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 말고 키오스크에 도전해 보세요!
키오스크 시대, 슬기로운 대처법
이제 마트나 커피전문점, 식당, 영화관, 관공서 등 다양한 장소에서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곳이 많아졌다. 하루가 다르게 키오스크를 사용해야만 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못하면 맘 편히 식사도 못 하게 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음식을 주문하는 것뿐만 아니라 병원 예약과 결제, 각종 고지서 발급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서 키오스크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지상 최후의 사나이>(1964)라는 영화가 있다. 최악의 바이러스 유출로 세상의 모든 사람이 죽게 되고, 살아남은 사람들도 낮에는 돌아다니지 못하고 밤에만 다닐 수 있는 좀비 같은 존재가 된다는 내용의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며 가장 무서웠던 건, 혼자 백신을 맞아 살아남은 주인공이 지구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사람이고 모든 인류가 좀비처럼 변해버렸다는 것이었다.
모든 사람이 키오스크를 사용할 줄 아는데, 나만 사용하지 못한다면?
즉, 내가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못하는 마지막 사람이 된다면 어떨까?
이제 키오스크나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면 이 영화 속 주인공 같은 고립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는 시대가 되었다. 너무 과한 비유일지 모르지만, 이 정도로 키오스크 사용을 어려워하고 공포심을 가진 분들이 많다.
필자의 어머니도 이런 공포를 느끼고 계시던 분 중 한 분이셨다. 어머니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출 시 스마트폰 QR코드와 키오스크의 대중화로 많은 불편을 느끼셨다. 갑자기 세상에 뒤처진 느낌을 받게 되셨다고 한다. 그 결과 어머니는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곳에는 가는 것조차 꺼리시는 상황에 이르렀다. 몇 년 뒤에 올 키오스크의 대중화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너무 빨리 와버린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키오스크 사용에 익숙해지셔서 외출 시 키오스크 사용을 쉽게 하고 계시다. 이제는 키오스크를 통해 커피도 주문하시고 음식도 주문하실 수 있게 되셨다. 친구분들과 카페에 가실 때 키오스크 주문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되어 만족하고 계시다. 마치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다고 하신다. 처음에는 필자가 직접 가르쳐 드리기도 했는데, 키오스크와 디지털기기 사용에 대한 강좌를 듣고 앱을 설치해서 연습했던 게 결정적인 도움이 되셨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주문하며 눈을 마주치거나 인사 나눌 필요조차 없는 키오스크가 삭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 익숙해지고 나면 키오스크가 더 편하고 시간이 절약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결과, 충분히 대면 주문이 가능한데도 일부러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울 수 있지만 한번 적응하고 나면 오히려 더 편한 게 키오스크이다. 무엇보다 키오스크는 우리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키오스크 사용을 공포로 느끼시는 분들은 그 사용법을 어디에서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최신 기기의 경우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키오스크 사용할 때 뒤에 사람이 서 있으면 더 긴장되어 도전할 엄두도 못 내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공포감마저 생긴다고 한다. 이럴 때 옆에서 친절히 알려주는 사람도 있지만 알려주는 것을 귀찮게 여기는 사람도 많은 게 현실이다. 결국 당사자는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시도를 포기해버리기도 한다.
▲ 영화관 매점에 설치된 키오스크. 4. Ⓒ 시민기자단 홍기훈 기자
50플러스센터에서는 디지털 IT 서포터즈 과정을 개설, 이 과정을 마친 서포터즈들이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께 도움을 드린 바 있다. 이렇게 키오스크 사용법을 알려주는 교육을 통해 사용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익힐 수도 있다. 또는 같은 세대 친구분 중 한 분이 먼저 배워와서 다른 친구분께 가르쳐줄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전문성 부분에서 다소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서로의 어려움을 잘 알기 때문에 더 마음 편히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니면 키오스크 사용법을 알려주는 앱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앱에 나온 사용법에 따라 눈치 안 보고 천천히 연습해볼 수도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배움에 대한 의지이다.
▲ 커피전문점에 설치된 키오스크 Ⓒ 시민기자단 홍기훈 기자
이제는 청년 세대 이상으로 디지털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중장년을 보는 게 익숙해졌다. 신세대, 구세대라는 세대 구분이 점점 더 모호해져 가고 있다. 배움에 대한 의지가 있고 이를 실천한다면 중장년 세대가 청년 세대 이상으로 최신 정보와 기술에 익숙해질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변화하는 세상을 바라만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이 그 변화의 선두에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처음 시작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의지를 갖고 도전한다면 키오스크뿐만 아니라 더 복잡한 디지털기기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영화 <지상 최후의 사나이> 속 주인공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배움에 대한 열정과 도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배움의 방법은 먼 곳에 있지 않고 지금 바로 가까운 곳에 있다.
시민기자단 홍기훈 기자(artgih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