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둘레길이 조성된지도 5~6년 정도 되었다. 하드웨어적인 의미로 둘레길이 조성은 잘 되었지만, 이를 활용할 여행이나 문화는 아직 없거나 성숙되지 않은 단계이며 조금씩 문화를 논하며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500여개의 둘레길이 존재하지만 막상 알고 떠나는 길은 10%도 안된다. 게다가 각각 둘레길만에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오로지 걷는 장소로만 인식을 한다. 시선을 바꾸면 둘레길은 다양한 콘텐츠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위해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 짚어보았다.

 

 

 

 

 

 

 

 

 

 

 

 

 

 

둘레길여행을 떠나려면...

 

일반적인 여행이나 관광에 비해 둘레길을 찾아가는 방법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고 직접 찾아가거나, 활발하게 걷기모임을 운영하는 걷기(또는 도보)여행 동호회를 통해서 접하게 된다. 유명 동호회의 경우, 수 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매주 또는 매월 걷기여행 프로그램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을 중심으로 근교 또는 전세버스를 대절하여 지방까지 원정을 다니기도 한다. 동호회에서 운영하는 걷기(도보)여행은 대부분 1회성으로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장소가 바뀐다. 그러다 보니 유명 둘레길을 참석하고자 해도 갈 수 없기도 하거니와 회비가 저렴하다 보니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물론, 최근에는 걷기여행, 둘레길 또는 트레킹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가 생겨났지만, 여행프로그램에 있어서 전문성과 다양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다양성을 가지더라도 전문적인 가이드가 없어 여행 참석자를 전체 안내하고 보호하는 역할까지 하지 못한다. 동호회에 비해 비용을 높게 책정할 수 없어 전문가이드 동행이 없거나, 유명 관광지화된 둘레길만 여행상품으로 내놓아 가이드 없이도 운영이 가능하고 여행자 스스로 쉽게 찾아 갈 수 있는 코스로만 여행상품으로 내놓는 실정이다.

 

그래서 하드웨어적인 둘레길은 전국 곳곳에 분포되어 있지만, 찾아갈 수 있는 둘레길은 한정되어 있고, 설사 개인이 찾아가더라도 지방의 불편한 교통편을 감수하며 지독한 고생을 감내해야만 한다. 결국, 친목을 목적으로 하는 동호회 때문에 여행사들이 일찌감치 걷기(또는 트레킹)여행을 포기한 것처럼 여행카테고리에 빠져있다.

 

 

 

 

 

 

 

 

 

 

 

 

 

 

둘레길여행이 활성화 되지 않은 이유

 

동호회가 활발한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손해일 수밖에 없다. 일단, 동호회는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무료 또는 저가의 최소 비용만 받고 진행을 한다. 이에 비하면 여행사는 세금과 수익, 인건비 등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 동호회는 수익을 내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모임 주최자(또는 가이드/리딩자라 칭하는 회원)에게 비용을 지급한다. 그리고 동호회 자체에서도 후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수익을 모으기도 한다.

 

지나친 동호회 활동이 여행산업을 위축시키고 있고, 다양성을 없애고,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가이드 또는 전문요원이 없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이 계속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실지로 여행업을 동호회가 하고 있지만, 이를 관리감독하지는 않는 법의 태두리 밖에 존재하고 있다.

 

둘레길여행이 활성화되지 않은 또다른 이유는 다양성의 부재이다. 현재의 둘레길여행은 걷기(또는 트레킹)을 위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지리산 둘레길 1코스를 간다고 하면 주천마을에서 시작하여 운봉마을에 도착할때까지 그냥 걷는 것 외에는 없다. 둘레길 주변에 존재하는 문화와 자연생태, 그리고 둘레길이 생긴 이유와 같은 해설이나 둘레길 걸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설명 등 부가적인 콘텐츠가 전혀 없다.

 

지리산둘레길을 걷는 사람들도 다양할 것이다. 휴식을 위해, 아니면 다리가 불편하여 등산보다는 둘레길을 찾거나, 아이들에게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여러 이유가 있을텐데도 모두를 만족할 만한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없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운동하며 땀내듯 걷는 프로그램이 전부이며, 더 이상 여행콘텐츠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문제이다.

 

 

 

 

 

 

 

 

 

 

 

 

 

 

둘레길여행을 활성화 시키려면...

 

최근에는 둘레길을 관장하는 단체에서 같이걷기나 둘레길축제 등을 펼치기는 하지만 일회성 행사이거나 둘레길 홍보가 주된 관심사이다. 길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둘레길을 전문적으로 걸으면서 해설 또는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적정한 둘레길을 맞춤식으로 소개해줄 수 있는 인력이 거의 없다. 대부분 지역 해설사로써 활동하는게 전부이다. 이런 해설사분들은 해당 지역의 해설과 소개만 가능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비교 및 맞춤 둘레길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기에는 부족하다.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우리나라의 둘레길을 위해 활성화 하기위해서는,

 

1. 동호회 보다 여행업이 활성화 되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며

2. 둘레길여행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하고

3. 둘레길을 단순히 걷는 운동코스가 아닌 테마여행지로써 바라보는 프레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4. 마지막으로 노인층, 청소년 또는 환자나 심신허약자들만을 위한 맞춤 둘레길프로그램 등 다양성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는 치유와 쉼을 중요시하는 시대이다. 이에 맞는 걷기여행프로그램이 절실한 시기이다.

 

우리나라도 실버세대 및 시니어세대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건강, 여가를 위한 둘레길 프로그램은 아직 전무한 상태이다. 둘레길은 단순히 길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자 문화/치유의 공간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