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퇴직 후, 직업훈련학교에서 가구 만드는 것을 배운 기츠키 씨(63세).
이후 대나무를 재료로 하는 대나무 기타에 매료되어, 선생님을 따라 기타 만드는 법을 배웠다. 현재는 아내와 함께 공방을 운영하면서 인생을 즐기고 있다.
공방을 함께 운영하는 기츠키 씨 부부
기츠키 씨는 공업고등학교 전기과를 졸업한 후, 음향기기 제조업체에서 근무했다.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한때는 기타 교실의 강사를 하기도 했다. 그 후 결혼하여 규슈로 이사 와 25세부터 55세까지 반도체 제조업체에서 근무했다. 최종 성능 테스트 공정기술자로서 태국이나 필리핀 등에서 해외 근무도 했다.
55세 때 “회사의 조기 퇴직 제도에 따라 퇴직하고 싶다”고 아내와 상의했다. 마침 자녀들이 모두 사회에 진출하는 해였는데, 젊을 때부터, 55세가 되면 일을 그만두고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아내도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에는 딱 좋지 않겠느냐며 밀어주었기 때문에 과감히 회사를 그만두고, 아내와 둘이서 제2의 인생을 즐기려고 마음을 먹었다.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에는, 아직 그 이후의 인생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이것저것 관심을 가져보기도 하고 남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히 하고 싶은 것이 찾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퇴직 후 반년 정도 지난 어느 날, 동네 청소의 일환으로 신사의 돌계단을 청소하고 있을 때, 우연히 옆 사람으로부터 다가와(田川)에 있는 직업훈련학교 목공가구학과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어릴 때부터 물건 만들기를 좋아했던 것이 생각나서 “이거다”라고 생각했다. 마치 신의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그때까지 직업훈련학교에 관한 지식은 전혀 없었지만, 공공 직업안정소를 통해 1년에 한 번 하는 입시에 겨우 응시할 수 있었다.
목공가구학과가 있는 직업 훈련 학교는 흔치 않아서, 규슈에는 유일하게 다가와에 있는 직업훈련학교에만 있을 뿐이다. 먼 지방에서 와서 아파트를 빌려 살며 다니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학교로서 경쟁률은 3:1이나 되었다. 면접에서는 모두가 말을 잘하기에 긴장했으나 어쨌든 합격했다. 1년간 목공과 가구 만들기를 기초부터 확실히 배웠다. 인생 2막에서 시작한 두 번째의 학창 생활은 아주 즐거웠다.
직업학교를 졸업한 후 다시 기타도 배우기 시작했다. 기타 선생님한테서 “기타도 만들어 보면 어떻겠는가?”라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대나무를 재료로 하여 만든 기타 전시회에 갈 기회가 있었다. 스페인의 라미레스 공방에서 배운 나카야마 선생님의 전시회인데 대나무로 만든 기타의 아름답고 우아한 음색에 매료되었다. 곧바로 나카야마 선생님의 기타 제작 교실에 다니기 시작해서 현재도 주 2회 다니고 있다.
기타는 곡선이 많아 공정도 많기 때문에 가구처럼 만들 수는 없다. 모양이 만들어져도 그것이 끝이 아니라 음이 잘 들려야만 한다.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처음에는 기타 하나를 만드는 데 1년이 걸렸다. 현재는 7번째 기타를 제작 중이다. 기타 제작은 간단한 것이 아니어서 몇 년이 지나도 아직 공부하며 기타를 만들고 있다. 그렇지만 아주 즐겁기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언젠가는 대나무 기타 제작 공방과 제작 교실을 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58세 때, 원래 아내의 본가였던 지은 지 100년이나 되는 고가옥에서 아내의 베 짜기 공방과 함께 목공 공방을 열었다. 아내는 결혼 전부터 직물을 이용한 직물 공예를 하고 있었다. 공방에는 아내의 직물 작품인 직물 가방과 양복, 기츠키 씨가 만드는 아동용 의자와 탁자, 대나무를 재료로 만든 기타 등이 전시되어 있다. 주문에 따라 가구를 만들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오로지 기타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공방을 공개하는 날은 금, 토, 일요일 3일간이지만, 전화로 신청하면 탄력성 있게 대응하고 있다. 베 짜기 체험이 인기가 있지만, 베 짜기는 어렵기 때문에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여, 간단하게 손으로 짜는 직조기도 자체적으로 개발하였다.
햇볕이 잘 드는 공방에서는 차분하게 마음이 치유된다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지은 지 100년이 되는 오랜 집이어서 유지하는 게 힘들지만, 자신이 만든 기타를 조금씩 손을 보아 여러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치를 보면서 차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공간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기츠키 씨가 만든 대나무 기타를 연주해보고 대나무 악기가 내는 음색의 아름다움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는 분, 그 자리에서 기타를 사주는 분도 있어서 기츠키 씨 본인도 아주 감격해 하고 있다. 주문을 받은 납기를 맞춰야 하는 일은 힘든 점도 있지만 느긋하게 즐기며 해나가고 있다.
부부가 함께 시간을 내어 여행을 가기도 한다. 인생 100년 시대, 88세까지는 팔팔하게 현역으로 일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건강한 생활을 실천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도 지역별로 동부, 중부, 남부, 북부 등 4개의 기술교육원을 운영하며, 목공, 주얼리, 인테리어, 헤어/뷰티, 조리/외식 등 취미와 직업 활동을 겸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개설된 한국폴리텍대학교의 「신중년 특화 과정」은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3~6개월간 공조냉동, 자동차복원, 특수용접 등 각종 기술 교육을 국비로 지원하는 교육과정이 있다. 높은 취업률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100세 시대는 1인 1기의 기술을 지니는 것이 필요하다. 은퇴 이후에, 지금 새로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다.
참고 사이트: <인생의 낙원>, TV 아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