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문화읽기
[도서]
태산 같은 아버지와 꽃 같은 어머니가 만나 피워낸 사랑 이야기 <백년부부> 지아오 보 저·펄북스
부모의 모습을 30년 동안 카메라에 담아온 중국의 사진작가 지아오 보(焦波)의 포토에세이다.
저자는 하루하루 늙어가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했고, 카메라와 캠코더만이 그들의 생생한 모습을 남기는 방법이라는 생각에 오랜 세월에 걸쳐 부모의 모습을 찍었다. 부모와 가족, 고향집 앞마당과 마을 사람들 모습에는 아들의 사랑과 그 시대의 정취가 담겨 있다.
중국과 한국에서 1999년 초판 발행 이후 2006년에 이어 10년 만에 세 번째 출간했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 “이 책이 다시 한국 독자와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마 부모 세대에 대한 감정이 같기 때문일 것이다. 그 마음이 한국과 중국의 모든 이들을 이어주는 강한 끈이 되었다”며 “세상 어느 곳이든 부모는 자식을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랑하고 헌신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감정은 그 무엇으로도 끊을 수 없을 만큼 숭고하고,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이어질 것이다”라고 한국 독자를 위한 소감을 적었다.
책을 보면 중국 산둥(山東) 노부부의 삶이지만 우리네 이야기와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얼굴도 모르고 만나 결혼해 자식들을 낳고, 가난과 무지로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기도 하고, 남은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 갖은 고통을 묵묵히 이겨내는 그들의 인생은 우리 부모 세대의 모습과 닮았다. 아버지는 태산, 어머니는 꽃과 같다고 표현한 저자는 그토록 애틋한 부모님을 떠나보내고 한동안 카메라를 들지 않았지만, “부모님을 바라보았던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렌즈에 담겠다”며 현재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나는 왜 영양제를 처방하는 의사가 되었나> 여에스더 저·메디치 미디어
영양이 건강의 기본이라고 믿는 의사, 여에스더의 신간이다. 저자는 영양제 무용론을 말하는 이들의 5가지 주장을 먼저 제시하고, 이것이 왜 잘못되었는지 짚어가며 우리가 영양제를 먹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역설한다. 환자들의 궁금증을 정리한 ‘Q&A 30’이 실려 있다.
<어떻게 늙을까> 다이애너 애실 저·뮤진트리
안드레도이치 출판사를 설립해 75세에 은퇴하기까지 수많은 세계적인 작가와 작품을 발굴했던 영국의 편집자 다이애너 애실이 90세에 쓴 회고록이다. 저자는 70세 이후에 있었던 몇 가지 사건을 통해 성·연애·결혼, 무신론과 죽음, 독서와 글쓰기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펫 닥터스> 펫 닥터스 제작팀·비타북스
반려동물 전문채널 스카이펫파크의 프로그램 <펫 닥터스> 시즌1, 시즌2에서 소개한 핵심 정보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수의사가 들려주는 전문지식은 물론 반려동물을 처음 맞이하는 방법부터 성장과 출산 그리고 노화와 장수 비법, 노령 동물의 3대 질병 등까지 아우른다.
‘그래 그래’ 스님의 행복을 부르는 메시지 <좋아 좋아> 승한 저·마음의숲
출가 전, 어둡고 아픈 나날을 보낸 승한 스님에게 용기와 행복을 준 ‘말’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좋은 말이 지닌 기운과 파동에 대해 언급하며, “좋아!”라고 말하면 좋아진다는 단순한 원리가 복잡하고 어려운 일들을 정말 좋아지게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Interview]
<좋아 좋아>의 저자 승한 스님
책을 펴낸 계기와 공유하려는 메시지
2년 전부터 매일 아침 BBS 불교방송 문자서비스를 통해 전달한 ‘승한스님의 행복을 여는 힐링편지’를 간추려 묶은 책입니다. 이 글들은 제가 누구를 힐링해주기 위해 보낸 편지라기보다는 젊은 날 많은 고통과 아픔을 겪었던 제 영혼의 치유를 위해 자신에게 보낸 글입니다. 저처럼 힘들고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계시는 분들과 함께 그 아픔을 나눔으로써 치유의 길로 더불어 가고 싶었습니다.
출가 전, 알코올중독과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는데, 이를 극복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된 것
일차적으로는 병원과 약물치료의 도움이 컸습니다. 그러나 더 큰 치유는 영혼과 마음의 평온함으로부터 왔습니다. 명상과 마음 수행을 통한 영혼과 마음의 변화였습니다. 이것을 깨달음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이러한 변화의 끈을 놓치지 않고 계속 실천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루하루에 살자’ ‘먼저 할 일을 먼저 하자’ ‘나도 살고 남도 살자’ 등 이번에 펴낸 책 맨 뒤에 실린 ‘행복한 삶을 위한 나의 108계명’이 그것입니다.
‘행복을 여는 힐링편지’를 하며 기억에 남는 이야기
알코올중독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구제불능 선고를 받고 강제로 퇴원한 40대 후반의 알코올중독자를 치유의 길로 인도한 일입니다. 북한산 중흥사에 상주하고 있을 때 1년 가까이 함께 생활하며 제가 경험한 알코올중독 치유의 경험을 들려주고 실천하도록 함으로써 술에서 벗어나게 한 것입니다. 현재 3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술을 잘 끊고 있습니다.
“인생은 상황의 몫이 아니라 해석의 몫입니다”라고 했는데,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면?
한마디로 인식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러나(But) 묘약’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긍정적인 상황보다는 부정적인 상황에 훨씬 더 많이 처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영어를 못할까?” “나는 왜 이렇게 업무처리를 못 할까?”하고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럴 때마다 상황 뒤에 ‘그러나’를 붙여버리면 내 마음은 물론 상황도 긍정적으로 변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왜 이렇게 영어를 못할까? 그러나 수학은 잘하지” “나는 왜 이렇게 업무처리를 못 할까? 그러나 직장 분위기 하나는 잘 잡지”하고 ‘그러나’를 붙이는 것입니다. 단, 긍정적인 상황 다음에는 ‘그러나 묘약’을 쓰면 절대로 안 됩니다.
“생각은 ‘원수’가 되기도 하고, ‘은혜’가 되기도 한다”는 이야기에 대해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같은 상황이라도 ‘보는 상황(받아들이는 상황)’에 따라 그 상황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 상황이 나에게 긍정의 힘을 주기도 하고 마이너스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말입니다. 인식의 전환이 중요한 것은 그 때문입니다. 무슨 일이든 혹은 무슨 상황이든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땐 항상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대부분의 ‘원수’는 ‘은혜’로 바뀝니다.
중장년 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한마디
“그래 그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그래.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말속엔 내 의사보다는 상대방의 의사를 더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나이 들수록 자신의 주장과 신념이 더 완고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럴수록 상대방의 의견을 더 존중하고 먼저 받아들이면 배우자는 물론 성년이 된 자녀와의 관계도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그것이 행복한 삶의 요체이기도 합니다.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