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창공원 앞 '김세중미술관'
간선버스 400번과 지선버스 2016번을 타고 효창공원 맞은편 국민은행 효창동지점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정류장 앞에 효창동 주민센터가 보이고 길 건너에는 국민은행 효창동지점이 있는데 주거단지로 이어지는 경사로를 따라 150m 전방으로 가다 보면 왼편에 회색벽돌의 벽에 ‘예술의 기쁨, Joy of Arts’ 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건물이 바로 김세중 미술관이다. (서울특별시 용산구 효창원로 70길 35)
이 미술관은 김세중 화백이 1955년부터 작고하기까지 생전에 살던 곳에 세워졌다. 김세중기념사업회에 기증된 주택은 기존의 주택을 헐고 민현식 설계사에 의해 3년에 걸쳐 준공되었으며 2015년 개관하였다. 김세중 화백(1928~1986)은 서울대 미대 1회 졸업생으로, 우리나라 제 1세대 작가다. 그는 서울대 교수와 한국미술협회 상임위원, 국전심사위원을 거쳐 국립현대미술관 관장(1983~1986)을 역임하던 중 지병과 과로로 인해 작고하였다. 그는 우리나라 여류 시인 김남조 씨의 부군이기도 하다. 그는 종교조각 분야의 거장으로 유명한데 혜화동 성당과 절두산에 그의 손길로 빚어진 조각 작품이 남아있기도 하다. 또한 광화문의 충무공 이순신장군 동상이 대표적인 그의 작품이다. 1968년 “일본인들이 가장 무서워 할 동상을 세우라”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제작돼 50년 가까이 서울의 랜드마크로써 자리 매김했다. 한국의 문화유산에 해당하는 조각상이지만, 2002년 광화문 광장 조성이 시작된 이후 이순신장군 동상 철거문제가 대두되어 작품에 흠을 잡기위한 온갖 구설로 수모를 겪기도 했다.
김세중미술관에서는 크고 작은 젊은 작가들의 전시회는 물론 전문가를 초빙하여 미술관련 문화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2018년 봄부터 용산구청 인재양성과와의 협력 사업으로 시작한 북유럽 미술관여행 강좌(하계훈 미술평론가)는 지난 10월 18일 많은 미술애호가와 여행매니아들의 관심 속에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이후 더욱 다양한 문화예술 강좌를 마련 중에 있어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는 큐레이터의 열정과 노력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홈페이지 https://www.joyofarts.org)
신용산 아모레퍼시픽 빌딩의 '설화문화전'
신용산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고요함과 우아함이 공존하는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David Alan Chipperfield(영국, 1953~)가 설계한 독보적인 현대 건축물이다. 화려한 주상복합건물로 둘러싸인 신용산의 중심에 건물 중앙부에 하얀 박스 형태로 뻥 뚫린 공간을 지닌 이 건축물은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고 한옥의 중정의 이미지가 도입된 고전미의 현대적 재해석과 절제된 아름다움 돋보이는 독창적이며 한국적인 현대 건축물이다.
▲신용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사진출처: 아모레퍼시픽)
네모 형태의 뚫린 공간과 3개 층에 위치한 옥상정원, 특히 5층 중정의 수변공간이 지하 아트리움의 천정으로 연결되는 독특한 구조를 지녔으며 밖에서 건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도심 속 건물의 답답함을 해소해 주는 듯하다.
1층 로비엔 카페와 지하 1층과 1층에 걸쳐 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회사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아모레퍼시픽도서관이 위치해있다. 일반에게 개방된 넓고 화사한 로비 공간은 천장높이가 4층 정도에 이르러 답답함이 없이 사색과 소통의 공간으로 충분하다. 지하층은 사내유치원과 아케이드몰인데 통로로 지하철과 바로 연결되는 접근 편리성도 지니고 있다. 일반인에게 개방된 미술관과 로비에서는 다양한 국내외 작가들의 전시와 함께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있는데, 10/16부터 10여 명의 작가와 팀이 참여하는 설화문화전(10.16~12.14)이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설화수’의 주최로 진행 중에 있다.
이번 전시회는 ‘Fortune Land-금박展’이라는 주제로 테마파크로 탈바꿈하여 관객참여형 전시를 기획했다. 관람객들에게 다채로운 물리적 정서적 경험을 선사하고 무한한 복을 기원하는 행운이 가득한 놀이동산으로 상서로운 기운이 넘실대는 오리엔탈 판타지를 경험하게 해 줄 것이다. 본 전시회는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시간대별로 예약이 가능하다. 전통문화에서 찾은 진정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설화수의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이 담긴 설화문화전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을 한층 더 가까이 느끼며 공감대를 찾아가면서 여러 세대의 소통을 실현하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된 설화문화전 「Fortune Land - 금박」에서 무한한 복을 기원하면서 이 가을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기를 권해 본다. (홈페이지 https://www.sulwhasooculture.com/exhibition/main)
▲ 전시 구성 중 <복(福)길 >, <우리 옛 것에서 현대를 보다> (사진 출처: 설화문화전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