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따라 걷는 꽃길, 당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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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허겁지겁 바쁘게 살다 보면, 때로는 호젓이 머리 비우고 하염없이 걷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오래도록 걷다 보면 잡념들이 사라져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가벼워지며, 신선한 행복감이 밀려옴을 느낍니다. 당현천 물길 따라 걷는 꽃길은 이러한 '걷기의 즐거움'을 한껏 누릴 수 있는 힐링의 공간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자랑합니다!
필자가 사는 마을은 삼면이 수락산과 불암산에 둘러싸이고, 일면은 산에서 발원한 물들이 어우러져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는 당현천이 있습니다.
당현천(堂峴川)은 서울특별시 노원구 수락산에서 발원하여 상계동과 중계동의 경계를 흐르며 중랑천에 합류하는 지방하천입니다.
1983년 12월 하천 정비 계획이 수립되어 인공하천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하였으며, 2013년 6월 생태하천으로의 복원 공사가 완료되어 명실상부한 시민들의 힐링 공간이자 생태 하천으로 거듭나게 되었답니다.
예전에는 비가 올 때만 물이 흐르던 마른 하천인 건천(乾川)이었는데, 상계 전철역 부근에서 용출되는 지하수를 당현천으로 흘려보냄으로써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생태하천으로 변모하였습니다. 지금은 크고 작은 물고기들과 새들이 떼 지어 노닐고, 아이들은 물에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며 물을 즐기지요, 마치 깨끗한 산골 개울에서처럼...
여름날 당현천을 걷는 동안 쉽게 볼 수 있는 풍경들입니다.
물길 주변으로는 계절을 따라 야생 식물들과 들꽃들이 피어, 이곳을 즐기는 분들에게 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들꽃정원을 조성하고 있는 꽃들의 목록
올봄 재정비 사업으로 하천변에 27종의 다양한 꽃과 식물들로 꽃밭을 조성하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 있기 답답하기만 했던 시민들에게 산책을 하면서 힐링과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당현천 물길 주변을 꽃들과 꽃을 주제로 한 테마들로 참 예쁘게 가꾸어 놓았습니다.
당현천 꽃길의 하이라이트 '꽃폭포 정원'
당현천 꽃길의 홍일점 '꽃폭포 정원', 붉은 꽃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멋진 작품을 시작으로 꽃들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우리가 꽃 한 송이의 기적을 분명히 볼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전체가 바뀔 것이라고 어느 철학자는 말했답니다.
당현천 꽃길에는 꽃뿐만 아니라 여러 명언과 시들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그중 몇 가지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꽃이 거기 피어 있어도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하면
꽃의 주인은 내가 아니지요,
아무리 아름다운 계절도
그냥 지나치면
시간은 내 것이 아닙니다.
송정림 著 <사랑하는 이의 부탁> 中에서...
버려진 낡은 책상과 의자가
꽃을 담는 화수분으로 재탄생 했습니다.
꽃과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이 일상에 힐링이 됩니다.
- 책상 위에 펼친 꽃 -
버려진 바비큐 그릴에 꽃 요리를 합니다.
자갈 한 스푼, 흙 한 스푼 넣고 불을 피우면
꽃 익는 향기가 솔솔 피어납니다.
- 꽃 드세요 -
냉장고에 가득 꽃을 채우고.
모닥불에 활활 꽃을 피우고.
도시를 밝히던 광고판으로 만든 의자에 앉아
꽃을 바라보는 한적한 시간을 즐깁니다.
- 꽃피우는 시간 -
한가로운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다.
- 소크라테스 -
자전거에 꽃을 담고 훌쩍 떠나 봅니다.
페달을 힘껏 밟아 속도를 내면 꽃바람이 스칩니다.
잊고 싶지 않은 이 순간을 커다란 액자에 담아보세요.
- 꽃길을 달리는 자전거 -
버려진 드럼통, 구멍 난 손수레,
무거운 물건이 짓누르던 팔레트가
꽃을 담는 그릇으로 재탄생 했습니다.
꽃을 심으며 꿈도, 희망도, 사랑도 심어보세요.
- 꽃을 가꾸다, 나를 가꾸다 -
물길 따라 걷는 꽃길, 당현천 약 3킬로미터 구간을 사진 찍으며 이야기 담으며 거닐어 보았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꽃과 함께 걷기 좋은 힐링 길, 당현천 꽃길. 시간 내어 방문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50+시민기자단 유한진 기자 (sericolo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