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에는 회사 일에 전념하다 보면,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년퇴직 후에는 개인사업자로 일하면서, 동시에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도 병행할 수 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명확히 하고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
아다치 토시코 씨(63세)는 현역 시대 컴퓨터 판매회사에서 홍보 관련 일을 했다. 독신 여성으로 자식도 없고, 부모님도 언젠가는 돌아가신다. 정년 후는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 본 것은 50세쯤이다. 정년은 60세이지만 65세까지는 재고용제도가 있어 근무를 계속할 수 있다. 급여는 줄겠지만, 65세까지는 어떻게든 갈 수 있다. 그렇지만 일이 지금 같지는 않을 것이고, 옛날 60대와는 달리 젊다고는 해도 체력도 떨어질 터이다. 그런 것을 막연히 생각하며 일했다.
연금수령이 65세부터라서 돈 문제도 걱정되었다. 게다가 확정 급여형 기업연금이라 금액도 운용하기 나름이라 변동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뭔가 적극적으로 할 것도 아니었다.
그때 전직 알선회사로부터 권유가 있어 그 회사를 직접 찾아간 일이 있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하는 질문을 받았을 때,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거라고 내놓을 만한 마땅한 것도 없는 자신을 발견했다. 새로운 회사에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재고용 대신 새로운 일 선택
점점 정년이 다가왔을 무렵, 주위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라고 묻는 일이 많아졌다. 회사 밖 사람들과 접촉하는 기회가 많은 일을 하면서 교류하던 사람들이 걱정되어 질책과 격려를 해준다고 느꼈다. 그중에 재취직할 곳을 추천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그 가운데 마음이 끌린 일이 있었다. 지방 재생에 관한 일인데, 당연히 주민등록을 옮기고 그 지역에 녹아 들어간 활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노인시설에 입주한 어머니 때문에 도쿄를 떠날 수 없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 야생조류회 회원들의 야외 활동
정년 후에도 자신이 지금까지 해 온 것을 활용할 수 있는 일에 종사하고 싶다. 사회공헌으로 연결되는 일이면 더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때 소개받은 것이 공익재단법인 ‘일본 야생조류회’였다. 야생조류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담당 업무는 회원 가입을 권유하여 회를 확대하는 일이어서, 지금까지의 경험을 살릴 수 있고 근무지도 문제가 없었다. 재고용 대신, 새로운 직장에 근무하기로 하였다.
개인사업자로 업무수탁
야생조류회에서는 개인사업자로서 업무수탁을 받아 일한다. 수입은 감소하였지만, 개인사업자로서 시간 제약과 구속은 전혀 없고 출근일도 근무시간도 자유롭다. 현역 때와 달리 즐겁게 일할 수 있지만, 일이 많아 요즘은 거의 주 5일 근무한다.
야생조류회의 회원에는 개인과 법인이 있다. 아다치 씨의 역할은 법인의 CSR과 총무 부문 등을 방문하여 입회 권유를 하는 것이다. 이른바 영업직이다. 쉽게 가입하는 회사가 없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대기업은 이미 환경단체 중 어딘가에는 가입한 경우가 많아서 설득이 어렵다. 담당자가 찬성해도 회사에서 재가가 떨어지지 않을 경우도 있다.
다행인 것은 야생조류회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방에게 처음부터 설명하는 것은 큰일인데, 야생조류회의 명함을 꺼내면 일단 만나준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녀의 스타일은 ‘해피 코디네이터’
자기다움을 나타내는 일을 하고 싶어 지금까지 교제해온 사람들과의 인맥을 살려 새로운 분야 개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야생조류회의 일과는 별도로, 지방 재생 그룹 활동에도 관여하고 있다. 관광객은 많은데, 와서 소비하는 돈이 별로 없다는 지방도 있고, 지도와 팸플릿을 만들어도 관광안내소와 역에 비치만 하고 끝나는 지방도 있다. 그곳에 가서 보고 지자체와 협력하여 숙박시설을 만들거나 동선을 고려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활동을 한다. 지역에 공장을 가진 대기업과의 가교 구실도 한다. 지금은 자기 수입으로는 연결되지 않지만, 다양한 업종 사람들과의 교류가 재미있어 앞으로도 이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다.
자신이 사회에서 달성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하여, 스스로 자기의 직함을 생각해보았다. 그것은 바로 ‘해피 코디네이터’.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
출처: “정년 후에도 일하고 싶다”, 마쓰모토 스미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