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요리해 먹으며 고독을 방지한다
독신 고령자가 혼밥을 계속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역의 시니어들이 함께 모여 요리를 하고, 또 완성된 음식을 먹으면서 서로 교류를 하여 고립을 막자는 모임이 있어 소개한다.
베테랑 주부도 요리가 처음인 남성도 만족
코로나 사태 전의 ’시니어 식당‘의 활동 모습
작년 봄까지만 해도 치바현 나가레야마시의 공민관에 밝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니어들이 식사를 함께 만들어 먹는 ‘시니어 식당’의 회원들이 모임의 좌우명(Motto)을 외치는 소리이다. “우물쭈물도 OK! 깜빡도 OK!”를 모두 힘차게 외치고 활동을 시작한다.
'시니어 식당'은 2017년 4월부터 시니어를 대상으로 거의 한 달에 한 번 개최되고 있었다.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참가비는 500엔(5천 원)이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2020년 2월, 자원봉사자 스태프를 포함해 23명(그 중의 남성은 5명)이 참가했다. 자원봉사자 역시 시니어들로 재료 장만과 조리 리더 역할을 분담한다. 이날 메뉴는 따끈따끈한 완탕국, 연어와 단무지 비빔밥, 사과 설탕 저림 등 세 가지이다. 세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세 가지 메뉴의 조리를 시작했다. 레시피 작성과 조리 지도를 담당하는 우루시자키 씨는 “간단하고, 집에서도 만들어 보고 싶고, 베테랑 주부에게도 새로운 ‘배움’이 되는 그런 레시피를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전원이 참가하는 조리 시간에는 떠들썩하다. 모임의 좌우명처럼 때로는 "깜빡"도 한다. 약한 불이라고 잘 보이지 않아 무심코 불을 세게 해버리거나, 음식 재료의 양이 사람에 따라 완전히 제각각이기도 하다. 그것이 또 웃음을 자아낸다. 요리 솜씨가 서툰 남성들도 주위 여성들의 지도를 받으며 맡은 일을 한다.
그룹에 따라, 단무지를 자르는 방법이나 음식을 담는 방법을 바꾸고, 다른 팀보다 맛있게 보이는 방법을 짜내는 등, 여럿이서 만드는 재미도 체험할 수 있다.
완성된 음식을 웃으면서 먹는 테시마 씨(79)는 매번 참가한다. “혼자 해 먹으면 늘 허전해요. 다 같이 웃으면서 해 먹으면 맛도 더 있고 더 잘 먹게 됩니다.”라고 말한다.
이치무라 씨(85)는 2년 전 지인의 권유로 참가했다. “재미도 있고, 또 함께 사는 손자에게 여기서 배운 걸로 저녁을 만들어 주면 좋아해요”라며 이치무라 씨는 눈을 가늘게 뜨며 웃는다.
‘시니어 식당’을 주관하는 비영리단체 부대표 마츠자와 씨(52)는 “고령자 지원이라 하면, 몸이 쇠약해진 분들을 지원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몸은 건강하고 자립한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는 독신 고령자도 많습니다. 그러한 분이 고립되지 않고, 음식과 교류를 통해 서로 의지하고 모두 함께 건강하게 지내시도록 돕고 싶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코로나 사태로 ‘시니어 식당’은 줌(Zoom)으로
코로나 사태 후, 온라인으로 ‘시니어 식당’에 참가하는 시니어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대로 사람이 모이는 활동이 제한되자 ‘시니어 식당’도 2020년 3월부터 활동을 중지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유대’를 유지하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그래서 올해 5월 21일, 온라인 화면상에 참가 회원의 얼굴들이 모두 나왔다. 화상회의 시스템 줌(Zoom)을 사용한 시니어 식당의 세 번째 활동 날이다. 시작 시간이 되었는데, 음성은 연결되지만, 자신의 얼굴을 좀처럼 화면에 담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 조언이 오가는 등 처음부터 떠들썩하다. 그래도 16명의 시니어 전원이 얼굴을 비칠 수 있어 모두 기뻐한다. 모임의 좌우명이 “우물쭈물도 OK! 깜빡도 OK!”이니 당황할 것도 없다.
실제로 모이는 것이 아니라서 함께 요리할 수는 없지만, 미리 '달걀 요리', '주먹밥' 등 '과제'를 정해 참가자들은 주제에 맞는 요리를 만들어 화면으로 보여주고, 먹으면서 수다를 떤다.
식사 후 노래를 다 같이 부르고 나서 근황 보고를 한다. 저마다 그동안 즐거웠던 일을 이야기한다. 때로는 얘기하다가 택배가 왔다고 화면에서 순간 사라지는 사람도 있어 그것이 또 웃음을 자아낸다. 1시간 반이 훌쩍 지나갔다.
“시니어가 고립되지 않게 하는 것이 모임의 목적이기 때문에, 모이지 않을 때야말로 무엇인가를 궁리해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작이 비교적 간단한 줌(Zoom)이라면 시니어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라고 마츠자와 씨(53)는 줌으로 활동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한다.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이젠 모두가 참여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시니어도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을 배워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출처: 마이니치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