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대이음단」 활동 현장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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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노년층의 디지털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0플러스세대로 구성된「디지털 세대이음단」을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는데요.
100명으로 구성된 「디지털 세대이음단」은 4개 그룹으로 나뉘어 그룹별로 지정된 교육장에서 4주 동안 16시간의 역량 강화 교육을 마치고, 7월 19일부터 서울시 노인복지시설 등 67개 기관에 배치되어, 11월 19일까지 약 4개월에 걸쳐 어르신 대상 디지털 강의 활동을 진행하게 됩니다.
▲「디지털 세대이음단」 수료식 -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디지털 세대이음단」 현장 활동이 1개월여 다 돼가는 8월 19일(목), 성북구에 위치한 ‘정릉실버복지센터’에 배정된 김수현 선생님의 강의 현장을 찾았습니다. 강의는 주 1회 회당 2시간씩 4주간 진행되는데, 목요일 오후 1시 수업에 참여하여 수강생 2명(평균연령 78세)과 함께 진행하는 수업도 보고, 수업 이후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1:1 맞춤형 스마트폰 수업 현장 스케치
▲ 맞춤형 스마트폰 수업 모습
「디지털 세대이음단」 ‘김수현 선생님’의 힘차고 거침없는 목소리와 함께 수업이 시작됩니다.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카카오톡 활용법”이 오늘의 학습 주제였습니다.
우선, 학습자용 교재(워크북)로 학습 진도를 나갔는데요. 학습자는 워크북을 천천히 따라 한 뒤,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실습을 하는 순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참고로 학습자 두 분이 부부여서 더욱 효과적이고 재미있게 수업이 진행됐습니다. 두 분이 각각 카카오톡(이하 ‘카톡’) 상대가 되어 카톡 창으로 들어가 소통의 대상으로 지정을 합니다. 그런 다음, 문자를 입력하는 곳 좌측 플러스(+) 표시에 들어가 각종 실습을 진행합니다.
▲ 카카오톡 사용법 교재 내용 일부 / 좌측 하단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우측과 같은 아이콘이 나온다.
김수현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카톡 수업은 조금 더 어르신에게 유용한 기능을 익힐 수 있도록 안내해 주셨어요. 두 분의 학습자분들도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았던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카톡음을 특정 지을 수 있다며, 방법을 알려주니 새로운 것을 알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부인은 남편의 카톡음을 사랑해~~ 라고 지정합니다. 그리고 Good Day 이모티콘을 남편분께 날립니다.
가족 간 단톡방도 만들어보네요. 조금 있으니 자녀들의 답 글이 올라옵니다. 채팅방 프로필도 바꿔봅니다. 자판 위에 있는 마이크 모양을 클릭하여 내 목소리가 문자로 변환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굳이 자판을 두드려 문자를 만들지 않아도, 내 음성만으로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렇게 카톡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짚어가며 설명하고, 실습하다 보니 어느새 정해진 2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참여자 선생님과의 인터뷰
Q : 두 분 선생님의 수업 진행 모습을 보니 능숙하게 스마트폰을 다루시는데, 어떤 비결이 있으신지요?
A : 평소에도 기기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편이어요.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것은 교육수준이 높다고 해서 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관심이 있어야 하고, 취미가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기기 조작에 두려움이 없어야 합니다. 기계는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내가 조작을 잘못하고 있으면 경고를 하게 되어 있어요. 경고하는 데로 따르면 됩니다.
Q : 이번 교육에 참여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요?
A : 스스로 내부의 기능들에 대해 익혀보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으니 자꾸 잊어버려요.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스마트폰 교육도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매번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는 것이 좋아요.
Q : 이전에 받으신 교육과 어떤 점이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A : 먼젓번은 열댓 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수준도 다 제각각이고, 그러다 보니 잘 모르는 사람 때문에 진도가 잘 안 나갔어요. 이번에 하는 수업은 1:2 맞춤식 수업이라 대화하기도 쉽고, 직접 하나하나 짚어가며 가르쳐주니 가정교사 수업을 받는 것처럼 집중도 되고 아주 만족스러워요.
김수현 선생님과의 인터뷰
Q : 이전부터 디지털 관련 강의 경력이나 경험이 있으셨나요?
