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노후에 필요한 자금도 증가했다. 그러나 은퇴 시점을 고려하면, 노년기에는 소득보다 소비가 많아진다. 수명이 다하기 전 돈이 고갈되는 ‘장수리스크’를 막으려면 현명한 자산관리 전략은 필수다. NH투자증권이 제안하는 행복 100세를 위한 생애자산 설계를 살펴봤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은 주인공이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긴장감 넘치게 그렸다. 우리는 주변에서 ‘노후준비’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과연 노후준비가 영화 속 미션만큼이나 어려운 과제일까? 여전히 많은 사람이 퇴직금과 퇴직연금을 노후준비의 중요 수단으로 여기지 않고 일시적인 자금수요에 써버리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퇴직연금은 직장인들의 노후소득보장 외에도 다방면으로 수행하는 기능들이 있다. 퇴직연금의 핵심기능을 5가지 미션(Mission)으로 정리해봤다.
01 ‘가교연금’으로소득공백기 대비
현재 법정 정년은 60세이지만 국민연금 수급연령은 출생연도에 따라 61~65세로 차이가 있다. 1969년생 이후라면 국민연금 수급연령이 65세로, 공식적으로는 5년간의 소득공백기가 발생한다. 실질적인 퇴직연령을 생각했을 때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대부분 직장인이 체감하는 주된 직장에서의 퇴직연령은 50대 초반(51.7세)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자발적인 퇴직이 아닌 이상 실직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소득공백기는 10년에서 15년까지 늘어난다. 소득공백기나 소득감소 대비용으로 퇴직연금은 반드시 필요하다.
02 ‘보충연금’으로 국민연금 지원
1988년 국민연금제도 시행 당시 40년 가입기간 기준 명목소득 대체율은 70%였으나, 1998년에는 60%로, 2008년에는 50%로, 2018년에는 45%까지 떨어졌다. 2028년에는 40%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소득대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험료 인상이 필요해보인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제도는 기여액보다 많이 받는 ‘저부담 고급여’ 체계로 설계돼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9%에 불과하다. 그러나 보험료 인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따라서 ‘국민연금만으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퇴직연금을 통해 국민연금만으로 부족한 현금흐름을 채워줘야만 안정적인 노후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03 ‘절세연금’으로 세금 감면
퇴직연금을 잘 이용하면 세금을 아껴 연금소득을 늘릴 수 있다. 퇴직급여를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이체하면 퇴직 시점에 퇴직소득세를 부담하지 않고 연금 인출 시점까지 과세 이연 효과가 발생한다. 발생한 운용수익도 인출 시점까지 세금을 이연할 수 있다. 이때 퇴직급여로 받은 금액부터 인출하기 때문에 그동안 발생한 운용수익에 대한 세금 지출을 더 늦추게 된다.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 시 퇴직급여에 대해서는 퇴직소득세의 30%가 할인된 연금소득세로 적용해주므로 직접적인 절세효과가 발생한다. 운용수익에 대해서는 연금소득세를 적용받아 3.3~5.5%(주민세 포함)까지 저율과세를 받는다. 일반적인금융상품은 소득 발생 시 이자·배당소득세(15.4%)를 부담하지만, IRP에서발생한 운용수익에 대해서는 낮은 연금소득세율을 적용받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세율이 낮아지는 ‘+α’ 효과도얻게 된다.
04 ‘보장연금’으로 퇴직급여 지키기
대기업, 공공기관 중심으로 퇴직연금 도입이 이뤄져 중소기업과의 퇴직연금 양극화가 심각하다. 300인 이상대기업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88.1%인 데 반해, 30인 미만 중소기업은 23.5%, 근로자 10인 미만 사업장은17.7%에 그쳤다. 중소기업 근로자 대부분이 퇴직연금제도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다. 상당수 가입 사업장의 퇴직연금 적립비율이 낮은 것도 문제다. DB(확정급여)형 제도는 회사가 운용 책임이 있어 법정 최소적립금 비율(80%)이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사업장이 절반 이상이다. 임금체납 현황을 보면 퇴직급여의 비율이높고 증가 추세다. 퇴직연금은 사업장이 갑자기 폐업할 경우 근로자의 퇴직급여 체불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으므로 사업주가 퇴직연금의 적립기준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05 ‘연금운용’으로 노후자산 늘리기
대다수 근로자는 DC(확정기여)형 제도 아래 금융투자상품을 적절히 활용해 퇴직연금자산을 늘려가야 한다. 최근 지속되는 저금리 상황에서 1%대의원리금보장 상품만으로 연금자산을늘리기는 어렵다. 저금리 상황에서는단 1%의 수익률 차이라도 연금과 같은장기금융상품에서는 금액 차이가 크게 난다. 그러나 적립금의 90%가 넘는금액이 대부분 낮은 금리의 원리금보장 상품에 방치돼 있다. 근로자는 퇴직연금의 도입 목적이 자신의 안정적인노후소득 보장에 있다는 점을 되새기며 퇴직연금 운용을 위한 금융투자 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summary
• 소득공백기 대비용 퇴직연금은 필수
•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점점 낮아져 퇴직연금을 통해 부족한 현금흐름 보충
• IRP로 퇴직급여 이체하면 연금인출 시점까지과세 이연 효과
• 대기업·공공기관과 중소기업 간 퇴직연금 양극화 심각
• 사업주의 퇴직연금 도입 및 퇴직연금 적립기준 준수 중요
• 저금리 상황, 퇴직연금 운용을 위한 교육에 관심 기울여야
QnA
Q. 퇴직 후 곧바로 재취업하면 소득공백기 어려움 없을까?
물론 50대 초반이면 재취업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재취업을 하더라도 기존 소득수준 유지는 어렵다. 한국노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명목소득 기준으로 계산한 실직 첫해 비자발적 실직자의 실질 월평균 임금이 5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지나면 일부 회복되지만 기존 소득의 70% 수준을 넘기기는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Q. 개인형퇴직연금(IRP) 운용 시 주의할 점은?
정해진 연간 연금수령 한도금액을 초과해 인출하는 금액은 절세효과를 얻을 수 없다. 일시금으로 수령하면 퇴직급여에 대해서는 원래의 퇴직소득세를 부담하고, 운용수익은 16.5%의 기타 소득세로 과세된다. 대략 연금계좌 내 적립금액을 10년 이상 나누어 수령하면 별문제 없다. 운용수익은 퇴직급여와 별도로 연금소득에 포함돼 연 1200만 원 초과 수령 시 종합소득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 퇴직연금은 연금으로 수령할 때 훨씬 이익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Q. 기존 퇴직금 제도와 퇴직연금 제도의 차이는 무엇일까?
근로자가 직접 퇴직연금자산을 운용하는 DC형 제도의 유무다. 기존 퇴직금 제도(DB형)는 최종급여가 높을수록 유리하지만, 퇴직연금 제도(DC형)처럼 적극적으로 연금자산을 운용해 자산을 늘리기는 어렵다.
자료 제공 및 도움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진웅 연구위원 정리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