일자리 수요가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에너지 컨설턴트 P씨)
그린 서비스 영역인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컨설턴트로 일하는 S씨는 자동차 부품회사에 다니다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녹색인증 규격 표준화 작업에 참여해 환경관련된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퇴직 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박사학위를 받고 그린 뉴딜 산업과 관련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국녹색산업진흥원에서 탄소 배출권 거래제와 관련한 보수교육을 1년에 한 번씩 받고 있으며 국제규제, 온실가스 산출, 탄소 배출권 거래제와 관련한 교육을 이수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그린 산업 발전을 따라갈 수 있는 자기주도학습 역량이 필요해요. 외국의 경우 그린 산업과 관련한 협동조합이 매우 활발하게 운영되며 협동조합을 활성화하기 위한 인건비를 정부가 지원해주지만, 국내는 이런 환경적 조성이 아직은 미약하잖아요. 구체적으로 정부가 6개월 정도 재정적으로 지원해준다면, 50+세대에게는 취직보다는 협동조합 설립과 활동이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아직 환경 개선과 연관된 교육 과정은 국내에서 부족하죠. 50+세대에게 환경 마트 인증과 그린 인증 관련 일은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환경은 블루오션 사업이며 다양한 영역이 함께 협력하는 구조이기에 환경 파괴, 환경 관련 연구, 데이터 구축, 생태계 변화 관련 교육 등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해요.”
50+세대 진입이 비교적 용이해 보이는 그린 리모델링과 그린에너지 전환영역, 그린 서비스 영역에서 일하는 50+세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그린 뉴딜 일자리로 새롭게 전환하는 경우 대부분이 개인적인 관심이나 과거의 경력을 바탕으로 진입하게 되었으며 직무에 따라 소정의 교육을 이수하거나 자격증이 필요했다는 점.
둘째, 그린 뉴딜 일자리 영역이 아직은 노동시장에서 수요가 많지 않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공헌형 일자리라는 점. 일자리라는 관점에서 현실적인 보수를 받기를 희망하면서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에 대한 만족감이 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셋째, 그린뉴딜 일자리로의 진입을 원하는 사람이나 전환에 성공해 그 영역에서 일을 하는 50+세대들은 공통적으로 연속적이고 체계적인, 현장경험의 기술을 함양할 수 있는 직무교육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
넷째. 그린뉴딜 일자리에서 계속 활동을 이어나가려면 개개인의 경험이나 자기주도 학습 역량도 중요하지만 혼자보다는 협동조합 형태라는 단체 안에서 부족한 기술을 습득하고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이제 막 그린뉴딜 일자리에 진입한 50+세대들은 공통적으로 이 분야의 직무가 대체로 5060세대에게 맞거나 지속가능한 활동으로 매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에 반해 이들을 고용하는 입장은 어떨까. 핵심 그린 산업 및 그린 지원 산업의 관계자 1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 나눈 결과, 그린 뉴딜 산업 전반에 있어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50+세대 고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대표적인 이유가 50+세대가 그린 뉴딜과 관련된 교육을 받을 기반이 부족하고 일자리 진입의 기회도 쉽지 않겠지만 특히 ‘자격증 유무, 고용 환경 조건, 태도 및 적응’ 관련 이슈가 있어 채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새로이 그린 뉴딜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기에 어려움이 따르고 취득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미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50+그린 뉴딜 전공자라면 몰라도 비전공자는 상대적으로 채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 외에 이들이 공통적으로 우려를 표한 것은 50+세대가 재취업 시 정규직이나 4대 보험과 같은 고용 환경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고용주가 갖게 되는 부담감적 측면과 재취업 이후 적응 문제, 같은 직장 내 세대 간 차이 극복 및 에너지 시민성과 같은 50+세대의 태도 측면이었다. 이는 비단 그린뉴딜 일자리로 재진입하는 50+세대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닌 일반 산업군에서도 보편적으로 거론되는 우려점이기 때문에 은퇴 후 노동시장 재진입하려는 50+세대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전편에서 밝혔듯이 아직 국내에서 그린뉴딜 일자리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분명한 것은 환경과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한 일자리 창출 전망은 긍정적인 가운데 50+세대 진입의 가능성과 그 역할에 대해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 제도적으로 환경적으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50+세대와 그린뉴딜 산업군 관계자의 요구사항을 종합해 그린뉴딜 일자리에서 50+세대가 활동하기 위한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한번 그려보았다.
핵심 그린 산업에 종사하지 않았던 50+세대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 이후 그린 뉴딜 산업으로 재취업을 준비한다고 가정해보자.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제공하는 ‘녹색일자리 탐색: 숲·산림 지도사 양성 과정’을 이수한다. 그 과정을 통해 그는 국토 생태계 복원 및 보존 관련 기본 소양을 갖추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자격을 갖춘 50+세대를 대상으로 중장년 취업기관 및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는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50+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분야에 따라 핵심 기술이 필요한 경우 상담을 통해 전문적인 양성기관을 소개한다. 물론 50+세대에게 인턴십이나 재취업을 활발히 연계하기 위해서는 그린뉴딜 산업체의 발굴과 제도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린뉴딜 산업체와 고용주에게는 50+세대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지원한다. 50+인턴십 자체가 해당 산업체에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인턴십에 참여하는 업체는 50+세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겠지만 별도로 좀 더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50+세대에 대한 이해 등의 기초 과정을 수료한 조직의 경우 50+친화 조직 인증 마크(가칭)를 부여해 50+세대가 그린뉴딜 영역에 진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조금이나마 감소시킬 수 있게 한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나 그린뉴딜 일자리 정책을 지원하는 기관 등에서 이와 같이 50+세대의 진입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면 지금보다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그린뉴딜 일자리 영역에 50+세대의 진입을 확장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본 원고는 2020년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보고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그린뉴딜50+일자리 정책연구(임소현 외)」를 바탕으로 기술되었습니다.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라이프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