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투어(Micro-tour)

 멀리 가지 않아도 즐거움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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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자가 차츰 늘어나면서 이른바 억눌렸던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기사들을 본다이름하여 ‘보복 여행이라고 말들을 한다코로나19로 생겨난 지친 우울감을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 했다. 그러다가 기간이 길어지자 이제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선 분노를 일컫는 코로나 레드’, 그리고 무력감을 의미하는 코로나 블랙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가고 이제는 두려움과 스트레스의 확산이 이상한 일이 아닌 현실이다. 그렇다면 지금쯤 나는 무슨 색일까 생각해 볼만도 하다블루레드어찌됐든 편치 않은 나날들임엔 틀림없다그럼에도 이런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서 모두들 조심하고 조금씩 힘을 모으는 중이다. 더구나 백신 접종자도 증가하고 있으니 암담하다고 여기던 시절은 조금씩 지나가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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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하늘길이 막히고 멀리 떠나지 못하는 답답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비대면 국내 여행이 늘어났고, 이 땅의 숨겨진 멋진 곳들을 알아가는 좋은 기회도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살면서 일상을 잠깐씩 환기시키며 활력을 찾고, 짧은 휴식을 누리며 즐거움을 찾는 방법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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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틈 속에서도 시간이 날 때면 가볍게 운동화를 신고 홀로이 걸어서 이웃 동네까지 걸어가며 두리번거리는 시간도 즐겁다. 자전거나 자동차를 이용해서 근교를 달려보는 한두 시간의 상쾌함, 와인이나 맥주를 좋아한다면 주류 여행 코스도 있다. 하루쯤 브루어리에서 술을 배우고 돌아오는 일, 만들기를 좋아하면 공방에 가서 반나절 목공을 배우고 빵 도마 하나 만들어 올 수 있는 시간, 관광지가 아닌 내게 맞는 코스를 찾아 떠나는 취미 여행이다배우면서 즐기는 여행이니 즐거울 수밖에. ‘마이크로 투어(micro-tour)’란 일종의 근거리 여행이다한나절 떠나보는 시간의 행복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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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행동반경이 좁아졌다고는 하나 주변을 둘러보면 일상 속에서 여행의 맛을 느껴볼 곳들이 도처에 있다. '집콕' 생활로 운동부족을 염려할 일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 마음껏 호흡하며 달리고 자연을 느껴볼 만한 곳, 우선 동네마다 공원이 있다는 걸 종종 잊고 있는 듯하다. 요즘은 공원의 다양함을 통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다각적으로 조성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유적이나 생태, 스포츠, 캠핑, 꽃 축제... 힐링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곳이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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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워지는 요즘은 신선함을 찾아 새벽이나 저녁 무렵의 틈새 여행이 시작되었다. 일출이나 일몰의 장엄함 속에 두근거리는 시간은 더없이 짜릿하다. 일찍 눈을 뜬 새벽 댓바람에 근교의 저수지나 들길의 상쾌함을 누리고 돌아오는 단 몇 시간은 가뿐한 하루를 기약하기도 한다.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멀리 떠나야만 여행인 줄 알았던 때가 분명 있었다. 낯선 곳에서 얻었던 색다른 기운들이 가끔 찾아가는 이 땅의 구석구석에 스며있었음을 잊고 있었다. '멀리'라는 말에만 매달려 떠나지 못함을 답답해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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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에서 벗어나지 않았음을 명심해야 한다. 일상 속의 여행, 이젠 마이크로 투어리즘(micro-tourism)’이 있음을 상기해 보자. 먼저 운동화 끈을 조여 매고 창이 넓은 모자를 눌러쓰고 내가 살아왔던 오래된 골목의 정겨움을 느끼며 햇볕 쏟아지는 골목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지.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 (newtree1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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