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회사의 가상현실 연수원에 접속한 직장인 A씨는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수업도 듣고 동료들과 회의도 했다. 퇴근 후에는 쇼핑몰의 증강현실 앱을 통해 10분 만에 신발 30개를 가상으로 신어 보고 그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랐다. 밤에는 가상 소셜 커뮤니티에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얼마 전 아바타에 정착한 구찌 핸드백이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 이후 주목받는 '메타버스(Metaverse)' 환경 속에서 변화할 미래의 일상을 묘사해보았다. 최근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대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열기가 뜨거운 데는 거대한 변화를 이끌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메타버스, 과연 그 의미는 무엇이며 향후의 흐름과 주목할 투자 대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기존의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이 시각, 청각, 촉각 등 감각의 구현에 국한된 개념이었다면, 메타버스는 그런 감각의 구현에 더해 현실 세계 같은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이런 메타버스의 성장 배경으로는 우선 통신 인프라의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화를 들 수 있다. 물론 과거 4G 시절에도 VR, AR은 존재했지만, 제한적으로만 구현할 수 있었는데 5G가 사용화되면서 해상도와 구현 속도가 크게 개선되었다. 향후 6G 환경에서는 원격 수술이나 홀로그램 3차원 회의 같은 영화 속 모습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전문가들은 2030년 이내에 6G가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는 요인이 되었다.

예상치 못한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메타버스를 통한 언택트 라이프가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비대해진 도시화의 부작용을 경감하고 기후 변화에 대한 탄소저감 등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도 메타버스 산업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메타버스 산업의 향후 전망과 발전 방향

앞에서 본 것처럼 메타버스 산업이 주목받게 된 데에 코로나19가 큰 영향을 끼쳤다면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는 이에 대한 관심과 성장세도 꺾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메타버스는 우리의 생활 스타일, 경제활동, 그리고 사회 구조를 완전히 바꿀 메가트렌드가 될 잠재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개인 생활 측면을 살펴보면 게임, 관광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이미 메타버스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0대의 절반 이상이 SNS 기반의 플랫폼에서 아바타를 통해 놀이, 업무, 소비,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향후 시스템이 고도화하면 보다 높은 정확성과 안정성을 필요로 하는 교육이나 사무 업무 등으로 영역이 빠르게 확장될 것이다. 또한 기업의 생산, 공급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유발할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고도화한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거의 완벽한 공장 자동화와 무인화가 실현될 것이다. 모든 기기와 환경을 3차원 형태로 시각화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원격 제어 및 유지 보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제어, 유지, 보수 인력의 최소화와 비상주화로 비용 절감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정부, 공공 측면에서도 민원 업무를 보다 빠르게 원격으로 처리하거나 공공시설을 더욱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이 점차 활성화될 것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전국에 흩어진 공공 기관들 간의 물리적 제약을 국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국회나 행정 부처의 업무 중 일부를 가상 공간 형태로 구현하자는 메타버스 정부 시스템 구축도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을 바꿀 메타버스 산업은 향후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약 460억 달러(약 54조원) 수준인데,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2025년에 약 2,800억 달러(약 329조원)로 6배 가량, 글로벌 기업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30년에 약 1조5,400억 달러(약 1810조원)로 3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초저금리와 경기 불안에 대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메타버스 산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주목할 메타버스 테마 투자 대상 주식/펀드/ETF

국내 금융 기관이 투자 또는 추천하는 섹터별 대표 기업

앞서 언급한 이유로 인해 최근 메타버스 테마 기업의 상장과 간접 투자 상품의 출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1년 3월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가 상장되었고, 6월에는 메타버스 테마 ETF가 세계 최초로 상장되었다. 국내에서도 6월에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메타버스 테마 펀드를 각각 출시한데 이어 다른 운용사도 관련 펀드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추세다.

메타버스 테마는 크게 ① 인프라 ② 디바이스 ③ 소프트웨어/콘텐츠 ④ 플랫폼으로 섹터화할 수 있다. 인프라 섹터는 메타버스 산업 확장의 선행 조건이라 할 수 있는데, 대용량 데이터를 지연 없이 처리하는 동시에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5G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그리고 이를 구현하는 통신 설비 및 데이터 센터 장비 제조업체가 해당한다.

디바이스 섹터는 높은 성장성 때문에 많은 투자자에게 주목받고 있다. 현재는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제한된 3D 형태의 메타버스를 경험하는 중이지만, 향후 플랫폼/콘텐츠가 고도화할수록 4D 기반의 VR, AR을 느낄 수 있는 안경이나 헤드셋, 장갑 같은 디바이스 개발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일단 VR 기가가 기존의 어지럼증 같은 불편을 해소하고 경량화, 대중화한다면 시장은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이다.

소프트웨어, 콘텐츠 섹터는 구조적으로 구현 가능한 플랫폼과 디바이스의 제약을 받게 되어 있다. 현재는 유저의 몰입도가 높은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에 집중되어 있지만, 향후 플랫폼과 디바이스가 고도화하면 교육, 유통, 패션, 광고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시장이 커질 때 더욱 큰 폭의 실적 증대가 가대되는 이유다.

플랫폼 섹터는 메타버스의 밸류 체인의 핵심으로, 이것이 먼저 고도화되어야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활성화하고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 플랫폼 구축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위 시간당 참여 인원이 많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많은 투자와 기술 개발이 뒤따라야 하는 만큼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대기업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투자 시 유의할 점

다만 높은 성장 잠재력과 기대수익률을 가진 메타버스 산업이라도 투자 이면에 있는 리스크 요인은 간과할 수 없다. 우선 현재는 산업 영역이 게임, SNS,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한정되어 있으며 앞서 살펴본 것들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 고도화 및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또 사업 영역이 메타버스 섹터에 특화된 기업은 막대한 초기 투자와 출혈 경쟁 등으로 인해 아직 수익성이 안정화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로블록스는 상장 후 첫 실적 발표에서 예상보다 큰 적자를 기록했고, 유니티소프트웨어도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적자를 냈다. 이로 인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도 최근 가격 조정을 보였다.

덧붙여 메타버스 산업은 본격적인 확장의 전 단계의 있는 만큼 아직은 산업의 헤게모니를 누가 차지하고 반대로 도태되어 사라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따라서 높은 가격 변동성에 대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장기 투자로 접근하고, 또한 특정 기업의 종목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섹터별로 다양한 대표 종목을 나누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없다. 펀드나 ETF 같은 간접 투자 상품도 고려할 만한 대안이다.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KB골든라이프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