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휴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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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건 사진을 찍게 만드는 일종의 엔진이 됩니다.
따뜻한 빛과 피사체가 균형을 이루는 순간 본능적으로 셔터를 누릅니다.
언제나 새로운 촬영 장소에 도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리라는 기대를 합니다.”
아날로그의 낭만을 사랑하는 스페인 사진작가 YOSIGO 요시고(본명은 Jose Javier Serrano)의 말이다.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 「요시고 사진전: 따뜻한 휴일의 기록」첫 국내 전이 개최되고 있다. 푸른 지중해를 둘러싼 유럽의 휴양지부터 우리가 쉽게 가보지 못한 고급 휴양지 마이애미, 두바이, 부다페스트 등 세계 여러 여행지를 기록한 350여 점의 사진들을 건축, 다큐멘터리, 풍경 세 가지 섹션으로 구분하여 전시하고 있다.
영감의 원천인 「빛」을 다루는 세밀한 작업부터 세계 여러 도시에서 진행된 스케일 큰 작업까지 다루는 작가의 넓은 스펙트럼이 관람 포인트다. 「요시고 사진전: 따뜻한 휴일의 기록」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며 깊은 울림을 되새길 소중한 기회를 선물할 것이다.
작가는 오늘날 우리 모두 사진작가라고 말하기에, 전시는 작가가 작품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그의 삶과 가치관에 배어 있는 따뜻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요시고는 평범한 풍경과 장소를 부드러운 색감과 정갈한 프레임으로 담아낸 사진들로 그만의 예술적인 표현을 구축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시작했던 SNS 계정에 전 세계 사람들이 몰리며 인지도를 얻기 시작해 킨포크, 비트라, 잭 다니엘 등 글로벌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는 유명 아티스트다.
PART 1. ARCHITECTURE(건축)
PART 1에서는 건축 사진에 나타나는 고유의 사진 기법과 스타일을 조망한다. “Light & Shade」는 영감의 원천인 「빛」이 건축물에 따라 따뜻한 색과 온도를 입힌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Symmetry & Geometry」는 대칭적 구도와 기하학적 요소의 사용으로 작가의 그래픽 디자인적 취향이 담긴 정갈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PART 2. DOCUMENTARY(기록)
PART 2는 사진의 다큐멘터리적 요소, 즉「현실의 기록」을 소개한다. 작가에게 사진은 표현의 도구이며, 사진의 대상을 찾아가는 것은 사진을 찍게 하는 엔진이다. 「Explore the World」는 자유로운 여행자가 되어 작가가 새로운 지역과 문화를 경험하며 기록한 여행 사진을 모았다.
「Riu Avall」(리우 아발)은 바르셀로나의 료브레가트 강을 따라 탐험하며 죽어가는 강과 그 주변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담고 있다.「Riu Avall」은 「downriver」,「강 하류의」라는 뜻으로 바르셀로나를 가로질러 지중해에 닿아 사라지는 료브레가트(EI Llobreat) 강의 흐름과 악화를 다룬 프로젝트로 요시고 자신을 둘러싼 영토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요시고는 리우 아발을 통해 바르셀로나 두 개의 강 중에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역을 가로질러 지중해에 이르는 큰 강줄기인 료브레가트 강을 따라 들어선 산업단지들이 지역 경제의 중심이 되면서 현대산업의 큰 변화 속에서 지역의 산업과 오염의 정도가 심각해지는 상황에 대해 경각심을 주고자 1년 반의 여정으로 수많은 촬영물을 통해 각종 폐기물로 오염된 강과 소금 광산의 쓰레기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집중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PART 3. LANDSCAPE(풍경)
PART 3에서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관광객의 관계를 독특한 시각적 언어로 표현한 작품을 소개한다. 요시고의 작품관은 해변, 바다 배경에서 가장 극명하게 보여진다. 「Tourism Landscape」는 풍경 사진에 담긴 철학과 관광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룬다.「Mediterranean Nostalgia」는 작가의 고향이자 가장 오래 찍은 장소인 산 세바스티안의 모습을 통해 지역 특유의 문화인 외로움과 노스탤지어를 전달한다.
요시고는 스페인 북부의 유명 관광 도시인 산 세바스티안에서 나고 자랐다. 이 때문인지 바다는 작가의 주요한 사진 배경으로 등장하여 가장 오랜 기간 아카이빙된 주제가 된다. 「풍경」섹션에서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관광객의 관계를 독특한 시각적 언어로 표현한 작품들을 다룬다.
마지막 존에서는 풍경 속 관광객들을 더 가까이에서 포착한 사진으로 지역 특유의 문화인 외로움과 노스탤지어를 느낄 수 있다.
산 세바스티안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다. 이곳에서 요시고는 처음으로 사진을 찍었고 밀물 때 물이 해안 아래로 아주 낮게 가라앉고, 모래알도 독특한 해수욕과 산책로의 높이가 많이 차이 나는 꼰차 해변(La Playa de la Concha)의 차별성 덕분에 해수욕을 즐기러 온 사람들을 찍을 수 있었다. 드론 없이 늘 전날과 다른 렌즈를 선택한 덕분에 같은 장소를 매번 다른 방식으로 촬영하는 새로움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따뜻한 휴일의 기억을 선사한다.
요시고는 풍경 사진을 찍을 때는 공간의 중요성을 나타내고 무게를 이해하기 위해 최대한 사람의 존재감이 없도록 찍는 것을 선호한다.「관광객들의 존재는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들을 막아버리고 풍경을 즐기기보다 놀러 왔다고 주변에 알리는 일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요시고 사진전: 따뜻한 휴일의 기록」을 통해 사진이 품고 있는 따뜻한 온도를 느끼며 팬데믹이 가져다준 피로와 갈증을 해소하고 내일을 향한 기대와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설레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50+시민기자단 유은숙 기자 (dlxhrhf@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