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치매를 간호하다 음악이 치매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리곤 “제5치매 (The Fifth Dementia)”라는 음악 밴드를 결성하여 치매 환자에게 음악 치료와 함께 꿈과 용기를 준다. 한발 더 나아가 비영리단체인 뮤직 멘즈 마인드(Music Mends Minds)를 결성하여, 치매 환자 치료와 그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고 있는 캐롤 로젠슈타인의 사례를 소개한다.
캐롤 로젠 슈타인과 치매에 걸린 그의 남편 어윈
음악 활동이 치매에 도움이 되다
캐롤 로젠 슈타인의 남편인 어윈은 2006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3년 후 그는 치매 진단을 받았다.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병의 속성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약물치료 때문에 환각 현상도 경험했다. 상태가 악화되고, 점점 더 증상이 심해짐에 따라 “남편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 같았다. 매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은 심정이었다.”라고 말한다.
치매에 걸린 사람들은 그들이 어제 할 수 있었던 일도 오늘 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혀가 잘 움직이지 않고, 어휘가 쉽게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우 심한 좌절감을 느낀다.
"끔찍한 질병이 가족에게 닥쳐오면, 가까운 친구조차도 무슨 말로 위로해야 할지 모른다. 사람들이 가까이 오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흡사 문둥병에 걸린 것과 같은 기분이었다."라고 그녀는 그때의 심정을 토로한다. 어윈의 경우에도, 치매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의 인지 능력이 악화하였으며, 대화 능력도 급속히 떨어졌다. 그리고 30년 넘게 얘기 해왔던 배우자와 의사소통마저 잘할 수 없을 정도로 남편의 상태가 나빠진다는 현실에 슬펐다. 막상, 힘든 상황에 부닥치면, 외면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바위처럼 굳세게 남아, 곁에서 계속 지키며 매일 매일 돌봐줘야 했다.
약물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2014년 6월은 특히 어려운 시기였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발생했다. 남편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을 우연히 보았기 때문이다.
남편은 평생 색소폰과 피아노를 연주해 왔다. 그러나 발병 이후 8년 동안 한 번도 연주하지 않았는데 그때 처음으로 연주한 것이었다.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더 잘 인지하고, 반응하고, 활력이 넘치고, 의사소통이 잘 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마침내 기적이 일어났다. 음악은 실제로 남편을 부활시켰다."라고 좋아했다. 그녀는 담당 의사에게 연락하여 이러한 사실을 소상히 말해주었다.
의사는 “음악이 두뇌에 화학 반응을 일으킨다. 피아노를 연주하면 도파민이 분비되고, 그로 인해 기분이 좋아진다.”라고 말했다. 캐롤은 “음악이 그 어떤 약보다도 더 강력하다”는 사실을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
캐롤 로젠 슈타인과 피아노를 연주하는 그의 남편 어윈
“제5치매” 밴드를 결성하다
오늘날 과학은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뇌가 전신 운동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것은 자연적으로 신경 전달 물질을 분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완전한 치료약이 개발될 때까지는 곡을 연주하는 것 이상의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는 것 같다고 한다. 음악은 어윈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음악은 그를 더 많이 대화하게 하고, 더 행복하고, 몸의 기능을 더 좋게 하였다. 음악이 그를 부활시켰다.
이 경험으로 인해 캐롤은 남편 어윈뿐만 아니라 신경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한 밴드를 만들게 되었다. "우리는 함께 파티를 할 수 있도록 음악 친구를 찾아야 한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렇게 하여 구성된 밴드를 “제5치매”라고 이름 지었다. 밴드는 일주일에 한두 번 연습한다. 밴드는 환자, 간병인, 가족 및 일반 대중까지도 리허설에 와서 음악의 마술을 느끼고, 기분을 전환하게 하는 편안한 쉼터이다. 리허설에 참여한 이후에는 모두가 삶에 열정적인 자세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연 2회 콘서트를 개최한다. 콘서트는 연주하는 음악가나 노래를 부르는 가수 모두에게 큰 자부심을 준다. 다시 일어나서 빛을 발할 기회를 제공한다.
비영리 단체, “뮤직 멘즈 마인드” 설립
캐롤과 어윈은 최근 음악과 사회적 지원을 통해 성공한 이 사례를 바탕으로 비영리단체를 설립했다. 여러 도시에서 음악을 좋아하고 함께 참여하여, 즐겁게 지낼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외상성 뇌 손상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음악 지원 그룹 밴드를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음악 지원 그룹은 음악가와 가수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및 간병인 사이의 공동체를 형성한다. 2014년부터 비영리 단체인 “뮤직 멘즈 마인드”는 전국에 20개의 밴드를 만들었다. 2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밴드를 통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캐롤은 “우리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길을 잃고 음악 없이 살아가고 있는 환자들을 만나 음악요법의 비법을 소개한다. 그들을 참여 시켜 다시 희망을 품게 하니, 생명까지 연장되었다. 그들은 곡을 연주하고 서로 교제하는 것을 매우 재미있어 한다. 사람들은 음악 활동에 너도, 나도 서로 참여하였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맺음말
인구가 고령화함에 따라 치매를 포함한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인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치매를 앓고 있는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그 고충은 실로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뮤직 멘즈 마인드”는 모든 회원과 그 가족이 모두 같은 배에 타고 있기에 매우 친밀하다. 병간호하는 가족이 다시는 홀로 방치되지 않고, 직면하고 있는 시련과 고난을 이해하면서, 새롭고 강한 우정을 나누며, 함께 사랑하고 포옹하며, 울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축복이다.
“뮤직 멘즈 마인드” 가 제공하는 음악 프로그램은 강력한 지원 그룹이다. 그들은 확장된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내며, 이제 대단한 조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들은 목청껏 노래를 부르고, 삶에 음악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는 마음으로 활동한다.
출처 : CNN 2018년도 영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