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카이브는 50+세대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온갖 정보를 정리해 차곡차곡 쌓아두는 기획 콘텐츠입니다. 

 

10여 년 전부터 한국 사회에서도 베이비붐 세대, 중장년, 인생 이모작과 같은 단어들이 자주 언급되고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 50+세대를 대상으로 삼은 연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10여 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50+세대, 중장년을 주제로 삼아 축적된 연구 결과물이 제법 됩니다.

 

50플러스포털에서는 2018년부터 자료실 → 정책자료 게시판에 50+세대와 관련된, 혹은 50+세대 당사자, 사업 관계자, 정책 입안자가 참조해야 할 주요 연구 자료(논문, 보고서, 자료집 등)를 수집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1차로 공공 연구 기관에서 생산한 자료를 취합하고 있습니다. 점차 수집 대상 자료를 확대하고, 분야별로 자료를 정리 및 분류하는 작업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기획 아카이브에서는 현재까지 수집한 자료 중 50+세대가 읽어볼 만한 재미있는 자료 10편을 선정해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합니다. 정책자료 게시판의 자료들은 아무래도 일반 대중을 독자로 상정해 생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누구나 편하게 들춰볼 수 있는 성격의 자료는 아닙니다. 그러나 일부 자료는 언론이나 시중의 단행본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었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자료집 형태의 간행물도 있습니다. 1차로 5편의 자료를 먼저 소개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50+세대의 '일'과 관련해 읽어보면 좋을 자료 5편을 더 소개합니다.  

 

 

 

베이비부머의 일의 의미에 대한 고찰

김은석 / 한국고용정보원/ 2015년

 

그렇게 오랜 시간 일을 해왔으면서도 왜 많은 50+세대에게 여전히 '일'이 중요한 화두일까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답은 있습니다. 일의 대가로 돌아오는 돈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한 가지 이유로 모든 것이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이 연구는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보고 어렵지 않게 답을 떠올리지만, 그렇다고 진지하게 고민해보지는 않았을 문제를 파고듭니다. 50+세대에게 대체 '일'은 무엇일까요.       

 

연구자는 퇴직 1년 미만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37명과 이 문제를 놓고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퇴직 후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사람, 취업 외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 모두를 만났습니다. 연구자는 이들에게 퇴직 전까지 했던 일에 관한 생각과 앞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일의 의미는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결론부터 밝히면, 일반적인 예상을 벗어나는 답변이 돌아온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잘 알고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생각들이죠. 다만, 이 연구는 직접 사람들의 육성을 기록하고 이를 정리해서 들려준다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무릎을 칠만한 새로운 내용은 없더라도, 때론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니까요.  

 

"삶을 억지로 끌려왔다고 할까? 호구지책으로 직장 다녔고 하고 싶은 것 해보지 못했고. 개인 성향은 만드는 일, 생산적인 일이 적성에 맞았던 것 같아요. 대학을 상경대 다녔고, 취직을 그쪽으로 하다 보니까 적성에 안 맞았던 것 같아요. 일의 만족도도 떨어지고."  

- 김은석, 베이비부머의 일의 의미에 대한 고찰(2015), 39p

 

"그렇다 하더라도 [경제적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일이 있어야 해요. 회사 취직이든, 사업이든 규정된 나의 시간을 갖고 일을 할 수 있어야 건강한 거죠."  - 김은석, 베이비부머의 일의 의미에 대한 고찰(2015), 44p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고용센터에 자존심 굽혀가면서 한 번 가봤는데, 나는 결코 이렇게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 뭔가 국가를 위해서 더 공헌하고 싶지, 정부의 고혈을 빨아먹고 싶은 마음이 없어."  - 김은석, 베이비부머의 일의 의미에 대한 고찰(2015), 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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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중장년 재취업 우수사례집

