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엔 탑골 마켓」 상반기 워크숍 - ‘청주 소나무길 플리마켓 지역재생’
「수요일엔 탑골 마켓」은
셀러와 운영진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마켓이다.
강사 권순택 청주 소나무길 플리마켓 지역재생 협동조합 위원장
4월 17일 「수요일엔 탑골 마켓」 첫 개장을 앞두고, 셀러, 센터와 운영진은 각자 준비에 분주하고, 설렘 또한 가득하다.
「수요일엔 탑골 마켓」 상반기 워크숍이 3월 30일(토 10:00~13:00) 서울시 도심권 50+센터 2층 배움터 1에서 있었다.
탑골공원 일대를 매력적인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30개 단체 주인공들이 참석,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탑골 마켓은 종로구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이며, 탑골공원을 모두의 공간으로 되돌리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황현정 사업 운영팀장은 토요일 궂은 날씨에도 워크숍 행사에 참석한 많은 셀러와 운영진들을 향해 감사함을 전하면서,
오늘 전문가 특강을 맡은 권순택 '청주 소나무길 플리마켓 지역재생 협동조합' 위원장을 소개했다.
권 위원장은 2005년 청주 중앙동 구도심 재생사업을 시작,
현재 시민들의 복합문화 공간인 '청주 소나무길'을 있게 한 장본인이다.
'우리 동네의 과거와 현재,
무엇을 했나?
어떻게 변했나?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14~15년 전부터 현재까지, 권 위원장이 고민 해온 흔적, 실행 과정과 시행착오, 주민들과 협업,
청주시청과 논의 과정 등을 들어보는 귀한 시간이다.
권 위원장은 '청주 중앙동에서 도시재생을 하는 사람'이라고 본인을 소개한다.
2005년, 공동화가 심화되어가는 '우리 동네'를 살려야겠다는 생각만으로 시작했을 때,
'도시재생'이란 말도 몰랐다는 그에게서 신뢰감과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한때, 청주지역 대표 상권이었던 중앙동은 사람도 맛도 멋도 없어진 거리로 쇠퇴하고 있었다.
젊은이들은 공부하러, 직장 찾아 서울로 타지로 떠났다.
청주 도심 외곽으로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중앙동은 점점 공동화되어갔다.
도시는 커졌지만, 원 도심에서는 공동화가 가속되어갔다.
중앙로 점포의 70%가 빠져나갔고, 중앙동 인구는 1/5로 줄어들었다.
'내가 살려면, 우리 동네를 살려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보다는 주민들의 뜻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주민(같은)다운 주민'을 모아야 했다.
주민들은 적극적, 방관자, 반대, 적극 반대 등으로 각자 생각들이 달랐다.
권위원장은 관심, 참여, 애정을 갖지 않고는 주도적으로 바꿀 수 없다는 절박한 생각이 가득했다.
Ⅰ 새싹 틔우기
1. 시청 방문
2005년 당시, 시청 무슨 과를 찾아야 하는 지도 몰라, 일단 건설 관련되는 과를 찾았다.
담당 공무원은 친절하게 중앙동 상황을 다 들어주었다.
그러나 그 대답은 "구도심은 원래 다 그래요"였다.
다시 도시계획과를 방문했으나, "전국이 다 그래요"라는 친절한 대답이 돌아왔다.
2. '중앙동 지역 발전 위원회' 발족
이웃들과 고민과 논의를 거듭한 끝에, 10여 명이 모여 '중앙동 지역 발전 위원회'를 발족했다.
그 즈음, 신문에 '청주 도심 공원 부족'이란 기사가 실린 것을 보고,
권 위원장은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당시 청주엔 2곳의 공원이 있었다.
청주 중앙공원은 지금 서울 종로구 탑골 공원처럼 일명, '노인공원'이었고,
상당공원은 '차타고 지나가면서 보는 공원'으로, 두 곳 다 시민공원 역할을 못하고 있었다.
3. 중앙동 지역 발전 위원회 회장으로서, 시청 방문
당시 귄 회장은 시청 담당자를 다시 만나, 중앙동 시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청주시민을 위해,
도심공원 부지를 중앙동으로 적극 건의했다.
