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울수록 더 시원한 여름 한 끼
남자의 부엌, 여름학기 수업 스케치
“지난번에 가져간 열무김치가 정말 맛있게 잘 익었더라고요. 식구들이 너무 좋아해요.”
“젬마 쌤, 다음 학기에 또 안 하세요? 남자끼리 이렇게 요리하니까 편하고 칼질 못 해서 눈치 보지 않아도 되니 좋은데요.”
‘모두의 부엌’에 들어서자마자 수강생들은 지난 수업의 감상을 쏟아냅니다. 젬마 조리장과 단디 보조 셰프, 김미수 모더레이터가 수강생들을 반갑게 맞으며 차가운 물에 우린 차 한 잔씩을 건넵니다. 자연스럽게 앞치마를 두르고 재료 손질을 하는 모습이 범상치 않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요리의 사진이 지금은 핸드폰 갤러리를 다 채웠다고 자랑하는 분부터, 취사병 출신의 날랜 칼질을 뽐내는 분, 혼자 밥 먹는 일이 많아져 제대로 요리해 먹자는 마음으로 용기 내어 찾아오셨다는 분까지 사연도 다양합니다. 젬마 조리장의 시범과 설명에 따라 한 단계씩 천천히 수강생 모두 요리를 완성해 갑니다. 못해도 좋고 조금 실수해도 좋습니다. 완성된 요리는 어느 것 하나 똑같지 않고, 어느 것 하나 근사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완성된 요리는 식탁에 둘러앉아 함께 먹습니다. 요리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누기도 하지만, 함께 먹는 일 자체가 즐겁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두 함께 설거지와 정리를 시작합니다. 가부장적인 삶을 살아오신 연배의 분들이기에 그 모습이 왠지 낯설지만, 완벽하게 주방을 책임지는 모습이 요리하는 모습만큼이나 멋집니다.
Mini Interview_김현자(젬마) 조리장
"나를 위한 집밥 요리사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왼쪽부터 젬마 조리장, 단디 보조 셰프)
저도 평범한 주부로 지내다 뒤늦게 직장생활에 도전한 사람이에요. 요리를 좋아하고 꾸준히 공부하긴 했지만, 이렇게 직업이 될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뒤늦게 무언가에 도전하시는 분들을 보면 느낌이 남달라요.
청(소)년 요리대안학교인 영셰프스쿨에서 강의도 하고 있는데, 그쪽 담당 선생님이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요리 교실 진행에 참여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먼저 해 주셨고 일이 잘 진행이 되어 지난 학기부터 ‘남자의 부엌’을 맡고 있어요.
처음에는 남자분만 모인 수업이라 걱정을 했지만, 오히려 연륜들이 있으셔서 제가 실수를 하더라도 유쾌하게 넘어가 주시고 늘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친구 같은 마음으로 즐겁게 수업하고 있답니다. 재료 손질 기초부터 쉽게 꼼꼼히 가르쳐 드리려고 애쓰고 있어요. 특히 여름학기에는 여름 제철에 나오는 식재료들을 많이 활용해 보고 있어요. 직접 요리한 음식을 수강생이 다 함께 모여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도리어 제가 행복해진답니다.
요리는 직접 해봐야 늘어요. ‘남자의 부엌’은 가을학기도 준비되어 있으니, 혼자 밥 먹는 일이 많으신 분들은 꼭 참여해 주세요. 집에 있는 재료만으로도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 드실 수 있게 해 드리는 것이 ‘남자의 부엌’이 꿈꾸는 목표입니다.
50+ 애호박만두 레시피_
자, 그럼! 우리도 맛깔스러운 제철 애호박과 고소한 우리밀로 빚은 애호박만두의 레시피를 알아볼까요?
* 재료(2인분)
만두피 재료 : 밀가루 2컵(200g, 우리밀을 사용해야 예전 엄마가 집에서 빚어주던 만두맛이 난다고 해요.), 물 1/2컵, 참기름 1/3T, 소금 조금
소고기 양념(100g 기준) : 간장 1T, 마늘 1/2T, 맛술 1/2T, 참기름 1/2T, 설탕 1t, 후추 약간
주재료 : 애호박 1+1/2개, 소고기 100g, 표고버섯 50g(2개), 느타리 100g(한 줌), 계란 2개, 마늘 1T,
깨소금 1T, 참기름 1T, 다진 파 1+1/2T, 소금 약간, 후추 약간, 절임수(물 5T, 소금 1T)
* 만드는 방법
- 볼에 만두피 재료를 넣고 잘 치대어, 위생팩에 담아 30분 이상 숙성한다.
- 도마 위에 덧 밀가루를 뿌리고, 반죽을 적당히 떼어낸 후 둥글게 밀어서 사용한다.
- 애호박은 채 썬 뒤에 절임수를 30분간 절였다가 면보로 물기를 꽉 짠다.
- 소고기는 분량대로 먼저 양념해 둔다.
-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은 소금물에 데쳐서 씻은 다음, 물기를 짠 후 잘게 다진다. 대파도 흰 부분을 다져준다.
- 3, 4, 5를 볼에 담고 나머지 양념을 넣고 소를 만든다.
- 밀어둔 만두피에 소를 넣고 계란 흰자를 발라 빚은 후 15~20분 찌거나 삶는다.
50+ 오이미역냉국 레시피_
함께 곁들이면 좋은 오이미역냉국도 꼭 만들어 보세요.
* 재료(2인분)
미역 양념 재료 : 국간장 1t, 식초 1t, 설탕 1/2t, 통깨 약간
육수 재료 : 다시마 4×5cm 1장, 물 2컵, 식초 2T, 설탕 1T, 국간장 1/2T, 참기름 1/3T, 소금 약간
주재료 : 마른미역 5g, 홍고추 1/2T, 오이 3/4개
* 만드는 방법
- 찬물에 미역을 불린다.
- 끓는 물에 미역을 살짝 데친 후 헹구어 적당한 크기로 잘라 양념한다. (미역을 데치지 않으면 비린 맛이 남아요.)
- 오이는 굵은 소금으로 문질러 씻은 후 채 썰고 홍고추와 실파를 송송 썬다.
- 다시마 육수는 끓는 물에 다시마를 넣고 10분 정도 끓인 후에 국간장, 식초, 설탕을 넣고 차게 해둔다.
- 양념한 미역, 채 썬 오이와 홍고추를 넣고 간한 다시마 육수를 붓고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한다.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