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민주 사진. 고석운 장소. 하라두
쌀쌀해진 날씨 탓에 기분이 싱숭생숭해지는 요즘. 얼어붙은 마음을 감싸 안아줄 무언가가 필요할 때, 포근한 털실의 온기가 나를 위로한다.
지그재그 엮기만 하면 완성되는 위빙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11월은 한 해를 되돌아보기 좋은 계절이다. 활기차고 역동적이었던 봄·여름을 지나 차분하게 무언가에 집중하고 싶을 때, 위빙과 함께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위빙이란 경사라 불리는 ‘세로실’과 위사라 불리는 ‘가로실’을 베틀에 엮어서 직물을 짜는 것을 말한다. 베틀 위에 뼈대로 세로실을 엮은 뒤 공간 사이로 가로실을 엮어 직물을 만들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색깔과 패턴을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위빙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 있을 정도로 기계의 구조와 원리가 단순해 누구나 즐기기 쉬운 취미활동이다. 양손을 움직이며 집중력을 발휘하다 보면 어느새 멋진 작품이 만들어지고 반복되는 작업이 계속되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위빙은 간단한 작업 방식만 익히면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무궁무진하게 표현할 수 있다. 주로 티 코스터, 액자, 행잉, 리스 등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기에 좋다. 실제로 실내에 행잉이나 러그가 있으면 흡음 효과도 있고 추운 겨울에는 실내 온도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타피스트리 월행잉 만들기
여러 가지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 ‘타피스트리’는 활용도가 높아서 원데이 클래스 수업으로 제격이다. 먼저 타피스트리 월행잉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실, 위빙 바늘, 위빙 콤, 베틀 등을 준비한다. 그다음은 자신이 그리고 싶은 디자인을 밑그림으로 그려 도안을 준비한다. 여기서 팁은 도안을 그냥 그리기보다는 색감을 어느 정도 생각해 놓으면 실을 고를 때 조금 수월하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위빙은 어떤 실을 사용하고 어떤 실을 믹스하냐에 따라 모양이 많이 다르게 연출되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실을 골라 놓고 가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타피스트리 월행잉은 평직·수막 기법으로 작업된다. 이 기법은 위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기법으로 평직으로 짜인 실에서는 심플한 느낌을, 수막 기법으로 짜인 실에서는 포인트를 줄 수 있다. 먼저 평직 기법은 세로실의 위, 아래를 반복하며 가로실을 낀 바늘을 교차시킨 뒤 끝부분을 5cm 정도 남긴다. 둘째 줄은 첫째 줄과 반대로 바늘을 아래, 위를 반복해서 교차시킨다. 다만 실을 잡아당길 경우 모양이 흐트러질 수도 있으니 포물선을 그리듯 교차시키고 중간에 위빙 콤으로 실을 쓸어내려준다.
아울러 수막 기법은 세로실 3줄 가격으로 작업한다.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시작하고 실 끝은 5cm를 남겨둔다. 이후 가로실을 낀 바늘을 세로실 3줄 가고 밖에서 안으로 1줄 돌아오고를 반복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실이 끝까지 간 다음 둘째 줄부터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동일한 방식을 반복한다. 이 작업을 끝까지 한 다음 실을 뒤로 돌려 남은 실을 정리해 준다.
위빙에서 쓰이는 실과 소재
1. 면사
목화를 가공하여 만든 실이다. 꼬임의 가닥수에 따라 12합, 16합, 18합 등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튼튼해서 세로실로 많이 사용된다.
2. 램스울
어린 양에게서 처음 얻어지는 부드러운 털을 주원료로 한 실이다. 가늘고 포근하며 어른 양의 털보다 약한 소재다.
3. 특수사
금색, 은색 등의 특수한 색상의 실이나 레이스, 스판 등 독특한 종류의 소재로 만든 실이다. 작품에 포인트를 줄 때 유용하다.
4. 양모
100% 양모 혹은 아크릴이 섞인 양모를 염색한 실이다. 폭신한 촉감이 특징이며 위빙에서는 수막기법에 많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