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향기 가득 품은 밤일마을 텃밭
그리도 무덥던 지난 여름의 무더위가 언제 있었느냐는 듯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그리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햇볕과 푸르고 높은 하늘이
어느덧 가을의 한복판에 와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지금쯤이면 도시의 텃밭에는 한여름 뙤약볕에서 자란 작물들과
여름을 지나 파종한 작물들이 따사로운 햇살아래
한창 여물어 결실을 앞두고 있어 어느 때보다 도시농부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광명시 구름산자락에는 시민의 휴식공간이자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는 「밤일마을 시민주말농장」이 자리하고 있다.
결실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추수를 앞둔 도시농부의 마음을 뿌듯하게 하고 어느 때보다 발길을 바쁘게 한다.
그런데 이곳 텃밭은 경작하는 사람은 물론 경작을 하지 않는 일반 시민들도 찾도록 하는 매력이 숨어있다.
‘밤일마을 텃밭’을 찾아가노라면 도착하기도 전에 멀리서부터 은은히 전해지는 꽃향기가 발길을 재촉하게 한다.
향기를 쫓다보면 길옆으로 만개한 노란색의 국화와 울긋불긋 메리골드가 함께 반갑게 반겨준다.
텃밭에 들어서면 가을의 대명사인 국화가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단장을 하고 텃밭 주변을 온통 뒤덮고 있다.
계절의 변화에 둔감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곳에 들어서면 가을의 한가운데 와 있음을 실감할 수 있게 한다.
‘밤일마을 텃밭’이 시민들에게 개장한 것이 금년이 2년째라고 한다.
2년 만에 이렇게 국화농장을 만든 데에는 김진순 관리반장의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김 반장은 이곳은 텃밭을 경작하는 주민들이 주로 찾지만 휴식을 바라는 모든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그리고 찾아오는 시민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테마를 가진 농원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텃밭을 안내해 주었다.
이곳의 가장 주가 되는 것은 역시 텃밭이다.
수세미, 조롱박 등 넝쿨 작물로 단장된 터널을 통해 텃밭에 들어서면
무, 배추 등 푸른 가을채소가 분을 맑게 하고, 바람결을 타고 오는 들깨향기는 걸음을 멈추게 한다.
마치 텃밭을 방문한 기념선물인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든다.
야생화 정원도 보여주었다. 구절초 등 눈에 익은 꽃들도 있었지만
처음 보는 꽃들도 많이 있어 텃밭에 왔는지 식물원에 왔는지 분간이 가지 않을 지경이다.
야생화의 아름다움과 향기에 반해 한동안 인근 초막에 앉아 바라보았다.
초막에 앉아 야생화를 바라보며 흥얼거리고 있노라니 진정한 휴식이 무엇인지 알 것만 같았다.
야생화 정원 옆으로 작은 연못이 있고 시원스레 분수도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논에는 추수를 앞두고 누렇게 익은 벼 이삭이 눈을 환하게 해준다.
가을을 맞아 추수를 앞두고 있는 이곳의 또 다른 모습은 텃밭 주변으로 국화전시장을 개장한 듯 펼쳐진 모습이다.
만개한 국화와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꽃망울이 텃밭 입구뿐만 아니라 텃밭주변과 농막으로 향하는 길을 온통 감싸고 있다.
다양한 국화의 종류로 인해 개화하는 시기도 모두 다르다고 한다.
이제 개화를 시작했으니 20일 경이면 거의 모든 국화가 개화를 하고 이러한 모습이 1달여 지속된다고 한다.
‘밤일마을 텃밭’은 광명시 범안로 849-13(구.하안동 409)에 위치해 있으며,
남부캠퍼스에서는 약6.5㎞ 떨어져 승용차로 20여분 정도 소요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넓은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접근이 편리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휴식공간도 다양한 장소에 마련되어있고
조류와 애완동물들도 기르고 있어 가족단위로 방문한 경우 혹시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을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인근에는 다양한 음식을 찾아 즐길 수 있는 ‘밤일음식문화거리’가 조성되어 있어
도시텃밭의 풍요로움과 함께 음식을 골라먹을 수 있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일상에서 벗어나 잠깐만이라도 만족스런 휴식을 원한다면
구름산 자락에 포근히 자리하고 있는 「밤일마을 시민주말농장」을 방문하도록 권해본다.
이곳은 작물이 익어가는 텃밭에서 자연의 순환과 생명력의 느낄 수 있음은 물론,
하늘거리며 피어있는 야생화의 아름다움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텃밭 주변을 온통 뒤덮고 있는 국화를 보며 그 향기를 쫒아 거닐다보면 휴식의 참맛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의 수확물에 집중하는 도시텃밭들이 이제는 이곳과 같이 경작을 하는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거듭나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곳에서 굳이 아쉬운 점을 찾아본다면 텃밭의 명품 국화를 관심 있는 지역주민들이 함께 참여해 가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정원관리 능력의 향상은 물론 허물어져가는 공동체의 회복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주민의 소중한 휴식공간으로 거듭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