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태어난 빈집, 서머하우스'

용화해변 마을, 버려진 공간을 새롭게 리모델링해

‘서머하우스’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한 정성은 대표를 소개합니다.


"버려진 공간의 새로운 가치창조" 

 

예쁜 바다를 찾아 여행하는 것을 즐기던 정성은 대표는

가장 좋아하는 용화 해변 인근의 빈집을 발견하고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했다.

그는 <점프업 5060>의 창업팀을 ‘밑에서부터의 도시재생’을 시도하는 용병들이라고 지칭하며

공공과 민간이 함께 지역을 활성화하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제안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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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

안녕하세요, 컴퓨터 공학과 토목공학을 공부한 정성은입니다. 작년 6월, 아름다운 용화해변길의 빈집을 고친 ‘서머하우스’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했어요.

 

Q. <점프업 5060>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건축사 친구와 함께 용화해변길에 왔다가 빈집을 발견했어요. ‘쓰려면 써봐라’ 하는 말에 살 수 있을 만큼만 고쳐보았는데, 놀러 온 지인들이 <점프업 5060>에 지원해보라고 제안해줘서 참여하게 됐죠. 지인이 창업지원센터에서 컨설팅하시는 분이라 이런 쪽으로 정보가 빠삭하거든요.

Q. 낙후된 빈집을 활용하셨는데, 어떤 도시재생 목표가 있으신가요? 

삼척은 인구가 6만 정도인데, 여기서 인구가 더 줄어들면 ‘시’에서 ‘군’으로 떨어져요. 소위 ‘인구절벽’ 상태라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외부 인구가 유입되는 수밖에 없는데, 여름철 관광객만으로는 한계가 있잖아요. 저는 귀촌을 유도할 수 있는 아이템, 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지역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들면 좋겠다 싶었어요.

시에서는 ‘배를 타라’고 하더라고요. 귀어(歸漁)를 하라는 뜻인데, 저처럼 서울에서 펜대 잡던 사람이 갑자기 농업/어업을 시도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거든요. 삼척에 유입된 귀촌인이 버려진 빈집 자원을 활용해 접근하는 방식이 더 좋겠다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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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삼척에서 창업을 시도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용화마을만의 매력이 궁금하네요.

처음에는 그저 예쁜 마을에 있는 친구들과의 아지트 정도로 시작을 했어요. 머물다 보니 지역에 대해서도 더 알아가게 된 거고요. 원래 바다를 좋아하는데, 제가 보기에 용화 해변만큼 예쁜 곳은 없더라고요. 용화는 서핑 인구가 1년에 100만 명이나 되는 서퍼들의 성지인데, 인근의 장호항이 홍보는 더 잘 되어있어요. 장호항은 청년회가 활성화된 반면, 용화는 노인회가 주축이 되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온라인 접근성을 높여서 다채로운 홍보가 필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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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변에 민박과 펜션이 많던데 ‘서머하우스’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전반적으로 이곳의 임대업은 7~8월 극성수기에 반짝 수입을 벌다 보니 바가지요금에 대한 투숙객의 불만도 더러 생기는 것 같아요. 저는 빈집의 저렴한 임차료를 확보해 합리적인 숙박비를 책정하고, 주변 문화자원들을 연계하려고 했어요. 주변 서핑 숍과 협력해서 서머하우스 숙박객이 가면 할인을 해준다거나, 작은 골프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하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지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이번에 친해진 점프업 동기 류정화 대표와도 ‘우리는 힙한 구멍가게를 하자’ 얘기한 적이 있는데. 돈이 없다고 문화를 못 즐기는 게 아니거든요. 레트로한 공간에서 느린 여유와 소소한 취미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서머하우스의 매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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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실제 투숙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네요. 어떤 피드백들이 있었나요?

서머하우스는 중개 플랫폼 중 에어비앤비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시범 운영을 하는 한 달간 평가가 좋아서 ‘슈퍼호스트’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어요. 주로 소박한 쉼과 빈티지한 매력을 원하는 젊은 층이 찾아오는 편이고, 모녀가 단둘이 묵고 가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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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비거주 지역에서 공간 재생을 하시다 보니 어려운 점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점프업 5060>에서 처음 사람들과 모였을 때 밑에서부터의 도시재생을 해보자, 하고 의기투합을 했었어요. 제 사업 같은 경우는 ‘어촌 지역에서 빈집을 활용해 지역 활성화를 한다’라고 요약할 수 있을 텐데요. 진행해보니 법제적으로 추진이 어려운 측면이 많더라고요. 빈집은 미등기주택인 경우가 대다수고, 사람이 살지 않는데도 몇 대에 걸친 상속으로 집주인이 10명 가까이 되는 집들도 있어요. 빈집을 활용하려고 해도 누구와 이야기하고 거래를 해야 하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거죠.