'중앙동 주민이 다 원하는 것인가?'를 되물은 공무원은 중앙동 주민 동의서를 받아오라고 했다.
4. 중앙동 주민 동의서 받기
우여곡절 끝에, 공원 조성 및 보행자 전용도로 등에 관한 1차 거리 조성에 관해 600명 동의서를 받아 제출해고,
1년 후 청주 시청에서 연락이 온다.
5. 1차 거리 조성 설계비 3천만 원과 추가 9억 원 지원 확정
2006년, '중앙동 지역 발전 위원회'는 주민 공람과 수차례 회의를 거쳐,
'차 없는 거리' 250m 설계에 들어갔다.
2007년, 추가 지원 9억 원으로 거리 지중화까지 완성했다.
화살표 방향대로, 1차, 2차, 3차 '차 없는 거리' 조성 후 사진
Ⅱ. 새싹도 아프며, 나무로 성장한다.
6. 시행착오도 학습이다.
당시, 주민 대부분이 노인층이다 보니, 절대적이 다수 의견인 쿠션 좋은 탄성포장재로 길을 포장했다,
또, 점포 주민들은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고 가로수 심기를 반대하고 나섰다.
첫 사업에 주민들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자 했던 결과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여름밤 11시가 넘어도 낮에 받은 탄성포장재 도로 열기는 식질 않았고,
나무 한 그루 없는 '차 없는 거리'는 삭막하기만 했다. (국가 예산으로 조성한 시설물은 5년 내에는 고칠 수 없음)
이런 뼈아픈 결과는 주민 모두가 시행착오를 학습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7. 2차 조성 사업 23억, 3차 조성 사업 15억 원을 지원 받다.
1) 2차 조성 사업
2009년, 1차 조성 사업에서 얻은 교훈으로 시냇물이 흐르는 길을 조성하고, 대리석으로 '차 없는 도로'를 설치했다.
2) 3차 조성 사업
3차 조성 사업비 15억 원은 처음부터 중앙동 배정 예산은 아니었다.
다른 마을 조성 사업 거버넌스(governance) 자문단 일원으로 참여했던 권 회장 열정과 재치로 받게 된 예산이다.
당시 이 사업은 마을 주민대표(10여 명 중 권 회장도 참여), 시민단체, 시청 도시계획과, 충북대 도시공학과 등이 함께 한
3년, 30억짜리 사업이었다.
마스터플랜이 보도자료로 나오고, 사업도 잘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주민 30여 명이 시장실로 찾아가 이 사업을 반대하면서 딜레마에 빠진다.
사업비를 반납하면 패널티를 받게 되어,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
권 회장은 '주민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빼고 사업을 진행하자',
'남는 예산으론 중앙동 1차 '차 없는 거리'를 리모델링 하자'라고 건의한다.
1년 후, 15억 원이 '중앙동 3차 차 없는 거리' 조성 사업비로 책정된다.
현재, '소나무 길'이 탄생하게 된 소중한 예산이 됐다.
거리를 단장하고 조성했다고 끝이었으면, '청주 소나무길'이 지금처럼 유명해졌을까?
황 회장은 강조한다. '공간은 내용이 접목되어야 효과가 극대화된다.'라고.
8. 광장을 만든다.
한때, 청주시 문화의 중심이었던 중앙극장이 폐관되고, (마지막 상영 작이 <친구>였다고)
그 자리에 광장을 만들게 된다.
중앙극장 주위에 살고 있던 주민들을 설득해 매각 동의서를 받는 일(1년이 걸림)도 쉽진 않았다.
황 회장은 이번에도 성실과 화합, 함께 참여한다는 자세로 사업을 진행했다.
광장이 만들어지니, 이제는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갖게 된다.
Ⅲ. 성장한 나무에 열매가 열린다.
9. 홍대 거리에서 청주 중앙동 거리를 꿈꿨다.
황순택 회장은 홍대 거리에서 자극을 받는다.
프리마켓을 모색하게 되고, 현 프리마켓 운영자인 황다예 씨를 만나, '소나무길 프리마켓'을 조성한다.
