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따뜻하면 행복합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아침에 눈을 뜨기가 무섭게 옆집에 사는 친구가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생각이 난다. 아마도 그 때 그 친구는 내가 일어나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다 깨어나자마자 함께 놀고 싶었을 거다. 그렇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친구로부터 나의 첫 사회적 관계는 싹트기 시작했다.

 

살면서 맺게 되는 사회적 관계와 범위의 시작은 누구나 가족으로부터 출발해서 친지와 친구로, 이웃과 학교로, 사회 전체로 뻗어가며 넓어지고 확장된다. 돌이켜보면 학창시절에는 아주 친한 친구 몇 명하고만 어울려 다녔던 수준이었다. 그렇게 친구 몇 명과 좁은 관계망 안에서 갇혀 지냈지만 나름대로 행복했다. 그 시절에는 영화나 음악, 책에 거의 파묻혀 살다시피 했었으니, 사실 그다지 친구가 아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가서 몇 년 다니다가는 결혼을 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직장을 다니던 여성이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게 되면 곧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풍토였다.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나 역시 아기를 낳고는 회사를 그만두었고 그렇게 사회적 경력은 끝이 났다. 요즘도 출산 이후 육아와 회사 업무를 병행하다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이 있는데, 그들을 가리켜 ‘경(력)단(절)녀’ 라고 부른다.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집안일을 도맡아 하면서(요즘말로 ‘독박 육아’)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단절되어 가는 느낌이 커져갔다. 이대로 간다면 사회로부터 영영 소외되는 게 아닐까? 영원히 편입될 수 없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잃어버린 사회적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이 잘 나가는 모습을 보면 내 자신이 부족하고 한없이 초라해 보이면서 마음속 불안감만큼 불만족스러움도 겹겹이 쌓여갔다.

 

그럴 즈음 우연히 자원봉사를 할 기회를 얻었고, 한국어 교육봉사 활동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전화상담 양성교육을 받고 상담원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며 새로운 활력을 얻었고 재취업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재취업 교육과정에 등록하고 다시 공부를 하고 난 후, 50플러스 캠퍼스 상담센터에서 컨설턴트로 일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모두 따뜻한 사람들의 관계가 이어준 뜻밖의 선물 같은 일이었다. 스스로 노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준 것 역시 주변 사람들의 진심어린 조언이 있었기 가능했다. 따뜻한 사람들은 주변에 좋은 기운을 퍼뜨린다.

 

 

자신에게 꼭 맞는 여가와 일자리, 사회적 활동은 무엇일까?

 

노후에도 끊임없이 관계는 성장한다. 50+세대라면 한 번쯤 품게 될 고민들을 캠퍼스에서 동년배끼리 머리와 마음을 맞대고 같이 풀어가 보시길. 막막한 생각 가운데서도 따뜻한 힌트를 주는 귀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50+컨설턴트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캠퍼스와 센터 상담센터에서 컨설턴트와 진솔한 삶의 고민을 나눌 수도 있고 각자에게 필요한 50플러스 멘토와의 대화도 가능하다. 인생 후반전일수록 사람들과 만나서 배우고 나누며 웃을 일을 많이 만들면 노후가 두렵지 않다.

긍정적인 변화는 성장을 의미한다. 따뜻한 관계 안에서 서로 힘을 북돋워 주며 성장할 수 있다. “50플러스 세대 여러분, 인생 후반전에 서로서로 도우면서 따뜻하고 보람 있는 삶을 살아갑시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그 꽃.

고 은 ⌜그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