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플러스! 이제 절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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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새로운 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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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백세시대’란 말이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되었다. 그리고 이 100세 시대의 50플러스들에게 강한 긍정의 메시지를 던진 두 분이 있다.조금은 의기소침해 있던 50플러스 세대에게 도파민을 흘려보내 인생 2막의 나침반이 되어준 분들이다. 그 한 분은 ‘철학자 김형석 님’이고, 또 한 분은 ‘영화배우 윤여정 님’이다.
몇 년 전 “백 년을 살아보니”란 책자를 출간하여 대중들에게 크게 회자된 김형석 님은 1920년생으로 현재 102세가 되셨다. 아직도 건강하게 인생론에 대한 강의를 하시고, 방송에 출연하여 60대가 인생 2막의 출발점이라고 하시며 “돌아보니 60세에서 75세 때 가장 행복했다.”라고 말씀하신 거다. 특별히 대단하신 거지만 인생 후반전의 50플러스들에게는 그분의 현재 모습만으로도 강렬한 희망의 메시지임에 틀림이 없다.
또 한 분,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님이 있다. 이분은 1947년생이니 75세이다. “최고(最高)보다는 최중(最中)의 삶을 살고 싶다.”라는 인터뷰 토크로 당당하고 거침없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그녀의 모습은 50플러스의 많은 이들에게 삶의 태도와 방식에서 롤 모델로 삼기를 주저치 않게 했다.
한때 젊은 세대가 세계를 무대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대변한 적이 있다. 당당하게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품어낸 우리의 젊은 세대들이 대한민국 미래의 주역임을 자랑하면서도, 상대적 콤플렉스를 느낀 적이 있다. ‘적어도 한때 이 땅의 주인공이었던 50플러스 세대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들의 이름은 어디에서 쓰이고 있는지?’ 어느 틈에 일어난 세대교체의 변화는 50플러스 세대를 ‘퇴직 시기를 맞은 인생 후반전의 세대’로 만든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들의 움직임이 최근 심상치 않다. 꼰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그들이 다시 뛰고 있다. 물론 방식은 다르다. 윤여정 님의 말처럼 ‘최고가 아닌 자신이 즐거워하는 삶의 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수없이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50플러스들이 그 존재를 드러낸다. 유튜버로, 블로거로, 책의 저자로 자신만의 그림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존재감은 예전의 방식과는 다르다. 인생의 방식을 즐거운 삶으로 전환하면서, 자신이 인생 전반전에 하지 못한 꿈을 설계하고 실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형석 님이 얘기한 ‘60세에서 75세가 철이 든 이후 가장 행복한 시기’였다고 말씀하신 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근자에 읽은 도서 중 <2030 축의 전환>이란 책은 미래사회의 주역의 축이 통계적으로도 변화되고 전환됨을 보여준다.
100세 시대 절반의 시작점인 50플러스 세대, 어쩌면 책에서 말한 것처럼 10년 후 그들이 이 세계의 축이 되어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들은 더 이상 노땅이 아니다. 이제 100세 시대, 50플러스에겐 그 절반의 시작인 지점이다.
10여 년 전, 50플러스였던 서명숙 기자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후 제주의 올레길을 만들며 대한민국의 걷기 문화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처럼, 우리의 50플러스들은 그들의 길을 만들어 낼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며 즐기는 길을 만들고, 그 길을 끊임없이 이어지게 할 것이다. 스토리는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이야기는 길이 되고, 길은 또 새로운 길로 이어진다. 그 길 위에 지금 50플러스들이 있다.
그 공간과 무대의 역할을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만들어 가기를, 큰 조력자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try37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