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餘暇)란 사전적 의미로는 ‘일을 하다가 잠시 쉴 수 있는 짬’이라고 나온다. 그럼 짬은 무엇인가 사전적 뜻으로 ‘어떤 일의 도중이나 일을 끝낸 다음에 잠시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한다. 여가는 노동이 아닌 쉬는 시간의 활용이다. 그 활용은 노동이면 안 되며, 휴식이 되어야 한다. 피로를 풀어 주는 여러 가지 활동을 말한다. 또한 여가란 보수를 바라지 않고 스스로 참여하여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다만 몇 가지 기준을 둔다면, 남이 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자기 주도적이어야 한다. 과하게 하면 안 된다. 적당히 해서 피로하지 않고 기쁨과 즐거움으로 삶의 활력을 얻어야 한다. 직장과 본연의 일에 피해를 주면서 무리하게 시간을 내면 안 된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의 즐거움을 위해 남을 방해하거나 불편을 주어서도 안 된다. 그 외는 무엇을 선택하든 간에 우리의 삶에 활력이 되고, 그로 인해 지금의 생활이 즐거우면 되는 것이다. 남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닌 자기 주도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여 그 시간이 기다려지고 가슴 설렌다면 더 좋겠다.
여가 활동 중에서 나름대로 경험을 토대로 아홉 종류를 소개했다. 하지만 소개하지 못한 것들이 더 많다. 소개하지 못한 여가를 동적 여가활동과 정적 여가활동으로 나눠본다. 동적인 활동은 아무래도 신체적인 움직임을 필요로 한다. 등산은 누구나 좋아한다. 산이 몸살을 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주변의 산은 등산객으로 단풍 든다. 사계절이 뚜렷해 등산을 통하여 자연과 친숙해지고, 땀을 흘리니 일석이조다. 조상 때부터 춤의 민족이다. 농사일을 마치면 농악 놀이를 즐겼고, 음악이 흐르면 어깨나 발이 먼저 장단을 하는 춤사위를 몸에 지니고 태어났다. 종류도 다양하다. 어떤 춤이든 선택하면 된다. 운동 중에서 테니스를 치거나 헬스나 에어로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연 속에서 골프를 치거나 바다를 낚는 사람들도 있다. 자전거전용도로가 있어 자전거 타기 문화를 즐기거나, 승마도 멋진 여가다. 수영과 물속에서 하는 유산소 운동인 아쿠아로빅이 있다. 유적지 탐방이나 역사문화 탐방이나 맛집을 찾아다니는 여행도 좋은 여가다.
정적 여가생활로 악기 하나쯤 배우고 싶어 한다. ‘뛰는 벼룩’ 같이 경쾌한 우쿨렐레나 ‘작은 거위’라는 뜻을 가진 오카리나는 쉽게 접할 수 있다. 또는 하모니카나 기타 등 악기 하나쯤 다루면 어느 모임이나 장소에서 간단한 곡을 연주할 수 있어 좋다. 공원이나 기원에 모여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장면을 본다. 수담은 말이 필요 없이 그저 손으로 말하듯 두는 것이니, 조용한 여가를 즐긴다. 넷 바둑이나 타이젬 바둑 등 인터넷으로 수담을 즐길 수 있다. 급수별로 둘 수 있고 예의와 지켜야 할 규칙이 있어 집중할 수 있다. 좋아하는 영화는 연거푸 봐도 감동이 온다.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문화생활의 한 부분이다. 이웃 동생은 재봉을 배워 옷을 손수 재봉질한다. 만든 소품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한다. 책을 만나기가 쉬워졌다. 문고점마다 독자를 위한 쉼터가 있다. 읽고픈 책을 맘껏 읽으라고 의자와 독서대까지 배치해 놓았으니, 참 고마운 일이다. 간혹 서점에 들러서 책 구경하다가 한 권 구매한다면 멋진 인생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밖에도 동적 여가나 정적 여가나 할 수 있는 것들은 많다.
개인적으로 동적 여가와 정적 여가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는 여가는 몸과 정신의 균형을 잡아준다고 생각한다. 균형 잡힌 삶을 통하여 건강한 인생을 이끌고 가기 바란다. 그뿐 아니라 여가란 여러 가지 효과를 얻는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 사교성을 기른다. 좋아하는 것을 함으로 몸과 마음에 쌓인 피로가 풀려 건강한 삶을 살아간다.
마지막으로 여가생활은 소외되기 쉬운 나이에 사회에 참여한다는 성취감이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서로 간의 애환을 나누니 외로움에서 해방된다. 노동이 아닌 새로운 것에 도전함으로 활력 에너지가 생기고, 자존감이 회복된다. 그러므로 본래 청춘의 삶으로 회귀(回歸)한다고 본다. 하고픈 것은 많으나 개개인 주어진 시간이란 한계가 있어 욕심껏 할 수 없다.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에 시간을 투자하고 싶었는지, 그걸 하는 것이 가장 효율성이 높다고 본다. 마음에 내키지 않는 것을 하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분들을 본다. 시간을 허투루 쓰기엔 아깝다. 여가의 시간이 기다려지고 가슴이 설레는 것을 즐기자. 우리는 움츠리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게 된다. 몸의 체력과 마음의 체력이 단단해진다. 그러니 젊어질 수밖에 없다. 50플러스의 인생은 많은 나이가 아니다. 또 다른 세계를 도전할 수 있는 나이이며, 삶의 경험으로 농익어가는 나이다. 게다가 백 세 인생에서 절반에 걸친 시점이다. 최선의 행복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