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문학관, ‘순결한 시인’ 동주의 숨결을 느끼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던 청년은 광복을 6개월 앞두고 고통 속에

생을 마감했다. 윤동주, 안타까움과 연민으로 기억되는 그의 숨결을 찾아갔다.

 

 

▲윤동주문학관 입구

 

 

윤동주는 1941년 24세가 되던 해, 연희전문학교 후배 정병욱과 종로구 누상동에 있는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약 4개월간 하숙을 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 시기에 윤 시인을 기억하게 하는 대표 시 ‘십자가’, ‘또 다른 고향’, ‘별 헤는 밤’, ‘서시’가 쓰였다. 이 인연으로 설립된 것이 인왕산 자락에 있는 ‘윤동주 문학관’이다. 더는 쓰이지 않는 수도 가압장 물탱크 두 개를 이용해 만들었다. 좁은 공간 안. 깊은 내적 의미를 이해하고 바라보면 문학관 자체가 윤동주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윤동주 문학관은 윤 시인의 생애를 따라가 보는 스토리텔링형 문학관이다. 유물 등을 나열해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간 안에 의미를 부여했다.

 

 

▲윤동주문학관 제1 전시실 내부

 

 

제1 전시실에는 윤 시인의 사진과 시(영인본) 등 각종 문서와 만주 북간도 명동촌 생가에서 가지고 온 우물 목판이 전시돼 있다. ‘창씨개명’을 하기 전 윤 시인이 쓴 ‘참회록’ 영인본 원고지에서는 일제 강점기 시인으로서 갈등이 고스란히 적힌 낙서도 찾을 수 있다.

 

제2 전시실과 제3 전시실은 공간 자체가 윤 시인이다. 열린 우물로 불리는 제2 전시실은 윤 시인의 ‘자화상’을 표현한 곳이다. 마치 우물 안에서 사내의 얼굴을 대하듯 하늘을 마주하면 윤 시인의 서글픈 얼굴이 그려진다.

 

 

 ▲열린 우물 위를 올려다보면 슬픈 사내의 얼굴을 마주할 것만 같다. 가압장으로 사용할 당시 물의 흔적이 마치

 우물과도 그 느낌을 같이 하고 있다.

 

 

 ▲닫힌 우물인 제3 전시실. 천장에 뚫린 작은 구멍 사이로 한 줄기 빛이 떨어진다.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 어두운

 방안에서 힘없이 쓰러져간 윤 시인을 만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곳에서 윤동주 시인의 짧은 생애를 담

 은 영상물을 상영한다.

 

 

 ▲노연숙씨와 오지현씨는 시 낭송을 하다 만난 단짝 친구로 각각 대구와 창원에 살고 있다. 영화 <동주>를 보고

 진짜 윤동주를 느끼고 싶어 한달음에 이곳에 왔다.

 

 

부대시설로 문학관 위에 작은 카페가 있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은 카페 길과 이어져 있다.

개관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관람은 무료.

 

 

 

권지현 기자 9090ji@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