노사발전재단 / 2017년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50+세대에게 도움이 될 자료입니다.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의 지원을 받아 재취업에 성공한 중장년의 이야기를 수록한 사례집입니다. 취업지원 컨설턴트의 컨설팅 사례와 중장년 재취업 팁도 함께 소개하고 있고요. 사실 '우수사례집', '성공사례집'과 같은 유형의 자료는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죠. 발행처의 출간 의도에 따라 사례를 미화하는 경우도 있고, 독자의 환경이나 형편에 따라서는 우수 사례가 현실적인 지침으로 전혀 기능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론 이런 점에 유의해 비판적으로 소화할 수만 있다면, 우수사례집이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주변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성공 사례들을 여럿 접하면서 힘을 얻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 사례집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은 "이렇게 하니 되더라", "이렇게 하면 할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그 메시지를 듣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효용 가치는 충분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도움을 줄 정보도 수록되어 있고요.     

 

노사발전재단은 2015년부터 동일한 성격의 자료집을 해마다 펴내고 있습니다. 2015년과 2016년에 발행된 사례집도 함께 눈여겨보세요. 지금까지 발행된 3권의 사례집에 이미 30여 명의 재취업 사례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경력 분야와 상황에 따라 모델로 삼을만한 사례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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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sba 신직업 총서 가이드북

서울산업진흥원 / 2018년

 

이 자료도 일과 관련된 것이지만 재취업, 전직과 같은 주제를 다루진 않습니다. 이 가이드북의 주제는 신직업. 발행처인 서울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기술의 발달로 새롭게 등장할 직업, 세계 어딘가에는 존재하지만 아직 한국에는 보편화하지 않은 직업, 이미 주변에 존재하지만 직업으로는 인식되지 않는 직업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서울산업진흥원은 이런 신직업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소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진흥원은 2016년부터 여러 권의 단행본으로 구성된 '신직업 총서'를 매해 펴내고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총서 발행과 함께 총서에서 다룬 각 직업을 한자리에 모아 간략하게 소개하는 가이드북도 함께 펴내고 있고요. 독자가 가이드북에서 먼저 한눈에 직업들을 탐색한 후, 관심 가는 직업이 있으면 해당 직업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총서를 찾아 읽도록 하는 것이죠. 이전 해 총서에서 소개한 직업에 그해 새로 발굴한 직업을 차곡차곡 추가해 온 결과, 2018년 총서 가이드북에는 100여 개의 신직업이 소개되었습니다. 아직 2018년 총서는 발간되지 않았고, 가이드북만 먼저 나왔습니다.

 

반려견 식품 코디네이터, 소셜게임 큐레이터, 정원놀이 지도사, 빈집 코디네이터, 시니어 여가 생활 매니저, 웰다잉 코디네이터, 뇌훈련 전문가 등등. 2018 신직업 총서 가이드북에 등장하는 직업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직업이 있는가 하면, 이름만으로는 무엇인지 감을 잡기 어려운 직업도 있습니다. 당장의 경제적 보상보다는 새로운 도전에 더 가치를 두는 분, 무엇이 되었든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갈망하는 분이라면 흥미를 느낄 직업이 많습니다.

 

물론 이 책에서 소개하는 신직업이 과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직업'의 일원으로 모두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꼭 특정 직업이 아니라 새로운 분야, 새로운 시장의 존재를 알려주는 가이드북으로 인식하고 활용한다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신직업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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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새로운 도전: 베이비부머 직업탐색 가이드

한국고용정보원 / 2015년

 

협동조합운영자, 오픈마켓판매자, 기술경영컨설턴트, 흙집건축가, 도시농업활동가, 목공기술자, 산림치유지도사, 기업재난관리자, 주택임대관리사, 3D프린팅운영전문가….

 

신직업 총서 가이드북과 마찬가지로 여러 직업을 소개하는 자료입니다. 다만, 이 가이드북은 50+세대 맞춤형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른 세대와 비교해 베이비붐 세대가 상대적으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틈새도전형, 보람과 즐거움에 무게를 둔 사회공헌·취미형, 미래 유망 직업인 미래준비형의 3개 유형으로 나눠 30개 직업을 수록했습니다. 

