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성년후견인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전문적인 후견인이 부족한 현실에서 ‘시민 후견인’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시민 후견인’이란, 판단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고령자와 장애가 있는 사람이 안전하게 자립하여 생활해 나갈 수 있도록, 일반 시민이 후견인으로서 지원하는 제도이다.

 

미야시로현 센다이시의 야마나카 씨(73세)는 시 홍보지에서 시민 후견인 양성 강좌가 시작되는 것을 알았다. 나이 제한 때문에 시민 후견인으로서는 더 이상 일하지는 않고 있지만, 경험을 살리고 싶어 후견인 동료와 서클을 만들어 제도의 의미와 역할을 폭넓게 알기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옆에 있는 것만으로 도움이 된다면

야마나카 씨는 고교 졸업 후, 기업에 취직하여, 영업직으로서 열심히 활동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40대 전반, 망막 박리에 대한 치료 기회를 놓쳐 왼쪽 눈이 실명되었다. 그 후로는 내근으로 일을 했다. 다행히 오른쪽 눈은 무사하기 때문에 그다지 불편하지 않고 자동차 운전도 가능하다.

60세로 정년을 맞이한 후, 3년간 더 촉탁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했다. 퇴직 후 1개월도 지나지 않아 무료하고 목표가 없는 날들이 시작되었다.

흥미도 특기도 없었다. 무엇을 할까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시의 홍보지에 ‘시민 후견인 양성 강좌 개최’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특별한 자격이 필요 없다고도 하고, “별달리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한번 해볼까 하고 응모하였다”고 웃으며 말한다.

그렇지만,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에게 쓸모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현역 시대에 일과 관련된 사람으로부터, 노인 등 입장이 열악한 사람이 악덕 상법에 의해 피해를 당해, 괴로워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도와줄 정도는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역할을 할 수 있지는 않을까 생각했으며, 이런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퇴직한 2009년 6월, 양성 강좌의 수강생으로서 수업을 받기 시작하였다. 강좌는 월 2회로 1년 간이며, 주최는 센다이 시 사회복지협의회였다. 공부 내용은 성년 후견인의 역할과 개요, 조직, 민법 등의 법률, 대상자에 대한 이해와 접근 방법, 도움의 기술 등, 후견인으로서의 기초 지식. 강좌가 끝나면 후견인이 되는 것을 희망하는가를 물어보았다. 희망은 하지만, 바로 담당할 수 있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계속 연수’라는 명목으로 강좌를 수강해 가면서 수임을 기다렸다.

 

처음으로 시민후견인의 일을 맡다

야마나카 씨가 실제로 수임한 것은 강좌 수료 후 2년 정도 경과했을 때였다. 맡았던 사람은 같은 나이의 남성으로서 노숙자의 경험이 있고,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독신이며, 친형제는 모두 사망하였고, 법정 상속인은 없었다. 시설과 간호 보험에 가입을 위한 계약이 필요하게 되어, 성년 후견인으로서 야마나카 씨가 연결된 것이다. 야마나카 씨는 월 2회, 10일과 25일에 정기적으로 왕래했다.

 

하는 일은 본인과의 면담, 케어 메니저와 방문 간호사, 시설 직원으로부터 상황 파악, 간호 상황 체크, 비용 지불 등. 사회복지협의회가 감독인이 되며, 어떤 상황이 발생되면 처리해 주기 때문에 마음 든든하다.

 

 

성년 후견 제도에서는 변호사와 사법서사 등, 전문직이 담당하는 경우와, 야마나카 씨와 같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제휴하는 ‘시민 후견인’이 있다. 성년 후견 제도의 주요한 업무는 재산 관리와 신상 감독 및 보호(요양보험, 병원, 시설의 입·퇴소, 재활 등의 수속)이지만, 시민 후견인으로서는, 가까이서 지켜봐주고, 그 사람답게 생활할 수 있도록 거들어주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야마나카 씨가 담당했던 남성은 말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표정과 시늉만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병력 등이 기재된 간단한 서류만이 있을 뿐,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없었다. 신뢰를 손상하지 않도록 반응을 봐가면서 화제를 신중히 선택하였다. 다만 같은 남성이고 동년배라는 것이 마음을 허락해 주었는지, 자기가 좋아하는 프로레슬링과 역도산, 고향 이야기를 즐겁게 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후생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약간이지만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었을 때는 기쁜 듯이 미소를 보여주었다.

 

케어 매니저가 “이렇게 살갑게 대해주는 후견인을 갖게 되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었다”라고 말해주었을 때는, 마음속으로부터 “이 일을 하게 되어 좋았다”라고 생각했다. 약 5년 후, 남성이 사망함에 따라, 필요한 수속과 남겨진 재산의 처리를 모두 끝냄으로써 야마나카 씨의 담당은 종료되었다.

 

동료가 있다면 마음이 든든하다

시민 후견인은 기본적으로 무상의 자발적 후견인이지만, 재판소에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 야마나카 씨는 일부러 보수를 청구하였다. 보수를 받게 되면, 대충 일을 할 수 없다. “자원봉사 후견인이기 때문에, 보수를 안 받으니까 대충 해도 되겠지 라는 마음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금액은 재판소가 피후견인의 자산을 검토하여 결정하기 때문에, 고액 보수는 절대 아니다.

 

2015년, 1기생을 모체로 센다이 시민 후견인의 모임이 발족하였고, 야마나카 씨가 대표가 되었다. 목적은 업무 기술 향상과 홍보 활동, 행정과 지역 포괄 지원 센터와의 연대 강화이지만, 시민 후견인끼리의 연대와 협력 관계 유지도 중요 사항이다. 후견인은 담당하는 사람의 상황을 제3자에게 이야기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러나 동료라면 정보를 공유하고 괴로울 때에는 서로 문의할 수 있다. 또한 서로의 경험은 그 후의 활동에 참고가 된다.

 

시민 후견인이 다시 수임할 수 있는 나이는 70세까지이기 때문에 73세인 야마나카 씨는 더 이상 수임을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시민들에게 이 제도를 널리 알리고, 활용되도록 하기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야마나카 씨는 시민 후견인 제도가 본인의 인생 2막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출처: Financial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