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이 아키코 씨(60세)는 도쿄도 아다치구의 여성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57세에 조기퇴직하였다. 지금은 노인시설, 보육원, 장애자 시설 등에 대한 객관적 평가 업무를 하는 ‘제3자평가자’로 활동하고 있다.

 

  제3자평가 업무 흐름도

 

나가이 씨의 부모님은 음식점을 했다. 일 때문에 가족끼리 여행도 갈 수 없는 형편을 보고 자라면서, “일은 월급쟁이가 좋은데, 오래 일할 수 있으려면 교사나 공무원이 좋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도쿄도 아다치구에 채용되었다.

최초 배속된 곳은 지역진흥과였다. 마침 아다치구 창설 50주년과 겹쳐, 구의 노래를 모집하기도 하고, 축제나 불꽃놀이대회 기획 등으로 바쁜 시기였다. 매일 잔업이 계속되어 건강이 나빠진 적도 있었지만, 일은 보람이 있었다.

그 후, 직업연수소, 여성종합센터, 고령사회대책과, 아다치구 사회복지협의사무국을 거쳐 과장 시험에 합격했다. 협동추진과장, 가정과장 등을 역임했다.

 

고령사회대책과 시절인 30대에는 구의 특별 요양 노인 홈, 데이 서비스 센터, 케어 하우스 등의 개설과 운영을 담당했다. 일하면서 복지시설에서 요양보호사나 젊은 동년배들과 교류하는 기회가 많이 있었고, 나중에 이 경험과 교류가 퇴직 후의 일에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나가이 씨의 마음속에는 조금씩 위화감이 생겨나고 있었다. 정년을 10년 앞둔 시기엔 병을 앓은 적도 있어서 그 후의 인생에 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과장이 되고 나서는 조직을 관리하는 일이 주된 업무였다. 그러나 관리자로서 스트레스만 많아지고, 현장에서 직접 사람과 접촉하면서 느꼈던 보람을 이젠 느낄 수 없었다. 이제 할 바를 다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 그만두고 어떻게 할 것인가? 연금 수급까지는 아직 몇 년이나 남아 있는 데. 이때 어떤 생각이 문뜩 떠올랐다. 사회복지협의회 시절 받았던 명함이 생각났다. 거기에는 ’복지서비스 제3자평가‘라고 쓰여져 있었다. 그때는 “이러한 일도 있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어쩐 일인지 그 명함을 계속 갖고 있었다. “제3자평가의 일이라면 지금까지 내가 해온 업무 경험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갔다.

 

주위 사람들에게 상담했더니 제3자평가의 일은 입에 풀칠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의 자산 상황을 점검해보았다. “꾸준히 쌓아온 개인연금이나 저축이 있으니, 매월 10만 엔 정도 벌 수 있으면 그럭저럭 지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절약하면 된다. 돈은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보람이 있는 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이렇게 결심한 후, 조기퇴직하고 개인 사업자로 독립했다.

독립 후에는 그 명함에 쓰여 있던 회사에 소속되어 ‘복지서비스 제3자평가자’로서 일하는 날이 시작되었다. 개인 사업자는 자유롭게 일할 수 있기 때문에 탁아소 등의 아동시설의 평가를 하는 NPO 등 몇 군데를 담당하여 활동하고 있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나 탁아소의 어린이들과 함께 밥을 먹기도 하고, 원장이나 시설책임자에게 한나절에 걸쳐 의견을 듣기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깊이 관계할 수 있는 점이 나가이 씨에는 좋다. 복지 업무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시설의 책임자나 담당자의 의욕, 힘든 속사정까지 다 이해할 수 있다.

 

일에 대한 보수는 일에 따라 제각기다. 자원봉사와 같은 수준도 있고, 1건에 10만 엔을 받을 때도 있다.

 

평가 업무는 11월부터 2월까지 3~4개월간 집중하기 때문에 그 외에는 비교적 여유가 있는 시기이다. 그래서 2018년부터는 행정서사 활동도 시작했다. 공무원은 대졸로서 20년 이상 근무하면 시험을 치지 않고 자격심사만으로 행정서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그러나 자격을 취득했다고 해서 금방 일감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연수를 확실히 받으면서 공증사무소에서 유언 입회인이 되기도 하고, 성년 후견인 연락회 위원이 되기도 하면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유언이나 상속, 종활, 성년 후견인을 중심으로 한 활동에도 주력할 작정이다.

 

나가이 씨는 공무원은 조기퇴직 하였지만, 그 덕분에 70세가 넘을 때까지 일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길로 나아간 것을 한순간이라도 후회한 적은 없다”라고 말하는 나가이 씨에게는 가장 보람 있는 일을 발견한 데 대한 자신과 각오가 느껴진다.

 

출처: 『정년 후에도 일하고 싶다』, MATSUMOTO SUMI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