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견직물 산지로 잘 알려진 군마(群馬)현 기류(桐生)시는 섬유산업의 쇠퇴, 일본 전통 옷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옛날의 활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지금부터 10년 전쯤, 금융기관에서 40여 년을 근무한 후 은퇴한 시미즈 히로야스 씨(72세, 당시 62세)는 그런 고향에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싶다는 얘기를 고등학교 동창생들과 나누고 함께 NPO 법인「기류 재생」을 만들었다.

 

  고향 기류시 재생에 앞장 선 시미즈 씨

 

기류시에는 「기류 덴만구」라는 신사를 비롯해, 술⸱된장⸱간장을 양조했던, 흙으로 만든 창고 등 유서 깊은 건물들이 많이 있다. 신사까지 가는 일직선의 참배 도로에는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초의 집과 상점이 들어선 거리의 모습이 지금도 남아 있다. 끝이 톱날 모양으로 들쭉날쭉한 지붕의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닌 공장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또 뉴욕 현대미술관의 인기 상품이나 할리우드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오비(기모노의 허리띠)를 제작하는 등, 현대에 통용되는 기술을 자랑하는 공장도 남아 있다. 시미즈 씨가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이런 산업 유산을 살린 관광사업. 공업 및 상업 도시였던 기류시에는 당시 관광과가 없었다. 그래서 시미즈 씨의 NPO에서 관광 루트를 만들고, 역전에 관광 안내소를 설치하여 회원들이 관광객 가이드 활동을 시작했다. 동시에 베이커리 카페 「벽돌집」의 개점도 지원했다. 1919년에 세워진 한 공장의 지붕과 벽돌 벽을 그대로 활용해서 양과자와 빵, 스낵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멋진 카페이다. 주인은 직물업 3대째인데 빵집 운영자로 변신한 베이비붐 세대. 본인은 환갑을 지나면 유유자적한 생활을 하기로 작정하고 있었는데, 시미즈 씨가 찾아와서 시내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벽돌 건물 문화재를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로부터 10년, 이 카페는 지역 사람들의 휴식 장소로 또 관광버스 단체 손님이 들르는 명소로서 연간 10만 명이 찾아오는 인기 있는 공간이 되었다.

 

  명물 관광 버스 MAYU

 

10년 동안 시미즈 씨의 활동 모습도 바뀌었다. 2013년 NPO 법인을 주식회사로 바꾸었다. 카페 건너편에 100년 된 민가와 450평의 토지가 매물로 나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 토지를 정비하여 NPO가 기류시 위탁사업으로 운영하는 시내 순환용 전동 버스「MAYU⸥의 주차장으로 하고, 민가는 휴게소나 점포로 활용하면 건너편의 카페와 어우러져 상승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MAYU」는 매일 정기적으로 시내의 주요 관광지나 시설을 도는데, 시민이나 관광객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시속 19km의 저속이기 때문에 경치나 거리 풍경을 즐길 수 있고,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오래된 민가와 토지의 가격은 4억 5천만 원. 도저히 NPO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은 아니었다. 융자해줄 곳을 찾아보았지만 거절당하여 포기하고 있었는데, 군마 은행에서 접근해왔다. 놀란 시미즈 씨에게 융자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다. “주택지로서의 가치도 있습니다. 달리 활용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은 생겼지만,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NPO 동료들은 자금 규모에 놀라 모두가 그만두겠다는 것이다. 정년퇴직 후의 느슨한 활동을 생각하고 있던 회원들에게는 차입은 무모하게 비쳤다. 그러나 기류시를 더욱 활기차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시미즈 씨에게는 어떻게든 해보고 싶은 사업이었다. 이것을 기회로 혼자 활동하기로 결심하고, NPO를 「주식회사 기류 재생」으로 바꾸었다.

주식회사로 재출발하여 혼자 온갖 고생을 하고 있을 때, 기류시로부터 뜻밖의 제안이 들어왔다. “정부가 자금을 대는 지방경제순환형 자금 프로그램이 있다. 전동버스를 개발한 군마 대학을 협력자로 넣어 신청해보라”라는 것이었다. 응모하자 다행히도 5억 원의 자금 지급이 결정되었다. 그 자금으로 구입한 부지에 전통적인 지붕을 얹은 차고를 신축하고, 관광 거점으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오래된 민가는 옛날 직물회사의 건물로서, 창고와 본체로 되어 있었다. 본체의 1층을 휴게소로, 창고는 기류시의 직물을 소개하는 작은 박물관으로 개조했다. 겨울에는 1층을 식당으로 하여 군마 명물인 면발이 굵은 우동을 제공하고 있다. 담당은 시미즈 씨의 부인이다. 지방 다시 살리기에 힘을 들이고 있는 정부에게 이 사업은 적절한 모델 케이스가 되었다.

처음에는 인재 확보에 힘들었지만, 그동안 지역에서 유명한 활동으로 소문이 나서 지금은 30대 사원 2명을 채용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정년퇴직 후에 할 일이 없다며 스스로 일을 거들어주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는 점이다.

“이익은 미미한 회사이지만, 사원은 물론 나 자신에게도 확실하게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기류시와 협력하여 사업을 하는 점이 강점이다.”라고 시미즈 씨는 말한다. 2019년 가을부터 「하토 버스」가 주차장을 사용하게 된 것도 사업에 도움이 되고, 기류시를 더욱 활기차게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시미즈 씨의 꿈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참고 사이트: http://www.saisei.kiryu.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