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투 차차차 쓰리 포 차차차.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 익숙한 박자. 혹시 자신도 모르게 몸을 흔들고 있다면 당신은 잠재적 댄서? 문화에서 이제는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 잡은 댄스스포츠를 김종범(63), 박혜경(67) 동년기자가 배워봤다.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은댄스스포츠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댄스스포츠는 15~16세기에 사교를 위한 목적으로 처음 시작됐다. 이후 18~19세기에 오락 요소를 더한 볼룸댄스(ballroom dance), 즉 사교댄스로 발전했고 1991년 올림픽 종목 승인을 얻기 위해 ‘댄스스포츠’라는 용어로 재탄생했다.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점은 우리나라의 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한때 사교댄스 교습이 중단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댄스스튜디오, 문화센터, 대학의 교양강좌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댄스스포츠는 빠른 리듬과 열정적인 퍼포먼스가 특징인 ‘라틴댄스(룸바, 삼바, 차차차, 파소도블레, 자이브)’와 우아함과 섬세함이 특징인 ‘모던댄스(왈츠, 퀵스텝, 탱고, 슬로우 폭스트롯, 비엔나 왈츠 포인트)’로 나뉜다. 댄스스포츠를 처음 시작한다면 자신의 취향을 고려해 종목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김종범 동년기자
옛날엔 춤이라는 게 그냥 고고나 디스코, 블루스 정도가 다였다. 그러다 체계적으로 춤을 배우고 싶어 댄스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또 요즘에는 문화센터, 복지관 등에서 저렴하게 배울 수있는 공간이 많아졌기 때문에 새로운 취미생활로도 좋겠다.
박혜경 동년기자
MBC ‘댄싱 위드 더 스타’를 보면서 댄스스포츠의 매력에 푹 빠졌다. 젊을 때만 해도 춤추다 춤바람 난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e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멋있어 보이기만 했다. 화려한 조명아래 파트너와 함께 추는 춤이라니. 너무 매력적이지 않은가.
댄스스포츠, 이것만은 꼭 지키자
향기가 나는 사람과 악취가 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누구와 함께 춤을 추겠는가? 백이면 백 좋은 냄새가 나는 사람과 춤추길 바랄 것이다. 이처럼 댄스스포츠는 한 쌍의 남녀가 함께 춤을 춰야 하기 때문에 파트너를 위해예의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만 편한 자세를 취한다거나 파트너의 기량에 맞추지 않은 행동은 실례가 될 수 있다. 또 춤을 시작하기 전과 후엔 상대방에게 인사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댄스스포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화려한 의상이다. 파티에 초대되었다면 장소와 분위기에 맞는 복장을 준비해야 한다. 특별한 드레스코드가 없다면 남자는 단정한 정장, 여자는 원피스를 기본으로 한다. 물론 강습을 받는 상황이라면 간편한 트레이닝복으로 대체할 수 있다.
김종범 동년기자
혼자 추는 춤이라면 막 출 수 있지만, 댄스스포츠는 파트너와 추다 보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은근히 많았다. 혹시 상대방의 발을 밟진 않을까 배우는 동안 조마조마했다. 나도 모르게 시선이 바닥으로 향하고 여성분의 보폭에 맞춰 움직였다. 파트너와의 호흡이 왜 중요한 건지 알 수 있었다.
박혜경 동년기자
‘댄스스포츠’ 하면 가장 먼저 멋있는 의상이 떠오른다. 그래서 체험에 앞서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어떤 신발을 신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라틴댄스, 모던댄스에 따라 신발 모양이 달라지는데 라틴화는 모던화보다 굽이 높았다. 이런 구두를 신고도 춤을 출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반복적인 연습이 중요
처음 댄스스포츠를 시작하면 가슴을 쭉 펴고 허리를 곧게 세우는 과정부터 쉽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이때 거울을 보면서 자세를 다듬으면 큰 도움이된다. 스텝을 배워도 몸 따로 마음 따로 움직이다 보니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황안나 뷰티풀댄스아카데미 강사는 “한 가지 종목을 익히려면 보통 주 1~2회를 기준으로 세 달 정도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댄스스포츠를 배우고 싶지만, 같이 배울 파트너가 없다는 이유로 시도를 못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룹레슨을 찾는 대부분의 강습생이 혼자 오기 때문에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또 개인레슨의 경우 강사가 파트너가 되어 수업을 진행합니다.”
김종범 동년기자
처음엔 자신 있었는데 막상 시작하려니 머릿속이 하얘졌다. 왼발이 나가야 할 때 오른발이 나가고, 오른발이 나가야 할 때 왼발이 나가는 등 실수 연발이었다. 스텝이 계속 꼬이는 와중에 박자까지 맞춰야 하니 마음처럼 쉽게 될 턱이 있나.(웃음) 그래도 몇 번만 더 연습하면 금방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 옆, 제자리에서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파트너를 리드하면서 춤출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부부가 함께 배우면 더 좋겠다.
박혜경 동년기자
역시 난 몸치구나 하는 걸 느꼈다. 원래 처음부터 몸치는 아니었다. 한때는 춤 잘 춘다고 칭찬도 들었다. 이럴 때는 세월이 야속하다고 해야 하는 건가!(웃음) 다른 사람이 할 땐 정말 멋있어 보였는데 거울 속 내 모습은 왜 이렇게 엉성한 건지. 잘하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줘서 아쉬웠다. 그리고 생각보다 운동량이 많다. 몇 번 움직이니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글 정지은 기자 jungje94@etoday.co.kr
사진 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촬영 협조 뷰티풀댄스아카데미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127-8 4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