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힐링 숲 ‘홍릉숲’은 살아있는 숲, 살리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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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의 능이 있었던 곳으로, 황후의 능터에 자리 잡은 홍릉숲은 100여 년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이다. 명성황후의 능터와 명성황후 능을 찾은 고종이 목을 축였다는 어정의 흔적을 지금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근대 임업시험 연구의 최초 시험지라는 역사적, 문화적, 학술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홍릉숲은 1993년부터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시민에게 개방되고 있는 도심 숲으로 서울시민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서울미래유산인 홍릉숲의 정식 명칭은 국립산림과학원이다.
홍릉숲은 천년의숲길, 황후의길, 숲속여행길, 천장마루길, 문배나무길 탐방로를 조성했다. 주제별로 침엽수원(제1, 2, 5수목원), 활엽수원(제3, 4, 8수목원), 초본식물원(제6수목원), 관목원(제7수목원), 약용식물원, 난대식물원, 조경수원으로 나뉜다. 또한 내부 시설 건물로 본관동, 미래산림전략연구동, 산림환경보전연구동, 임산자원이용연구동, 산림과학관, 국립나무병원동이 있다. 기후변화 대응, 생태연구 등 장기적인 산림과학연구를 수행하고, 국내외 다양한 식물유전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곳이다.
숲나들e(www.foresttrip.go.kr)에서 탐방 코스지도를 확인하고, 숲해설가와 함께하는 숲해설 프로그램 예약을 할 수 있다. 평일에는 사전예약으로 산림교육전문가 해설을 들을 수 있어 숲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우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주말에도 숲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지만, 자유로운 탐방이 가능하니 온전히 나만의 속도로 숲길을 걸으며 치유의 시간을 가져도 좋을듯했다.
필자는 사전예약으로 평일 오전 10시 30분부터 90분 간 해설사와 함께 숲을 거닐었다. 입구에서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지키기 위한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입구에서 숲해설 예약자 명단체크를 하고, 손소독제 사용과 체온체크, 출입관리시스템인 안심콜로 방문을 인증했다. 약용식물원 약초원쉼터에 하나, 둘 사전예약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로 해설사 1명과 탐방객 5명이 이동하며 안전한 환경에서 탐방을 진행했다.
호랑나비와 제비나비의 애벌레와 성충을 확인한 뒤, 탐방은 시작되었다. 강원도 속초의 이름이 붙여진 지명 유래 중 하나는 짙은 녹색의 속새와 관련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꼬리명주나비 애벌레 기주식물인 쥐방울덩굴, 살균작용을 하는 쑥잎을 비벼서 냄새도 맡아보았다. 하루를 사는 노랑어리연꽃, 연분홍 수련, 분홍빛 연꽃, 초록의 연잎이 어우러진 작은 연못에는 호랑나비들도 날아다녔다.
차로도 마시고, 한방에서 약용으로 사용되는 두충나무와 관련된 이야기, 우리나라 전국에 심겨진 두충나무의 아버지와 어머니 나무를 볼 수 있었다. 학술적인 가치가 있는 문배나무, 은행나무, 잣나무, 노각나무, 참나무 등 나무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배움이 있는 시간이었다.
30년생 반송나무
본관동 앞쪽에 부계 혈통 보존 기술로 생산된 속리산 정이품송 후계목이 식재되어 있었고, 뒤편 잔디 위에는 1923년도 홍릉초등학교 인접한 곳에 있던 30년생 반송나무를 옮겨와 심었다고 한다. 줄기가 지표면 1m 정도에서 굵은 가지 여러 개로 갈라져 우산 형태를 이루어 건강하게 버티고 있는 웅장함을 마주한 탐방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홍릉숲의 최장수 나무이자 산증인이다.
프로그램이 마무리 되면서 홍릉숲을 구석구석 모두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주말에 다시 방문해서 자유롭게 탐방하는 시간을 뒤로 하고 마무리 한다. 숲길 탐방을 하기 위해서는 꼭 참고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올해는 기온이 낮아지면서 늦여름, 가을까지도 모기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한다. 가려움을 주는 동시에 질병을 옮기기도 하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팔, 긴바지를 착용하고, 모기퇴치제를 준비하면 야외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홍릉숲은 시민들에게 쉼과 여유로움을 선물하고, 학생들에게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장소이다. 힐링 산책길을 걸으면 청량함을 느낄 수 있고, 울창하고, 싱그러운 숲길의 흙을 밟으며 걸으면 머리를 어지럽히는 생각 또한 정리되는 느낌을 받는다.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시험림의 수목원별 식생을 살펴보니 홍릉숲의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었다. 덕분에 숲을 이해하고, 아끼고, 보호하는 건강한 도시숲의 가치와 보전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시간이었다. 자연의 향기, 흙냄새와 풀냄새 가득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기분까지 상쾌해지는 걷기 좋은 홍릉숲길을 추천한다.
50+시민기자단 김미선 기자 (yjwjws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