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월까지 개인파산 3.2만명
60대 이상 신청자 30% 넘어
다른 연령 줄었는데 홀로 증가
고령화 따른 의료비도 악영향
지난 3월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쪽방촌에서 노인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충격이 ‘6070’ 세대인 노년층을 먼저 덮쳤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개인파산 신청자 10명 중 3명이 6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쇼크가 경제 취약계층인 노년층부터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60대 이상 개인파산 신청자가 올해 전체 개인파산자의 3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전국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한 60대 이상 노년층은 1만26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개인파산 신청자 3만2,919명 중 30.45%에 달한다. 노년층의 개인파산 비중은 2015년 22.04%를 기록한 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3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 추세라면 올해 처음 30%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개인파산은 빚을 갚을 수 없는 개인이 법원에 신청해 보유재산을 모두 채권자들에게 주고 남은 채무를 면책받을 수 있는 제도다.
경제활동의 주축인 40·50대의 같은 기간 개인파산 신청 비중은 24.17%와 33.94%로 전년 대비 각각 1.43%포인트, 0.32%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60대의 개인파산 신청 비중은 24.46%로 전년(22.09%) 대비 2.37%포인트 늘어났다. 70대도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가운데 20대와 30대는 감소했다. 코로나19의 경제 쇼크가 주로 노년층에게 영향을 주면서 60대 이상 한계 채무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규모 영세상인들이 코로나19 여파를 가장 크게 받은 만큼 60대 이상 개인파산 신청자 중 다수도 자영업자인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 자영업자들은 매출 감소가 나타나면 임시직이지만 일자리를 찾아 채무 변제를 이어갈 수 있지만 노년층은 이마저도 쉽지 않아 개인파산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 속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다수 노년층에게 악재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정보원에 따르면 60대 이상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2015년 7만3,282명에서 지난해 11만8,202명으로 늘어나는 등 노년층의 채무위기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한 개인회생·파산 전문 변호사는 “노년층은 사업이 망하면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어 개인회생 등 다른 방법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19 경제충격이 이어지면 노년층의 개인파산은 앞으로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라이프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