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건강수명을 늘리는 ‘몸’과 ‘마음’ 만들기
긍정적인 마음 가지고, 내장지방 줄여야
100세까지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숫자는 무려 6만5692명 (2016년). 50년 전에는 약 250명밖에 없었기에 참으로 놀라운 증 가다. 100세 이상 살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그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연구의 목적은 ‘얼마나 건강수명을 늘릴 수 있을까?’이다. 20년 이상 ‘100세’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게이오대학 의학부 백수(白壽)종 합연구센터의 강사 아라이 야스미치의 설명을 정리해봤다.
건강수명이란 건강상의 문제로 일상생활이 제한받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기간을 뜻한다. 일본인의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는 남성이 약 9년, 여성은 약 12년(13년)으로 병과 간호가 필요한 상태의 기간이 길어지면 충실한 여생이라고 하기 어렵다.
아라이를 비롯한 연구자들의 조사에 따르면, 100세 이상의 대상자 300명 가운데 혼자 사는 경우가 20%. 100세 때 자립하는 사람은 110세 이상 오래 사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건강수명이 대단히 긴 ‘선택받은 사람’인 것이다. 그렇다고 건강의식이 높을까? 그런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건강수명이 긴 사람과 길지 않은 사람. 생물학적인 몸의 메커니즘에 차이가 있을까? 아라이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110세 이상을 포함해 100세 이상과 그 직계 자손 등 총 1554명으로부터 혈액을 채취해 분자 레벨까지 조사했다. 그 결과 건강수명 비밀 두 가지가 밝혀졌다.
먼저 ‘만성염증’의 정도. 만성염증이란 자각증상이 없는 채 온몸에 서 조금씩 진행 중인 염증을 말한다. 이를 낮게 억제하는 것이 건강 장수의 비결로, 염증의 정도가 낮은 사람은 자립도와 인지기능도 높았다.
만성염증의 한 원인은 비만이다. 내장지방이 늘어나면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분비되어 그것이 온몸에 옮겨져서 동맥경화와 심근 경색, 당뇨병 등의 병을 일으킨다. 먼저 내장지방이 늘어나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장수의 첫걸음이다.
또 하나는 ‘텔로미어(telomere, 말단 소립)’의 길이. 텔로미어란 세포의 핵에 있는 염색체의 선단 부분으로 세포분열 때마다 조금씩 짧아져서 한계에 달하면 분열이 멈춘다. 보통 나이를 먹으면서 짧아지지만 100세 이상의 사람은 길게 유지하고 있다. 백수를 누리는 사람의 직계 자손의 텔로미어는 일반인보다 길어 실제 연령이 80대인데도 60대의 평균치와 같은 정도의 길이를 가지고 있다.
콩과 해조류 등이 텔로미어를 길게 유지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식사로 텔로미어를 길게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하겠 다. 노화를 막는 식재료에는 생선, 콩, 유제품, 야채, 해조류, 과일 등이 있다.
50세부터의 100세 인생 필수조건
가장 행복한 삶의 종지부는 이른바 건강하게 살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서 지금 무엇을 해야 좋을까? 건강수명은 생활습관, 성격, 유전, 병 등 복수 요인의 조합에 의해 좌우된다. 유전적 요인만으로 정해져 버린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생활습관 등 환경요인을 바꿔 장수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실천해볼 만하다.
연령에 맞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연령에 따라 조심해야 할 증상이 다르다. 먼저 50대 는 말할 필요도 없이 메타볼릭 신드롬 대책이 중심이 된다. 75세부터는 프레일티 신드롬 대책이 주가 된다. 중간에 해당하는 65~75세에는 개인 차가 있어 프레일티(허약) 대책이 일찍 필요한 사람도 있다. 프레일티란 보행속도의 저하, 쉽게 피곤, 체중감소, 신체활동 저하, 근력 저하 등의 상태를 가리키며, 프레일티를 예방하는 게 장수의 근본책이라고 한다.
메타볼릭(대사증후군)이 되지 않기 위해 먹지 말라는 충고를 듣던 50대가 70대가 되면 근육과 뼈를 유지하기 위해 제대로 먹는 것이 목표가 된다. 메타볼릭이 걱정 되는 사람은 프레일티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근육량 감약형 비만이라고 해서 너무 뚱뚱해져 움직일 수 없게 돼 근육이 감소하는 바람에 프레일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불가결한 것이 운동 습관이다. 연령별 관계없이 강조할 필요가 있다. 운동은 메타볼릭 대책과 프레일티 대책 모두에서 효과가 있다. 게다가 100세 이상의 여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인 ‘자립도’와 ‘인지기능’과도 관계가 있다. 50대라면 중에서 고강도 정도의 조깅과 수영 등을, 고령자라면 저강도의 산보와 체조 등 연령에 맞는 운동을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그러면 성격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성격을 다섯 가지로 분류해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100세 이상의 남성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오픈 마인드의 개방성, 여성은 개방성·외향성·성실성이 높았다. 오래 사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성실성이 높은 경향이 있다. 배우자와 자식 등 소중한 사람의 죽음은 피할 수 없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 고혈압 동맥경화를 촉진하고 심각한 병으로 이어지는 고혈압. 50~60대에 혈압이 높으면 위험하니 제대로 컨트롤해야 한다. 하지만 80세 이상의 경우 혈압이 낮은 사람에 비해 높은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보고도 있다.
■ 음주 술은 백약의 으뜸이라는 말이 있지만, 100세 이상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하면 음주율에 큰 차이는 나지 않았다. 적당량의 음주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고 봐도 되겠다.
■ 흡연 100세 이상 살아 있는 사람들의 흡연율은 남 녀 모두 낮다. 건강수명을 늘리고 싶다면 일찌감치 담배와의 인연을 끊자.
■ 비만 100세 이상의 사람은 비만, 당뇨병, 동맥경 화가 적다. 내장지방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 50대에 메타볼릭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중요. 식사 제한과 운동으로 내장지방을 줄이자.
■ 성실함 어떤 성격의 사람이 100세 이상 사는 것일까? 성격별로 보면 기상시간을 지키고, 일과인 체조를 빠뜨리지 않고 계속한다 등등 자신이 정한 것을 제대로 지키는, ‘성실성’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 육식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은 고기를 포함해 칼로리(에너지)를 제대로 취하는 사람이 많다.
도쿄도 건강장수의료센터 연구소는 2000년부터 2002년에 걸쳐 도쿄도에 사는 513명의 100세 장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가장 긴 기간동안 일한 직업을 물었다. 이에 따르면 가장 많았던 직업은 교육 관계자, 공무원이었다. 일의 안정도도 있지만, 당시를 생각하면 교육직과 공무원직에서 일한 사람은 가정도 유복하고, 식사와 의료가 충실했다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토 나노OFF> 2016년 11월호에서 부분 발췌
정리 이태문 동경 통신원 gounseg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