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뎃의 집’ 설립자 캐롤 내쉬

은퇴 후 다시 빛나는 열정

메릴랜드주의 디멘젼스 헬스케어 시스템에서 은퇴하면서 내쉬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이제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열심히 일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74살의 내쉬는 지금 자신이 하는 일에 다시 최고의 열정을 사르고 있다. ”평생 사람 돕는 일을 해왔기 때문인지 지금도 정말 은퇴한 것 같지 않다“라고 그녀는 말한다.

2012년 내쉬는 소규모 비영리재단 “버나뎃의 집“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8∼17세의 소녀들을 위한 방과 후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십 대들의 임신이나 약물중독, 학업 중단의 위험을 예방하고 지도하는 활동을 한다.

비영리단체인 Encore.org의 조사에 따르면 비영리 재단 일에 대한 50∼70 연령대의 사람들이 관심이 지난 3년간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이 단체의 설립자인 마크 프리드맨은 ”이런 현상은 인생 2막의 삶을 공익적인 가치에 두고 또한 기업 운영 능력까지 지닌 베이비부머들의 급격한 증가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내쉬도 바로 그런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다.

  버나뎃의 집

세상에는 내쉬처럼 개인적인 인생 경험에서 비롯된 분명한 삶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어머니와 사별하고 3살 때부터 수녀원에서 자랐던 그녀에게는 후견인 마리아 버나뎃 수녀가 있었다. 버나뎃 수녀는 내쉬에게 신이 준 소명에 대한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분 덕분에 나의 자존감이나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라고 내쉬는 말한다.

훗날, 정식 간호사가 되어 일하면서 내쉬는 문맹과 임신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소녀들과 만나게 되었다. 지난 시절 바로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은퇴 후에는 그런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꿈과 변화’라는 두 가지를 간직하면서 소녀들에게 사회에 유익한 구성원이 되는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 만약 현재의 활동을 통해 한 소녀의 삶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일을 시작한 목표는 달성된 것이라고 그녀는 확신한다.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뚜렷한 계획은 없었지만, 확신을 갖고 일단 일에 착수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적당한 활동 공간을 마련하고, 홍보를 시작했더니 아이들이 오기 시작했다. 내쉬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하여 퇴직금에서 25,000달러를 꺼내 썼다. 기부자들의 도움으로 임대 공간에 페인트칠을 하고, 비가 새는 지붕을 고치고 가구를 준비할 수 있었다.

전문직 여성 자원봉사 지도자들은 아이들과 함께 최소 일 년, 일주일에 한 시간 헌신적으로 활동한다. 날마다 12명 이상의 여학생들이 방과 후에 이곳에 와서 저녁 6시 30분까지 머무른다. 이곳에서의 활동은 예절 교육과 독서, 댄스 수업을 포함하여 다양하게 진행된다. 학생들이 어떤 내용이든 속마음을 편하게 털어놓고 말할 수 있는 ”우리들의 토크“ 시간도 있다. 학생들은 설거지 같은 간단한 일은 직접 해야 한다. 부엌, 식당, 거실, 공예실, 그리고 컴퓨터가 설비된 학습실과 책이 가득한 라운지가 그들의 활동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