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풀어보는 부동산 가치판단-구매가 낮지만 활용도 높은 게 ‘좋은 땅’
부동산의 가치 판단과 관련한 두 가지 질문에 대해 그 답을 알아보자. 첫 번째 질문이다. 경사가 있는 땅이 있다. 경사진 땅의 높은 곳을 ‘가’라고 하고 경사진 땅의 낮은 곳을 ‘나’라고 하자. 당신은 어디가 좋은 땅이라고 생각을 하나? 두 번째 질문이다. 커피숍이 있다. 그 가게 앞에 도로가 있다. 그 도로의 폭이 넓은 곳이 좋을까? 좁은 곳이 좋을까?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답을 생각해 보는 것은 부동산의 가치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경사가 있는 땅, 어디가 비쌀까?
부동산은 토지와 건물이다. 건물도 땅과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아파트도 그렇다. 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땅의 크기가 적당하고 넉넉한가? 그리고 땅의 모양과 경사, 접근도로는 필수적인 검토사항이다. 물론 땅은 경사가 없고 평평한 땅이 좋다. 그러나 만약에 경사가 있다면, 어떤 판단을 해야 할까?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일반적으로 경사진 곳의 낮은 곳이 높은 곳에 비하여 비싼 땅이다. 집을 짓는다면 ‘가’가 좋고, 가게를 한다면 ‘나’가 좋은 땅이다. ‘가’는 쾌적성이 장점이고, ‘나’는 접근성이 장점이다. 땅값은 ‘나’가 비싸다. 주거용지보다 상업용지가 비싼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좋은 땅이란 비싼 땅과 의미에 차이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좋은 땅이란 구매가격이 낮은 데 비해 나중에 활용도와 가치가 높은 땅이다.
주거용 부동산의 가치는 얼마나 편하고 행복할 수 있느냐를 따지고, 보통 이를 ‘쾌적성’이라 한다. 세밀히 보면, 교통, 환경, 편익 시설을 가지고 이를 판단한다. 수익성 부동산은 얼마나 수익을 올릴 수 있느냐를 그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데, ‘접근성’에 대한 판단이 가치 기준이 된다. 사람이 접근하기 편하고 많이 올 수 있는 곳이라면, 접근성이 높은 곳이고 가게를 하기 좋은 곳이다.
주상복합 건물을 생각해 보자. 주상복합 건물은 말 그대로 주거용과 상업용의 복합 건물이다. 이 건물에서 상업용은 저층에, 주거용은 고층에 배치하게 된다. 똑같은 이치이다. 그런 이유로 주상복합 건물에서 층이 높은 곳은 주거용으로 적합하고, 층이 낮은 곳은 상업용으로 활용된다.
도로의 폭과 커피 전문점
커피 전문점 앞에 도로가 있다. 그 도로의 폭이 넓은 곳이 좋을까? 좁은 곳이 좋을까? 도로는 수익성 부동산에 있어서 ‘접근성’의 열쇠이다. 답은 가게 앞 도로의 폭은 ‘적당해야 한다’이다. 적당하다고 하는 것은 도로 폭이 너무 넓어도 접근성에 유리하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로 폭이 좁으면 사람이 많이 다닐 수 없고, 도로 폭이 넓으면 도로 가운데 다니는 차량 때문에 접근성에 지장을 준다. 이때는 건널목, 지하도, 육교가 변수가 된다. 업종과 주변 환경에 따라 접근성의 기준과 의미는 차이가 있다.
도로는 부동산의 가치를 좌우한다. 도로는 연결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반대로 분리 기능도 있다. 철도와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지역은 그 지역의 접근성을 분리하기 때문에 지역 발전이 늦어져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재미로 풀어볼까요?
‘S’ 자형으로 굽은 도로가 있다. ‘S’ 자형으로 굽은 도로의 안쪽과 바깥쪽 중 어디가 장사가 잘 될까?
햇볕이 잘 드는 곳과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곳, 어디가 장사가 잘 될까?
대형 상가 왼쪽에는 학교가 있고, 오른쪽에는 아파트가 있다. 어떤 점을 검토해야 할까?
커피 전문점 앞에 교회가 있다.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해설과 답>
‘S’ 자형으로 굽은 도로의 안쪽이 접근성이 높다.
사람들은 편하고 기분 좋은 곳으로 움직인다. 보통은 햇볕이 잘 드는 곳이다. 그러나 계절과 업종에 따라 다르며, 주변 혐오시설 정도가 더 영향을 미친다.
아파트쪽의 접근 동선이 살아 있다. 1층 상가 출입구와 동선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접근성에 긍정적이지 않다. 다만, 일요일이나 특화된 위치에 있을 때에는 매력적으로 변한다.
글 김정렬(金淨烈) 한국일반행정사협회 전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