A : 저도 디지털 쪽에는 거의 문외한에 가까웠어요. 평소에도 답답한 것이 많았는데, 올해 생산성본부에서 실시하는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요. 교육을 마치고, <디지털 배움터>에서 강사와 서포터즈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 서포터즈에 지원했고, 「디지털 세대이음단」에서도 강사를 모집하여 지원했는데, 두 군데 모두 합격한 거예요. 예전에는 종이접기 강사로 20여 년 활동했어요.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활동을 접었는데, 또 다른 기회가 제게 주어진 셈이죠.
Q : 「디지털 세대이음단」 의 수업 진행 방식을 간략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A : 강사가 학습자의 필요와 요구를 파악하여 맞춤 수업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수업의 핵심입니다. ‘학습 주제를 선택하는 주체가 학습자’라는 것이죠. 강사는 스마트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학습자가 일상에서 어떤 불편함을 겪고 있는지를 소재로 대화를 나누고, 학습자가 자신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학습 주제로 선택하도록 합니다. 학습 주제가 선택 되면,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고령층의 디지털 이용 특성을 반영하여 개발한 ‘워크북’으로 먼저 학습해 봅니다. 그런 다음, 실제로 실행해 보는 과정으로 수업을 진행하죠.
Q : ‘워크북’의 활용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A : 수업 첫 시간에 학습자와 몇 마디 얘기해보면 대략 학습자의 수준이 파악 돼요. 디지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제작된 워크북은 학습자의 수준과 그날의 진도에 맞춰 내용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추가적으로 필요한 내용은 강사가 기존 교재에 내용을 추가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Q : 수업을 진행하시면서 느끼는 보람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A : 오늘 어르신 한 분은 코로나 예방접종으로 수업에 참석하실 수 없다고 하셨는데 나오셨더라구요! 처음 얼마 동안은 수동적인 자세였으나, 시간이 지나며 얼마나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하셨는지 보셨죠? 아픈 것도 잊고, 수업에 푹 빠지신 거죠. ‘오늘 와서, 새로운 것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했습니다.’ 라는 말씀을 남기고 집에 가실 때, 사소하지만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전반 수업에서는 한 분이 보청기를 빠뜨리고 오셔서 수업에 지장이 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행정실로 가서 A4용지와 매직펜을 가지고 와서 매직으로 쓰면서 교육을 진행했어요. 이렇게 한 분 한 분 불편하신 것을 해결해 드리며 수업 외적으로 챙겨드릴 수 있다는 것도 보람이라 생각하구요. ‘우리 엄마한테도 이렇게 챙겨드렸나?’라는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기회도 되는 것 같다며, 그런 것도 보람이라면 보람인 것 같네요. 참여자 선생님들의 말씀을 귀담아 들어주고, 호응해 드리니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Q : 동년배 50+세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세요?
A : 제가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모습을 아들이 무척 좋아하고, 응원해줘서 힘이 나요. 꿈이 여기서 머물지 않고, 계속해서 꿈을 실현해 나가고 싶어요. 그런 점에서 저는 저 같은 50+세대들에게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운영하는 「50+포털」 사이트를 수시로 모니터링 하는 것을 권하고 싶어요. 수시로 변화하는 현상들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장을 만날 수 있다고 봅니다. 마냥 수줍기만 했던 제 성격이 긍정적, 적극적 마인드로 변화되어 적극적으로 앞에 나서다 보니, 또 다른 ‘디지털 강사’로의 길도 열린 것 같아 좋아요.
「디지털 세대이음단」 활동 현장 취재를 마치며
「디지털 세대이음단」 활동에 참여하시는 50+세대 선생님들도 불과 얼마 전까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자식들에게 물어보면 시원한 답을 얻지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처럼 본인들이 직접 경험해 봤기에 노년층의 불편함을 누구보다 잘 공감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중에 겪는 불편함을 세심하게 들어주고, 그들이 알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무엇보다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이분들은 노년의 삶에 대한 공감과 존중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도 잘 이해하고 있었고, 디지털의 그림자를 적극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세대 이음의 주인공이라는 사명감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디지털을 매개로 세대 간의 이음활동을 통해 자신의 꿈도 실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았습니다. 본 취재 활동을 통해, 50+세대의 「디지털 세대이음단」 활동이 노년층의 디지털 격차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50+세대가 본 사업에 참여하여 본인의 꿈의 실현은 물론, ‘전 국민 디지털 소외 계층 없는 사회 만들기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디지털로 세대를 잇고 사회공헌 활동의 보람도 함께 느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50+시민기자단 구세완 기자 (swkoo02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