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아버지·할머니의 ‘손주 병법’
미국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인구는 6500만 명. 이 가운데 10%가 좀 넘는 700만 명의 조부모가 손주와 함께 산다. 1992년에는 7% 정도였던 것이 경제여건 악화 등으로 함께 사는 비율이 높아졌다. 하지만 절대 다수인 90%의 조부모는 손주와 떨어져 지내고 있다. 우리나라(남한)의 거의 100배나 되는 넓은 나라이다 보니 멀리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어 손주에 대한 애틋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주 보지 못해 안타깝고 가끔 만나면 손주가 서먹해 하니 더 안타까운 것이 조부모의 마음이다. 이런 조부모들을 위해 미국의 ‘A&E 가족출판사(www.fambooks.com)’가 제시한 ‘떨어져 사는 손주와 가까워지는 기법 20가지’를 소개한다.
<1> 손주가 다음 만날 날짜를 되새길 수 있도록 선물을 한다. 약속한 다음 방문 때까지의 일수를 계산해서 그 수만큼의 초콜릿을 예쁜 통에 담아 선물하고 매일 하나씩 꺼내 먹도록 하면 효과가 있다.
<2> 손주가 아플 때 필요한 여러 가지 물품을 담은 상자를 보낸다. 아플 때 가지고 놀 수 있는 인형이나 게임 기구, 맛있는 죽 같은 것을 담은 선물 상자를 받은 손주는 조부모의 사랑을 새삼 느끼게 된다.
<3> 예쁜 종이를 하트 모양으로 오린 후 그 위에 손주에게 고마움을 담은 글을 쓴다. 이 종이를 봉투에 담아 우송을 하면 받아 본 손주는 조부모의 마음을 느끼게 된다.
<4> 보물찾기 놀이는 재미있고 친근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아들(딸)이나 며느리(사위)가 미리 약속한 곳에 보물을 숨기도록 한 후 조부모는 온라인으로 손주에게 숨긴 곳에 대한 힌트를 주는 방식이다.
<5> 뽀뽀나 키스를 의미하는 상표가 붙은 과자(또는 초콜릿)를 아들(딸)이나 며느리(사위)에게 보내 손주에게 매일 하나씩 주도록 한다. 할머니·할아버지가 그 과자를 통해 손주에게 매일 뽀뽀를 한다는 말도 전달토록 한다.
<6> 이메일(또는 편지)로 이야기 이어가기를 한다. 조부모가 먼저 이야기의 서두를 적어 보내면 손주가 이야기를 뒤이어 가는 방식으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이야기를 함께 완성해 나간다.
<7> 손주에게 ‘세계 최고의 손주’라는 문구를 새긴 트로피를 보낸다. 트로피를 보낼 때 세계 최고인 이유를 설명하는 편지를 동봉한다.
<8> 세상을 살면서 체득한 교훈을 담은 소책자를 만든다. 매주 혹은 매달 몇 가지 교훈을 적어 소책자를 완성한 후 손주에게 보낸다. 인생을 시작하는 손주에게는 의미 있는 인생 안내서가 될 수 있다.
<9> 껴안을 수 있는 봉제완구를 보낸다. 이 봉제완구를 통해 조부모가 포옹해 주는 듯한 느낌을 손주가 받도록 해 유대감을 높인다.
<10> 부드럽고 얇은 작은 종이에 편지를 써 목걸이 펜던트로도 이용할 수 있는 작고 예쁜 곽에 넣어 손주에게 보낸다. 손주는 편지를 꺼내 재미있게 읽고 그 곽을 몸에 지니면서 조부모를 생각하게 된다.
<11> 고급스럽게 포장된 과자(또는 초콜릿)에 덕담을 적은 메모를 첨부한 후 상자에 듬뿍 담아 손주에게 보낸다. 손주는 과자를 먹을 때마다 조부모의 뜻이 담긴 덕담을 읽게 된다.
<12> 손주를 만난 후 집으로 돌아오면 손주가 고맙게 한 일이나 즐거웠던 일을 소상히 적어 편지로 보낸다.
<13> 가족사를 함께 만든다. 손주가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조상이나 친척에 대한 자료를 같이 수집하고 관련된 이야기도 들려주면서 가족사 만들기에 동참하도록 유도한다.
<14> 봉사활동 하는 날을 서로 같은 날짜로 정한다. 봉사활동을 한 날 저녁에는 손주에게 전화를 하여 어떤 봉사활동을 했는지, 어떤 보람을 느꼈는지 서로 이야기 나눈다.
<15> 손주만을 위한 크로스워드 퍼즐을 만든다. 인터넷 크로스워드 퍼즐을 이용하되 함께 한 활동이나 책 읽기 등에서 힌트를 얻어 풀 수 있도록 퍼즐을 재구성한다.
<16> 이름 없는 별을 하나 고른 후 손주의 이름을 따 별 이름을 짓고 공식적으로 등록(www.starregistry.com) 한다. 그 별을 볼 때마다 서로를 생각하게 된다.
<17> 서로의 영웅을 공유한다. 먼저 조부모가 존경하는 영웅이 누구며, 왜 존경하는지 손주에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손주에게 존경하는 영웅과 그 이유를 물어보고 의견을 나눈다.
<18> 손주와 만난 후 떠나기 전에 작은 카드를 작성하여 집안 곳곳에 숨겨 둔다. 그러면 조부모가 떠나고 난 뒤에 손주가 그 카드를 찾아보면서 재미도 느끼고 추억도 되새기게 된다.
<19> 손주와 함께하고 싶은 신나는 모험을 주제로 한 공상소설을 같이 쓴다. 공상소설을 시리즈로 만들 수 있으면 더 좋다.
<20> 인터넷 게임을 함께 한다. 떨어져 있어도 인터넷을 통해 골프, 카드, 체스 등 각종 게임을 함께 할 수 있다. 손주에게 스포츠, 미술, 음악 등을 직접 가르쳐 주면 조손 관계는 더욱 돈독해진다. 스포츠나 미술, 음악 활동을 하는 조부모의 모습을 비디오에 담아 놓으면 손주가 그 비디오를 보면서 배울 수 있어 더욱 좋다.
글 남진우 뉴욕 주재기자 namjin@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