 

이 가이드북의 미덕은 단순히 직업 소개에 그치지 않고 직업 관련 현황, 참고 사이트, 전문가 코멘트, 해당 직업 종사자 인터뷰 등 부가 정보를 충실하게 수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왜 각 직업이 베이비붐 세대에 적합한지 나름의 이유를 잘 정리해 밝히고 있습니다. 이 가이드북에서 소개한 직업들이 정말 현실적으로 50+세대가 도전해볼 만한 직업인지에 대한 판단은 사람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직업 외에 어떤 길이 존재하고, 어디서 정보를 얻어야 하는지 길잡이 역할은 충분히 해줄 수 있는 가이드북입니다. 다만, 3년 전에 발간된 자료입니다. 책에 실린 정보 중 업데이트되어야 할 것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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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직업 개척자의 경력개발에 관한 연구

한상근, 장주희, 윤수린 / 한국직업능력개발원 / 2013년 

 

앞서 두 권의 직업 소개 가이드북을 살펴봤습니다. 신직업이든, 베이비붐 세대 맞춤형 직업이든 대체로 이전까지는 전통적인 직업 범주에 포함되지 않았던 직업이 대부분입니다. 개중에는 직업이라고 하기에는 경제적인 보상이 너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도 있고, 진입 장벽이 너무 높거나 혹은 너무 낮아서 미심쩍은 직업도 있습니다. 새로운 직업, 새로운 일자리를 스스로 만드는 창직이 50+세대를 위한 제 2인생 경로의 하나로 거론되곤 하는데요. 흥미로운 선택지이긴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함을 느끼거나, 과연 일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지 의심하는 분도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자료는 바로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 읽어볼 좋은 참고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는 신생직업 개척자 20명의 사례를 발굴해 이들을 직접 면담했습니다. 신생직업 개척자는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직업 분야에 선도적으로 진출해 일정한 성취를 이룬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들이 어떠한 동기에서 해당 분야에 진출했고, 경력 발전 과정에서 어떠한 어려움을 겪었는지, 또 이를 어떻게 이겨냈는지 밝히고자 한 연구입니다. 

 

'그게 뭐냐?' 하는 질문부터 '그거 해서 먹고 살 수 있겠냐?'는 질문까지 너무 (정보가) 없으니까요. 그 당시에 우리나라에서 하는 게....... 지금 현재 3D는 극장도 있고 텔레비전도 있잖아요. 그 당시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3차원 입체가 일반인한테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고요. 아까 홀로그램이 뭐냐고 물어보셨잖아요. 그거부터 시작했죠. 사람들 반응들이, '그거 해서 직장 잡을 수 있겠냐?'하고 걱정들을 했지요. (연구 참여자 P)  

- 한상근 외, 신생직업 개척자의 경력개발에 관한 연구(2013), 80p

 

무엇인가 준비를 해야 하고 집을 설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러면 '내가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여 줄게'라고 하면서 꾸준히 공부하고, 여기저기서 저를 찾아주는 분이 계셔서 강의도 하고 강연도 하고 (그런 모습을 보니까) 집에서도 '그러면 한 번 해 봐. 네 말이 맞는 거 같다. 평생직장이 없는데 그거 기대서...... 이걸 기반으로 더 높은 곳까지 보는 목표가 있으니까 한 번 가 봐' 해서 고맙다고 하며 정리를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죠. (연구 참여자 C)

- 한상근 외, 신생직업 개척자의 경력개발에 관한 연구(2013), 82p

 

치열한 시장 경쟁, 신생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 수익 모델의 부재, 불분명한 일의 경계와 표준…. 신생직업 개척자들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 길을 찾았지만, 연구에 소개된 사례들은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하게 합니다. 결국, 이 사례들은 창직이 현실적인 선택지냐는 질문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이지만, 결국 각자 하기 나름인 것이죠. 

 

일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일에 얼마나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가, 더 근본적으로는 나에게 일은 무엇인가에 관한 생각을 어떻게 정립하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창직이든 재취업이든, 현실이 되거나 계획으로만 그치거나 결론이 날 겁니다. 그 결론까지 이르는 길에 이 글에서 소개한 자료들이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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