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에세이] 기쁘고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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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우리네 삶이 ‘인생이라는 긴 여정을 계속 배우고 익혀 나가는 과정’이라고 하면 배움이란 것이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없으며, 삶 속에서 벗을 찾아가고 그 벗이 찾아오면 뜻을 같이하여 참여하는 행위가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란 이런 곳이라 생각한다. 온∙오프라인으로 배우고, 때때로 익히고, 생각을 함께하는 벗들과 소통하는 곳. 필자는 2021년에 서울시50플러스재단 50+시민기자단 4기로 활동하게 되었다.
‘시민기자’라 하니 거창할 것 같지만, 결국 배우고 익히며 인생 동료와 선후배를 만나 소통하는 일이 주된 업무일 터이니 공자 님의 말씀을 상기하면서 읊조리게 된다. ‘어찌 기쁘고 즐겁지 아니한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재단)은 만 50세~64세를 대상으로 창업과 취업을 포함,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특히 베이비 부머의 은퇴라는 시대적 변화를 미리 내다보고 그들이 제2의 인생에 연착륙하도록 개인별로는 도전과 성장을 지원하고, 전체적으로는 베이비부머라는 거대한 집단자원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국가발전에 기여하고자 설립한 기관이다. 원활한 작동을 전제로, 결과적으로는 2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를 포괄해 우리 사회의 안정성과 역동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재단의 조직 구성은 여느 회사처럼 본부, 캠퍼스, 센터의 3단계로 구분되는데, 일반 기업체의 본사, 지사, 지점 형식으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재단 본부는 사업을 총괄, 기획하고 하위조직에 대한 지원을 담당하며, 각 캠퍼스는 서울을 동,서,남,북,중부 권역으로 나누어 50+세대에게 배움과 일자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종합센터로 기능한다. (동남캠퍼스는 올 하반기 개관 예정이다.) 즉, 캠퍼스는 권역별 중심축으로 플랫폼의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 전역에 위치한 각각의 50플러스센터는 자치구 기반 시설로 교육, 상담, 사회참여 지원 등의 역할을 하는 인체의 손발과 같은 풀뿌리 조직이다.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전경
2016년 4월에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설립되고, 그해 5월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이하 서부캠퍼스)가 개관하면서 50+보람일자리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여러 캠퍼스 중에 서부캠퍼스가 제일 먼저 개관한 것이 필자에게는 미국의 서부 개척사를 떠올리게 한다. ‘서부’라는 어의가 주는 ‘도전과 개척의 정신’은 시련과 역경의 극복이라는 대칭되는 스토리텔링에 어우러져 서부캠퍼스의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진다. 집안에서도 장남에게 권한과 책임이 주어지듯이 최초 개관한 서부캠퍼스는 여론의 기대와 주목을 크게 받았을 것이다. 서부캠퍼스는 은평구 녹번동 서울혁신파크 내에 소재한 4층 반듯한 건물이다.
캠퍼스는 두루두루, 모두, 흥얼 등의 명칭이 붙은 공간(방)들로 이루어져 치열한 경제 논리나 성과, 이익보다는 전체와 사회적 이익 공유 등의 뉘앙스를 풍긴다. 서부캠퍼스라고는 해도 서울의 정서쪽이라기 보다 북서쪽에 가깝다. (그런가 하면 북부캠퍼스는 서울 북동쪽에 위치해있다.) 뒤로는 북한산이 듬직하게 자리잡고, 판문점을 거쳐 북한 땅으로 연결되는 1번 국도인 통일로가 건물 앞을 지나는 등 배산임수의 명당 자리다. 명당 자리에는 당연히 많은 인재들이 모이게 되어있다.
일, 여가, 사회공헌, 재무와 건강 등에 관심이 있다면 응당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를 방문해 볼 일이다. 백화점에 가면 진기하고 다양한 물건들이 널려 있듯이, 서부캠퍼스에는 백화점 처럼 맞춤식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가 무수히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어부라면 바다라는 캠퍼스에 들어가서 채취하기만 하면 된다. 결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쯤에서 나는 영화 '좋지 아니한가(2007)'를 떠올린다. 기쁘지 아니한가, 즐겁지 아니한가에 이어 좋지 아니한가에 이르면, 드라마처럼 시리즈로 완성되는 느낌인데, 그만큼 서부캠퍼스는 좋아할 매력과 값어치가 있다. 영화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가족구성원들이 벌이는 코미디 극이지만, 다양한 캐릭터들이 부닥치는 사건 사고와,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서부캠퍼스와 연관지으면 지나친 걸까? (영화 좋지 아니한가의 “가”는 “家”이다.)
같은 말도 여러 번 하면 지겹고, 좋은 말도 많이 하면 귀에 거슬린다. 이제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홍보도 지겹지 아니한가!
[글/사진: 50+시민기자단 정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