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으셨나요?

 

날씨가 제법 쌀쌀합니다. 이맘때쯤 여러분이 꼭 챙기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독감과 폐렴 백신입니다. 아시다시피 감기는 백신이 없습니다. 워낙 바이러스가 많아 그렇습니다. 그러나 독감과 폐렴은 백신이 있습니다. 독감과 폐렴은 감기와 달리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백신이 꼭 필요합니다.

 

 

독감 백신은 대부분 병·의원에서 1만5000원에서 4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접종합니다. 보건소에선 지역마다 다르지만 65세 이상 노인에겐 무료 접종 합니다. 일선 병·의원이나 보건소나 백신 품질은 동일합니다. 거주 지역에서 전화나 인터넷으로 비용을 확인하고 가장 싼 곳에서 맞으면 되겠습니다. 강남의 한 의원은 전국 최저 가격이라며 1만4900원을 내걸기도 했더군요.
임신부의 경우 독감 백신을 반드시 맞아야 합니다. 임신부가 독감에 걸리면 태아에게도 매우 해롭기 때문입니다. 독감 백신은 태아에게 기형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일이 없으므로 안심하고 맞으셔도 됩니다. 임신부의 접종 순위가 의학적으로 65세 이상 노인보다 높다는 사실을 기억 하십시오.

 

폐렴 백신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오래전에 나온 23가 백신과 최근 나온 13가 백신입니다. 23가 백신은 MSD의 프로디악스 23과 한독약품의 뉴모23이 대표적입니다. 13가 백신은 화이자의 프리베나가 있습니다.
23가 백신은 3만원 정도 하며 13가 백신은 12만원 정도 합니다. 물론 보건소에선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맞을 수 있습니다. 어떤 보건소는 75
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무료접종해주기도 합니다.

 


보건소에서 맞는 저렴한 백신 접종 비용을 저는 마냥 좋게만 해석하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주민들에게 평등하게 비용 혜택이 돌아가거나 아니면 극빈자 등 대상을 엄격하게 선정해야 하는데 지금은 아무 기준 없이 누구나 가서 맞으면 되는 시스템입니다. 일선 병·의원들이 돈벌이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홍역이나 백일해처럼 아예 필수 접종으로 정해 전 국민에게 무료로 접종하든지 아니면 접종 기준을 명확히 지켜야 할 것입니다. 물론 독감과 폐렴은 필수 접종 백신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자체 여건에 따라 보건소의 접종 기준과 비용이 모두 들쭉날쭉합니다. 지역 주민 일부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백신이라면 그 비용을 차라리 방역이나 위생, 금연과 같은 보건교육이나 캠페인 등 일선 병·의원에서 하지 못하는 공적인 사업에 쓰는 것이 옳습니다. 아무튼 이것은 제도와 관련한 문제이고 주변 보건소를 잘활용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독감이든 폐렴이든 물량이 떨어지기 전에 먼저 가서 맞으면 장땡이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 폐렴 백신 가운데 효능은 아무래도 새로 개발된 13가 백신이 조금 더 좋습니다. 그러나 아주 조금입니다. 그리고 13가 백신은 평생 한 번만 맞으면 되는
접종인 데 비해 23가 백신은 5년 후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결국 가격이 중요합니다. 몇 만원 더 내더라도 약간의 효능 차이와 편이성을 위한다면 13가 백신 프리베나를 추천합니다. 그러나 고령 부모님일 경우 향후 5년 정도 여생을 예상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우시다면 23가 백신 제품들을 추천합니다. 물론 보건소에선 값싼 23가 백신을 접종합니다. 아무쪼록 백신으로 독감과 폐렴의 위협으로 부터 벗어난 건강한 겨울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 홍혜걸(洪慧杰) 의학전문기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비온뒤 칼럼은, 홍혜걸 의학전문기자가 설립한 의학전문매체이자 미디어 의학채널 비온뒤(aftertherain.kr)와 협약 하에 다양한 분야의 엄선된 의료인들의 건강 칼럼을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