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문화읽기
[무대]
죽음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뮤지컬 <심청>
언젠가 찾아오는 죽음에 대한 절박함과 진솔한 사색이 담긴 작품이다. 효(孝)를 주제로 하는 ‘심청가’를 죽음이라는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심청처럼 제물로 팔려온 간난의 삶을 통해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최후를 맞이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공연 뮤지컬 <심청>
일정 5월 22일까지
장소 대학로 나온씨어터
연출 이수인 출연 송흥진, 박인지, 이두성, 신안진, 김승언 등
[Interview]
뮤지컬 <심청>의 이수인 연출
연출을 맡게 된 계기
이강백 작가는 오랫동안 설화 ‘심청’이 가진 철학적 이면을 고찰해왔다고 합니다. 고귀하고 당당하며 인간적인 죽음이란 어떤 것일까에 대한 작가 자신의 존재적 고민을 심청의 이야기에 담아내고 싶었나 봅니다. 자칫 무겁게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를 보다 풍성하고 음악적으로 풀어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저와 제 극단에 작품 제작을 제안했고 그 취지에 공감해 제작과 연출을 맡게 되었습니다.
동명의 작품들과 다른 점
이야기는 숱한 ‘심청’들을 물속에 밀어 넣은 선단의 선주와 아마도 마지막 ‘심청’이라고 할 수 있는 ‘간난’의 이야깁니다. 심청의 이야기와 맥락은 잇고 있지만 심청 이야기 자체는 아니지요.
작품이 담고 있는 ‘삶과 죽음’이라는 메시지에 대해
선주는 아주 부유하고 노회하지만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전전긍긍합니다. 반면에 억지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간난은 처음엔 크게 저항하고 거부하지만, 점차 스스로의 사색과 결단을 통해 당당하고 가치 있는 죽음의 길로 나아갑니다. 어떻게 죽느냐가 결국 삶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늘 옆에 있는 게 죽음이지만 우린 늘 죽음을 배제하고 삽니다.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머지않아 다가올 마지막을 아름답게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겠습니다. 저 역시 아직은 선주의 마음처럼 두렵고 황망합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중·장년 관객이 가장 공감할 만한 장면
제가 보기엔 모든 장면이 재미있고 공감할 만합니다. 굳이 콕 집어 하나만 선택한다면, 간난이 마지막 작별을 하면서 선주에게 ‘부디 건강하시오’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전 연습 중에도, 공연 중에도 그 대목을 볼 때마다 울컥 눈시울이 붉어지곤 합니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 자칫 무겁고 단조로울 수 있는 이야기를 풍성하고 리드미컬하게 보여주기 위해 애썼습니다. 라이브 연주와 구음, 아름다운 마임 등을 통해 시청각적 입체화를 꾀한 점도 주목해주시길 바랍니다.
어떤 이들에게 추천하는지
굳이 특정 부류의 관객을 겨냥한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중·장년 이상의 관객이라면 더욱 공감할 대목이 많을 것입니다. 삶과 죽음의 화두로 번민하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봄꽃처럼 화사한 중년의 로맨스 연극 <장수상회>
강제규 감독의 영화 <장수상회(2015)>가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영화에서 배우 박근형이 맡았던 까칠한 노신사 성칠 역에는 배우 백일섭과 이호재가, 윤여정이 연기한 꽃집 할머니 금님 역에는 배우 김지숙과 양금석이 더블캐스팅됐다. 공개된 1차 포스터에는 백일섭과 김지숙이 벚나무를 배경으로 손을 잡고 있는 모습과 함께 ‘나 봄 타는 겁니까?’라는 문구가 있어 노년 커플의 알콩달콩한 데이트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공연 연극 <장수상회>
일정 5월 5~29일
장소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연출 안경모 출연 백일섭, 이호재, 김지숙, 양금석, 한승도, 박정표 등
동치미처럼 친근하고 그리운 가족 이야기 창작연극 <동치미>
2009년 초연 이후 올해로 8년째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2014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대상 대상 및 특별상, 공로상, 인기상 등을 휩쓸었고, 지난 해에는 제14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연극상 수상에 이어 동명의 소설로도 출간하는 등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로 호응을 얻고 있다. 연극은 무뚝뚝한 아버지, 헌신적인 어머니, 철없지만 효심 깊은 삼남매의 평범하지만 애정 넘치는 모습을 통해 가족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한다.
공연 연극 <동치미>
일정 5월 19일~6월 12일
장소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연출 김용을 출연 김민정, 김진태, 박기선, 김계선, 마승지, 권영민 등
8090 마음을 위로하는 감성 주크박스 뮤지컬 <별이 빛나는 밤에>
1980~1990년대 별밤지기들의 추억과 감수성을 자극할 뮤지컬이다. 150분간 2막 12장으로 구성된 이번 무대에서는 ‘그대에게(무한궤도)’, ‘이 밤을 다시 한 번(조하문)’, ‘붉은 노을(이문세)’, ‘숙녀에게(변진섭)’ 등 그 시절 인기곡들을 즐길 수 있다. 당시 유행하던 나팔바지에 청재킷을 입고 노래하는 배우들의 모습도 인
상적이다.
공연 뮤지컬 <별이 빛나는 밤에>
일정 5월 7~15일
장소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연출 이종훈 출연 김바다, 이세준, 홍경민, 조권, 다나 등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