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 탑승했냐는 물음에 새로 나온 버스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공부해야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상상을 넘어 또 다른 세상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으니까 말이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영화나 소설 속에서 가상현실도 한참을 앞서가기 시작했다. 게임은 물론 교육, 의료와 각종 엔터테인먼트까지 전방위로 발전 중인 메타버스, 같이 알아보자.
어서와, 메타버스는 처음이지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의 가상과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세계를 뜻한다.
메타버스의 개념은 1992년 닐 스티븐슨의 SF소설 <스노 크래시>에 처음 등장했다. 주인공은 현실에선 마피아에 빚을 진 피자 배달기사지만 메타버스에선 뛰어난 해커이자 검객으로 활약하는 소설이다. 어린 시절 이 책을 읽은 필립 로즈데일은 2003년 온라인 가상현실 플랫폼 '세컨 라이프'를 출시한 린든 랩을 창업했고,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는 '구글 어스'를 개발했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AR)과 증강현실(VR)을 아우르는 더 포괄적 개념이다. 단순한 기술 혁신과 신산업혁명을 넘어 미래 인류 생활 양식의 변화를 불러올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 메타버스라는 디지털 세계에서 아바타(Avartar)는 현실 속 나를 대체한 부캐로 인간처럼 소통하고 경제활동을 하며 현실 사회와 연계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간다.
영화 <아바타> 스틸컷
메타버스의 어제와 오늘
사실 우리에겐 익숙한 메타버스 스토리가 있다. 싸이월드의 도토리와 메인 캐릭터.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들어보기 전에도 우리는 도토리를 충전해서 아바타를 꾸미고 음악을 구매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색하고 디테일이 떨어지는 이미지지만 처음 제안된 메타버스도 그랬다.
처음 제안된 메타버스의 개념은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된 가상세계(Virtual World)였으며 그 세계는 실제같이 느껴지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라는 몰입감 있는 콘텍스트로 이뤄진 세계였다. 하늘, 땅, 환경, 건물, 도로, 사람, 동물 모두가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콘텍스트이며, 현실세계로부터 아바타를 통해 접속한 수많은 유저가 상호작용을 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거나 이벤트를 열고, 더 나아가 가상세계 내에서 유통되는 화폐와 재화를 통해 가상경제가 동작하는, 시간이 멈추지 않는 평행 세계를 의미했다. 하지만 상상하는 만큼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기술은 따라주지 못했고 이제야 구현 가능한 가상세계를 만들 수 있게 되었고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그럼 메타버스를 만나보자
메타버스의 첫 사례로 꼽히는 '세컨드라이프'는 2003년 미국의 IT기업 '린든 랩'이 만든 가상현실 공간이다. 이곳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집을 사고파는 경제활동도 이뤄진다. 2005년 자신의 숲을 가꾸는 '놀러 오세요 동물의 숲', 현실 세계에 스마트폰을 비추면 포켓몬이 나오는 '포켓몬 고',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도 메타버스 개념을 도입한 콘텐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선거유세 때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선거캠프를 만들어 활용했고, 2020년 4월 트래비스 스콧은 코로나19로 모든 행사가 취소되자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 파티 로얄에서 유료 콘서트를 열어 총 5회 공연에 무려 2,770만 관객이 참여하고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방탄소년단(BTS)도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서 가상 콘서트를 열었는데, 세계 동시 접속자 270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네이버 자회사의 '제페토'다. 현재 2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요즘 아이들은 블랙핑크 아바타 공연을 옆에서 관람하고, 제페토 월드 세계 명소를 방문해 친구들을 만나고, 유저가 만든 '다이너마이트' 세트장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제페토 스튜디오 구찌 컬렉션에서 패션 제품을 구매하며 논다.
메타버스와 함께하는 미래
시장조사 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50조원이었던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5년에 31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이들은 원격회의 및 소통이 능숙한 'C세대(Generation Corona)'다. 그들의 취향과 경험에 맞춘 다양한 산업이 메타버스와 함께 얼마나 발전할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겨우 게임에만 활용되는 기술인데 왜 이렇게 호들갑이냐고 물을지 모르겠다. 과연 그럴까.
월마트는 가상현실을 이용해 오프라인 매장을 현실감 있게 이용할 수 있도록 투자하고 있으며, 이케아는 스마트폰 AR을 활용해 가구를 집에 가상으로 배치해보고 크기와 색상, 스타일이 어울리는지 체험할 수 있는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판교 현대백화점은 VR공간을 만들어 발망, 토리버치 등 14개 매장의 상품을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메타버스로 구현된 대운동장에서 2021년 신입생 입학식을 개최한 순천향대학교도 있다. 또 선글라스나 안경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장착해보거나, 성형 전 성형수술을 한 모습을 보여주는 성형 앱도 선보이고 있다.
모바일이 처음 게임 중심으로 시작되어 다양한 종류의 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교통, 금융, 커머스, 배달, 부동산 등 시장에 변화를 만들어낸 것처럼, 메타버스 역시 초기에는 게임과 영상 및 소셜 서비스를 토대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다가 업무와 창작, 교육 그리고 커머스 등의 다양한 산업으로 혁신이 확대되어갈 것이다. 특히 원격진료나 업무 협업에 AR과 같은 기술이 적용되면 의료, 제조 영역에서도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산업에 메타버스가 활용되어 발전할 것인지 흥미롭게 바라보다가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자료 :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세계가 온다>, 소년한국일보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가 열어갈 미래의 삶은?'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KB골든라이프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