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시작된 재택근무 트렌드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재택근무와 탄력근무제를 상시화 하겠다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
앞으로 코로나19 같은 또 다른 팬데믹 현상이 생길 수도 있고, 재택근무에 대한 효율성이 인정되면서 과거 집단으로 근무하는 방식을 굳이 고집하지 않고 미리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근무 방식이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서울 도심과 강남 출퇴근이 편리한 마포, 용산, 성동구 같은 곳도 집값이 떨어질 수 있을지 살펴본다.
트렌드로 자리 잡은 재택근무,
직장인 재택근무 상시 도입 희망
미국, 일본의 주요 도시에 재택근무가 자리 잡고 있는 추세다. 최근 뉴욕타임즈는 단기적으로 불편해 보일 수 있는 재택근무가 일하는 방식과 장식에 국한되지 않아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에 따라 미국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과 오피스 임대료가 하락하는 분위기다. IT 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 근무자가 많이 거주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스튜디오 가격도 월 3,000달러대에서 2,000달러대로 하락한 매물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구글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기간을 2021년 7월에서 9월까지로 연장하기로 했고 향후 일주일에 3일은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하는 유연근무제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재택근무는 회사 입장에서도 장점이 많다. 사무실 상주 인원이 줄면서 적은 면적의 사무실만 관리하면 돼, 오피스 임대료, 전기세, 물품 구입비 등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직장인들도 상시 재택근무 도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4월 한 취업정보사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이 상시 재택근무 도입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 790명의 설문 조사 대상 중 특히 출퇴근시간 절감(21.4%), 업무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18.6%), 여가시간 확보로 삶의 질 향상(9.6%)등의 이유로 필요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재택근무의 확산,
아파트 값에 영향 없었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 더 이상 도심에 살 이유를 찾기 어려워 직주근접이 아닌 직주일체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집에서 일하게 되면 점차 자연 환경에 쾌적하고 넓은 공간을 선호하는 수요가 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직주근접의 가치가 전보다 떨어진다면 서울 도심, 강남권 출퇴근이 편리한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마/용/성 아파트값도 떨어지게 될까?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서울 인기 지역 아파트값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2021년 5월까지 매매가 변동률을 살펴보면, 서울은 19.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마포구는 20.9%, 성동구 16.4%, 용상구는 12.4% 올랐다. 반면 강남 3구는 강남구 13.0%, 서초구 11.0%, 송파구 17.3%로 마/용/성의 상승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강남권 아파트의 고가 상승에 최근 강남 재건축이 다시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마/용/성 지역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의 공인중개사들은 강북의 부촌인 용산구 외에 마포구와 성동구는 강남, 도심 접근성이 좋아 대기 수요가 여전히 많다고 전한다.
지난해 말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 4월부터 강남구를 중심으로 다시 늘어나 서울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5월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 4구와 함께 강북의 부촌으로 알려진 마포구, 요산구도 전월 대비 강북의 부촌으로 알려진 마포구, 용산구도 전월 대비 아파트 거래가 늘어났다. 마포구 5월 거래량은 66건으로 4월 거래 63건보다 늘어났고 용산구 역시 5월 55건으로 거래돼 4월 31건보다 크게 늘어났다.
재택근무의 한계,
균형 잡힌 발전이 선행되야
하지만 재택근무를 상시화 하는 것에도 한계는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일단 재택근무와 무관한 직중이 더 많고 가족 구성원 1명의 재택근무로 온 가족이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집값 역시 하락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집값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출퇴근 거리 외에도 학군이나 주변 환경, 생활 편의성 등 다양한 요인이 있어, 재택근무만으로는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출퇴근할 필요가 없어져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으로 눈을 돌려봤지만 학군 및 인프라, 의료, 생활 편의성 때문에 결국 옮기기를 보류한다거나 도심에 살던 집은 세를 주고 외곽에서 살더라도 결국 도심에 있는 집을 팔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부동산은 한국인이 가진 전체 자산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인 경우가 많은데다 쉽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부동산을 팔지 않으려는 경향도 크게 작용한다.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 잡힌 발전이 선행되야 도심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홀가분하게 외곽으로 옮길 수 있지 않을까?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KB골든라이프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