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다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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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놀이돌봄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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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돌아보아도 코로나19의 여파로 이전과는 달라진 여름이다. 각자 계획되었던 일정이 미루어지거나 중단되었고 일상의 활력이 조금씩 가라앉은 분위기이다. 게다가 장맛비마저 내리고 있었음에도 그곳에는 조용한 열정이 넘치고 있었다.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의 꿈꾸는 강당에는 <우리동네 놀이돌봄히어로 직무교육> 이 뜨겁게 진행되는 중이었다.
‘우리동네 놀이돌봄히어로’는 아이 돌봄 경험으로 앙코르 커리어를 희망하는 50+세대와 이를 필요로 하는 소셜벤처기업을 연계해,
50+세대에게 효과적인 커리어 전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소셜벤처기업에게는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일자리입니다.
'우리동네 놀이돌봄히어로' 양성과정 참여자 모집공고에 있던 내용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어라운디(소셜벤처기업)가 함께하는 이번 행사는 3회째로 11월까지 상시 모집 예정이다. ‘우리동네 놀이돌봄선생님’ 양성과정은 갈수록 관심도가 높다.
이번에도 꼼꼼한 서류 및 면접심사를 거친 32명의 최종 합격자들이 교육을 받고 현장으로 연결된다. 비대면의 시대인 만큼 한 번에 할 수 있는 교육인원을 16명씩 2회에 나누어 교육한다.
교육 내용 중에는 이런 것이 있었다. 아이의 감정 체크를 하는 것, 왜 할까. 엄마 대신이기 때문이다. 돌봄히어로는 엄마 대신이라는 엄중한 사실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른 인성으로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세상에 감사하는 마음도 키워주기 위한 인성놀이도 배운다. 이미 20년~30년 이상 육아와 교육의 경험을 지닌 분들이지만 또 다른 아이들의 일상을 돌봐야 하는 책임이 막중하다. 이 외에도 아동 발달이나 각종 놀이법, 안전교육과 돌봄히어로 서비스 가이드 등의 전반적인 교육을 고루 받는다.
교육을 마치면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에서는 아이 돌봄을 필요로 하는 신청 가정으로 히어로 선생님을 연계한다. 그렇게 연결된 히어로 선생님이 각 가정에 방문하여 등·하원 지도 및 놀이 돌봄 진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일정 급여를 지급받는다. 돌봄 내용으로는 어린이집, 유치원 등 하원, 식사 및 간식 먹이기, 놀이터 등 야외활동, 목욕서비스, 놀이 돌봄 서비스 진행 등을 한다. 물론 아이 돌봄이 주요 업무이기에 신청가정의 가사는 진행하지 않는다.
소셜벤처기업 어라운디 임지영 강사
- 교육 중인 소셜벤처기업 어라운디의 임지영 강사에게‘우리동네 놀이돌봄히어로’지원자들의 참여 기준에 대해 들어보았다.
"모집 대상의 연령이 45~64세입니다. 일단 저희는 이곳에서 교육을 받은 후 좋은 선생님들을 선별해서 대면 면접을 거친 후 각 가정에 연결해 드리는 일을 합니다.
이때 살피는 것 중에는 공감 능력, 위기 대처능력, 인성, 태도 등을 살핍니다. 특히 아이들을 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중에서 히어로님의 인성과 언행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자신만의 교육법이 확고한 것도 중요하지만 맡기신 부모의 양육법를 스펀지처럼 잘 받아들여주는 분을 더 선호합니다. 그렇지만 오랜 시간 아이들을 키워오신 풍부한 경험자들입니다. 어떤 자격증과도 비교할 수 없는 충분한 실습을 통한 경력자들이기 때문에 믿음직한 능력자들이 많습니다"
- 세태가 바뀌면서 트렌드라는 것을 인지해야 하기 때문에 각별히 더 신경 쓰는 게 있을 것 같습니다.
"실무에 들어가고 나서도 주기적인 보수 교육이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하는 정보 공유 사이트에서 모여 기쁨이나 보람, 문제점이나 어려움, 실무 노하우와 학습 지혜 등을 나눕니다. 이를테면 선생님들의 제안 중에 24개월 이하 영아들의 오감놀이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제공해 드리기도 하죠."
-요즘 부모님들이 원하는 것 중에 특히 강조하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무엇보다도 '청결'과 '안전'입니다. 물론 이것은 당연한 사항입니다. 요즘 코로나의 여파로 더 강화된 면이 있긴 하지만 그 이전부터도 가장 많이 신청하는 요구 사항입니다."
-교육을 받고 현장에서 일하시는 히어로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우리동네 놀이돌봄히어로는 선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중·장년층의 어른들이 젊은 부부들에게 일할 기회를 선물하는 일이거든요. 그렇게 때문에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은 분들에게 고귀한 일자리입니다. 훗날 선생님들이 돌보았던 아이가 이 나라의 귀한 인재가 되고 선량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밑바탕을 만들어 주었다는 포부를 가지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임지영 강사의 자부심 가득한 당찬 대답이다. 이런 마음이 넓은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는 히어로 선생님들에게도 전달되고 있었다.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 종일 수업을 들으면서도 빼곡히 필기를 하며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히어로 선생님들의 뒷모습에 성실함과 사랑이 담긴 열정이 느껴진다.
배선미 선생님
교육생 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경험이 있는 배선미 선생님의 말을 들어 보았다.
"학습장애를 가진 아이를 가르친 적이 있어요. 학습장애라는 검사 결과의 배경에는 일을 해야만 하는 부모의 상황이 있었습니다. 부모의 돌봄이 필요했던 신생아 때부터 어쩔 수 없이 여기저기 맡겨져서 키우다 보니 사랑으로 키워지지 않았던 거죠. 학교를 다니면서도 늘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돌려야 했기에 그 아이는 언제나 학원 시간을 생각하느라 '지금 몇 시예요? 몇 시예요? 하면서 하루를 떠도는 겁니다. 지금처럼 ‘이렇게 교육된 돌봄선생님이 그 아이 곁에 있었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생각을 들게 합니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서 사회나 우리들이 해야 할 일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런 프로그램이 많아져야 해요. 진작에 활성화시켰어야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돌봄 교사가 아이들의 인성에도 영향을 미치니까 지속적으로 체계적인 교육과 지도가 필요합니다.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 축복인데 아이들을 돌보기 힘든 시대라서 출산도 주저하잖아요.
-히어로 선생님들은 어떤 다짐으로 임하는지요.
"시선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하는 일들이 학교 선생님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감 있는 돌봄이 꼭 필요하죠. 또한 히어로님들은 아이들을 맡으면서 남의 가정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적응이 조심스럽습니다. 그런 면에서 배려가 필요하고 아이의 선생님으로 대우하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동네 놀이돌봄 히어로는 취업과 함께 사명감과 봉사가 동시에 수반되는 일이다. 우리나라 초등학생 중 절반 가까이가 어른의 돌봄 없이 하루 평균 홀로 지내는 시간이 1시간 이상이라는 조사통계가 있다. 이런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의 현실을 돌보는 일은 우리 사회가 할 일이고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50+는 이만큼 살아온 세월에 감사하고 보답하고픈 마음이 생겨나는 즈음이다. 우리동네 놀이돌봄 히어로는 육아나 집안일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진 50+세대들의 일자리 제공으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아이와 부모에게 도움이 되고 사회적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일이다. 갈수록 여성의 사회생활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추세다.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하는 일, 앞으로도 계속될 50+ 놀이돌봄 히어로님들의 아름다운 돌봄을 확장시키는 일은 지속되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