지자체의 도움을 받는 것도 여의치는 않았어요. 농어촌 민박은 ‘농어촌과’에, 집에 관한 건 ‘건축과’에, 도시재생은 ‘도시재생과’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소통의 교집합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사실 성과보고회 때 LH 평가위원께서도 제 아이템은 개인 혼자서만 추진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조언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정부와 지자체에서 직접 빈집을 매입하고, 민간과의 매칭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좀 더 숨이 트이지 않을까 싶어요.

Q. 밑에서부터의 도시재생도 말씀해주셨는데, 현실적으로 부딪쳐보니 공공에서 주도하는 게 낫다는 의미일까요?

공공이 앞에서 끌고 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고요. 다만 밑에서 도시재생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선행 작업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제 관점에서 <점프업 5060>은, 개인이 각 지역에서 도시재생을 시도해볼 수 있도록 교육과 비용을 지원하면서, 저희를 일종의 전투 용병으로 풀어놓는 사업이라고 보거든요. (웃음)

그런데 싸워보려고 했더니 현실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벽이 너무 높은 거예요. 민간에서 손댈 수 없는 법이나 규제적 측면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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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외지인으로서 지역에 가신 건데, 기존 주민들과 어떻게 소통해나가시는지도 궁금해요.

용화마을은 어르신들이 많아요. 처음엔 ‘쟤네는 뭐야’ 하는 반응이었죠. 큰 개들도 두 마리나 있다 보니 기겁하시는 분들도 있었고요. 우선 저희가 얻은 서머하우스의 집주인 분이 워낙 이곳 토박이 어르신이라, 잘 섞일 수 있도록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시기는 해요. 저희도 어르신께 감사한 게 많으니 어디 병원이라도 가시면 차로 모셔다드리거나, 잘 하려고 노력하고요. 마을 어르신들이 저희를 천천히 탐색하실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일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Q. <점프업 5060>에 참여하시면서 얻으신 성과나 도움이 되었던 지점은 무엇인가요?

유사 아이템을 가진 기업에 현장실습을 갔던 것도 큰 경험이고, 모르던 걸 알게 됐다는 게 가장 좋았죠. 힘들었지만 재밌었고, 온라인으로 교육이 진행돼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참여할 수 있었어요. 오프라인이었으면 금세 나가떨어졌을 것 같거든요. 그러고 보면 창업 교육 시 온라인 활용법을 더 알려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야 전공도 컴퓨터 공학이고, 프레젠테이션도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지만, 컴퓨터 활용이나 발표에 익숙지 않아서 어려워했던 동기분들도 있었거든요. 홈페이지 운영에 대한 최소 지식이나 sns 활용법, 사진 촬영법, 앱 개발 업체 선정 시 주의할 점과 같은 교육들도 있으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Q. 가까운 미래의 계획이나 최종 목표가 있으시다면요?

본래 1호점을 기점으로 2호점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었는데, 점프업 멘토님께서 우선은 현재 1호점을 더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을 제안해주셨어요. 그래서 1호점 옆의 땅을 빌려서 카페를 구성해볼 예정이고요. 비수기에는 서머하우스를 통째로 제공해서, ‘용화마을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을 운영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장기적으로, 쉽진 않겠지만 서머하우스의 두 개 모델(1, 2호점)을 정착시키고 나서 강원도 내 빈집들의 재생을 천천히 모색해나가고 싶어요.

 

Q. 끝으로 도시재생 창업을 준비하는 신중년 세대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점프업 5060>은 첫발을 떼기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젊을 때 학교나 취업을 걱정하는 것보다 지금 시기가 무언가를 결정하기 훨씬 망설여지거든요. 회사에 다니거나 오랫동안 해온 일을 접고 새로운 영역에 뛰어드는 거잖아요. 그 발걸음을 떼는 과정에 멘토님들이 큰 가이드가 돼주셨어요.

점프업 1기였던 선배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버티면 뭐라도 나온다’가 기억에 남아요. (웃음)

어렵게 느껴져도, 과정을 다 밟고 나면 분명한 그림이 나올 테니까. 도시재생 창업의 첫걸음은 꼭 <점프업 5060>에서 시작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