프리마켓 첫 회합,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60여 명이 참석하여 시작부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10. 소나무 프리마켓, 244회 진행 중
오늘(2019. 03. 30 토)이 '소나무 프리마켓' 244회 날이라고 밝히는 황 위원장 표정엔 감회가 가득하다.
5년을 하루같이 달려온 다사다난했던 세월이 그의 표정에서 묻어난다.
매주 60팀 이상 셀러들이 항상 참여하고 있다.
프리마켓 진행 6개월 후, 비워져있던 점포가 다 찼다.
점포비가 저렴하니, 젊은 청년들도 입주하기 시작했다.
11. 변치 않는 약속
소나무길 프리마켓을 시작하면서 황 위원장은 3가지를 약속했다.
- 주민이 이 거리의 주인공
- 모든 점포에서 열린 화장실 운영
- 모든 점포의 정수기 물, 함께 사용 가능
- 모든 점포 콘센트를 제공
주민, 셀러, 행정 간 상호 존중 속에서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장이 풍부해졌으나, 갈등도 존재했다.
프리마켓은 임대료와 세금도 없이 판매도 잘 되는데, 점포는 임대료와 세금을 다 내면서도 불황을 겪기도 했다.
셀러들과 겹치는 상품은 갈등 원인이 된다.
셀러들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지키려는 자정도 있었다.
특히, 음식에 관해서는 직접 손으로 만든 한과, 쿠기, 수제청 등으로 한정 짓게 되었다.
상호 신뢰로 철저한 공생관계가 이뤄졌고, 소나무길 프리마켓은 친절한 셀러와 즐거운 보행자로 넘쳐난다.
12. 누구나 함께 하는 소나무 길이 되다.
소나무 길 프리마켓은 팔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즐길 거리, 볼거리가 넘쳐나고 거리 예술가들이 가장 공연하고 싶은 장소가 되었다.
황 위원장은 유튜브 '플래시몹'을 참고, 금요일 밤 '청춘 버스킹 페스티벌'을 기획, 실행에 옮겼다.
'청주 소나무길'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소나무길 플래시몹(flashmob), 정열의 라틴 댄스 공연, 스트리트 댄스 배틀, 청춘 버스킹 페스티벌, 아트페어,
어린이 사생대회, 주민역량 강화 프로그램인 '왁자지껄 배움터' 등 누구나 소나무길에서 함께 하길 꿈꾼
황 위원장과 중앙동 주민들의 꿈은 이제 현실이 되어, '도시재생사업의 교과서'가 됐다.
소나무 길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비어있던 공간(점포)은 모두 채워졌다.
거리는 전설을 만든다.
소나무 거리에도 전설적인 가게들이 탄생, 점포 밖으로 긴 줄로 늘어선 이들을 보는 것도 이젠 일상이 되었다.
주민들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쉬운 도시재생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조명과 벤치 설치, 길거리 화단 조성 등으로 기존 우중충한 분위기를 벗고 아늑한 골목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새로운 '이팝나무 길'도 탄생했다.
주민 90% 동의로 주차공간을 인도로 넓히고 벤치를 들여놓고, 가로수로 이팝나무를 식재 한 것이다.
황 순태 회장은 '청주 소나무길 프리마겟 지역재생 협동조합' 위원장을 맡아,
지역 주민 수익 창출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고객을 위해 주민이 항상 깨어있는 마을, 고객은 그런 곳을 찾게 된다.'는 그의 마지막 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1시간 40분간 특강은 「수요일엔 탑골 마켓」 셀러와 운영진에게 감동을 주었고,
자연스럽게 '소나무 길 프리마켓' 간접체험에 함께 참여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지역재생사업을 좀 더 넓고 깊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프리마켓 운영 노하우까지 배운 시간이었다.
일행은 도심권 50플러스센터에서 마련한 인근 중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탑골공원 프리마켓 현장을 네트 워킹 했다.
셀러들은 4월 17일 펼쳐질 프리마켓 풍경을 미리 머릿속에 그려보는 시간을 갖고,
각자 콘텐츠를 부스에 어떻게 담아낼지를 고민해 보기도 했다.
「수요일엔 탑골 마켓」 운영지원단 박 옥주