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금강불괴(金剛不壞)]
-
금강석처럼 단단하여 부서지지 않는 몸으로, 원적(圓寂) 후에도 몸이 썩지 않을 정도로 수행의 경지가 최고에 이른 불신, 금강불괴(金剛不壞)다. 무협지의 초절정 고수를 이르는 말로 대선판에 소환되기 했었다.
스포츠에서는 부상을 자주 당하는 선수를 가리켜 유리 몸이라고 비유하는 데 반해 금강불괴 투혼은 어떤 것에도 파괴되지 않는 신체와 정신으로 쉬지 않고 경기에 나가는 혹사를 당하고도 멀쩡히 잘 뛰는 맷집과 몸 관리의 달인을 말한다. 그래서 역경과 고난이 엄습해 와도 질경이처럼 다시 살아난 금강불괴 화신들이 유독 스포츠계에는 많다.
미국 프로서버 베서니 해밀턴(Bethany Hamilton)은 상어에게 물려 팔이 잘린 뒤에도 서핑을 계속한 이력으로 유명하고 에이미 멀린스(Aimee Mullins)는 두 다리의 종아리뼈가 없는 「비골 무형성」이라는 선천적 장애를 이겨내고 패럴림픽 등 각종 대회에서 기록을 세우고 모델과 배우 등으로 활약하여 미 주간지 피플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최근 충북 단양에서 열린 WBC(World Body Classic) 피트니스 대회에서 비장애인과 경쟁 끝에 3관왕에 오른 외팔 피트니스 모델 김나윤 씨도 「두 팔을 가졌을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을 끌어안을 수 있는 기회」라며 감동을 줬다. 사람들은 자신의 취약성을 약점이나 단점으로 생각하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감추려 하지만, 이를 인정하고 드러내는 용기를 가질 때 비로소 긍정적인 변화와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자신의 생존이 위태로워질 때 사력을 다해 마지막 꽃을 피우는 대나무처럼 두려움과 불안(Angst) 속에 꽃을 내는(Blüte) 앙스트블뤼테(Angstblüte) 그래서 니체는 「우상의 황혼 또는 사람은 망치를 들고 어떻게 철학 하는가?」(1889)에서 “Aus der Kriegsschule des Lebens. - Was mich nicht umbringt, macht mich stärker.” 전쟁 같은 삶의 학교로부터 -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고 했다.
금강불괴에는 무엇이든지 베어버리는 칼(神劍)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막는 방패(盾) 앞에 무엇이든지 뚫는 창(矛)이 있으니 모순(矛盾)덩어리다. 잘 익은 50+, 중년은 MZ세대 청년보다 내공이 깊다. 금강(金剛)은 아니 될지언정 동강(銅剛), 운이 좋으면 은강(銀剛)도 될 수 있다. 관건은 두 가지다. 나이가 들수록 내 주장 대신 반성하고 마음을 비우는 청정한 심정.
공자는 사람에게 잘못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 잘못을 고치는 개과(改過)를 중시했다.
「옹야(雍也)」에서 공자는 죽은 제자 안연(顔淵)을 칭찬하면서 그의 「불천노(不遷怒) 불이과(不貳過)」를 언급했다. 안연은 평소 노여움을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았고 잘못을 두 번 거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학이(學而)」에서 공자는「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하라고 했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라는 뜻이니, 잘못을 저지른 사실을 깨닫는다면 지체 없이 고치라고 권한 것이다. 기독교에서 자주 쓰는「회개」라는 말도 그의 어원은 헬라어로「메타노이아(Metanoia)」 즉 돌아보기, 달리 생각하기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회심의 가장 중요한 단서는 바로 이「돌아감」이다.
▲ 넘치는 것을 경계하는 잔, 「계영배(戒盈杯)」
젊은 날 아날로그식 경험과 고집을 버리지 않으니「라떼」에「꼴통」 소리를 듣는다. 노자의 도덕경(15장)에는 “保此道者 不欲盈(보차도자 불욕영)”, 도를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채우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넘치는 것을 경계하는 잔-「계영배(戒盈杯)」를 연상하는 문장이다. 욕심으로 새로 채우려 하지 않으니 바랄 것이 없고 부족(不足)함이 없으니 만족(滿足)이다. 텅 빈 곳에는 오직 배움과 나눔이 충만할 뿐이다. 살아보니 그렇다.「젊어서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늙는다」 프랑스 작가 폴 부르제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